노회찬 사후 사라진 '노동 의제', 심상정 '사당화' 논란에 류호정·장혜영·진중권 등 '언론 주목'만 받았을 뿐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정의당 패널로 출연했던 한창민 전 정의당 부대표가 30일 전격 탈당 의사를 밝혔다. 역시 정의당 패널로 출연하던 박창진 전 부대표(전 대한항공 사무장)나 천호선 전 대표도 최근 탈당한 데 이어 연쇄 탈당인 것이다.

한창민 전 부대표는 이날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오늘 이 방송이 끝나면 당적을 정리하고, 페북에 그리고 당원들에게 당을 떠나는 마음을 전하려고 한다"라며 "저는 비록 정의당 당적을 떠나게 되고 정의당 그리고 진보정치가 불신받고 있지만, 진보정치의 가능성과 진보정치가 한국사회의 국민들 삶을 변화시키는 좋은 역할해야 한다는 기대와 희망은 국민들이 계속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정의당 패널로 출연했던 한창민 전 정의당 부대표가 30일 전격 탈당 의사를 밝혔다. 역시 정의당 패널로 출연하던 박창진 전 부대표(전 대한항공 사무장)도 최근 당을 떠난데 이어 연쇄 탈당인 것이다. 사진=TBS 교통방송 영상 중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정의당 패널로 출연했던 한창민 전 정의당 부대표가 30일 전격 탈당 의사를 밝혔다. 역시 정의당 패널로 출연하던 박창진 전 부대표(전 대한항공 사무장)도 최근 당을 떠난데 이어 연쇄 탈당인 것이다. 사진=TBS 교통방송 영상 중

한창민 전 부대표는 "정치가 우리 민생과 다르지 않다"라며 "정치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 등등 이런 개혁들이 바탕이 될 때 민생도 국민의 삶도 나아진다는 것을, 민생정치와 사회적 의제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시청자들이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한창민 전 부대표는 이어 페이스북에 "비록 정의당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은 멈추지만 ‘골목까지 행복한 정의로운 복지국가’로 가는 걸음은 멈추지 않겠다"라며 "노동의 희망이 되고, 시민과 함께 꿈을 꾸는 진보적 대중정당의 가치는 놓지 않겠다. 꿈꾸는 현실주의자로 남겠다"라고 밝혔다.

노무현재단 대전‧세종‧충남 공동대표를 맡았던 한창민 전 부대표는 "노무현 정신과 노회찬 정신은 다르지 않다. 두 분의 생각과 실천은 오직 민중의 삶을 향했다"라며 "‘사람사는 세상’과 ‘평등하고 공정한 세상’은 진보의 미래에서 만난다. 제가 간절히 원하는 정치개혁과 사회개혁도 그 만남 위에서 이루어지리라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한창민 전 부대표는 "두 분의 삶과 뜻은 모든 시민들의 자산이다. 한 정당 한 개인이 독점할 수 없다"라며 "이름만 파는 것이 아닌 두 분의 마지막 고뇌와 뜻을 이어가는 정치를 해주시라"며 정의당 당원들에게 조언했다.

앞서 지난 총선 정의당 비례대표 6순위였던 박창진 전 부대표도 최근 탈당한 바 있다. 그는 약 8년 전인 지난 2014년 12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당시 갑질 피해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박창진 전 부대표는 지난 23일 MBC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노회찬 의원님이 돌아가시는 것을 계기로 급격하게 당의 노선이라든지 당 활동의 방향이 선명성이라든지 혹은 국민과 시민의 어떤 삶을 얘기하는 것보다 내가 갖고 있는 가치의 소중함에 대해서 더 강조하는 분위기로 갈 때 제가 생각했던 정당의 개념과 많이 달라졌구나라는 걸 생각 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그 고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번 대선을 필두로 더 이상 정의당과 내가 가는 길은 같을 수가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라고 탈당 배경을 밝혔다.

정의당의 몰락은 최근 수년간의 행보를 볼 때 당연한 결과로 해석된다. 정의당은 노회찬 전 의원이 당의 중심이었을 당시 주요 의제로 삼았던 '노동'과 '사회개혁'이 아닌 '젠더, 페미니즘'이라는 의제에 집착해왔고, 더불어민주당과는 철저히 각을 세우고 개혁과제에도 사사건건 태클을 거는 등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국민의힘 2중대'라는 비아냥을 들어왔다. 사진=정의당 유튜브 중
정의당의 몰락은 최근 수년간의 행보를 볼 때 당연한 결과로 해석된다. 정의당은 노회찬 전 의원이 당의 중심이었을 당시 주요 의제로 삼았던 '노동'과 '사회개혁'이 아닌 '젠더, 페미니즘'이라는 의제에 집착해왔고, 더불어민주당과는 철저히 각을 세우고 개혁과제에도 사사건건 태클을 거는 등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국민의힘 2중대'라는 비아냥을 들어왔다. 사진=정의당 유튜브 중

박창진 전 부대표는 특히 "제가 부대표 당선이 되고 나서 제일 먼저 힘을 쏟아서 정의당 내에서 다시 구축하려고 했던 게 노동자들을 위한 상담창구였다"라며 "그것을 다시 조직화하고 결성하는 데까지 반발이 당내에서 상당히 심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저한테 지지자나 새로운 표가 되지 않는다라는 의식이 깔린 발언들을 수없이 쏟아 부었던 것 같다"라고 회고했다.

박창진 전 부대표는 "독단적인 나를 보여주기 위한 선거, 또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진보가치를 보여주는 정치, 또 다수 대중의 삶을 얘기하기보다는 특정계층과 집단에 포커스를 맞췄다"라며 "그 후에 들고 나온 것이 오히려 2030 여성을 위한 지지층을 부르는 그런 선거캠페인을 진행하는 과정들을 보면서 과연 대중적 진보정당이라고 분명히 명시돼 있는 창당의 이념, 여전히 존재하는 정의당의 이념은 어디로 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즉 현재의 정의당은 '노동 의제'는 멀리하고 '페미 의제'에만 치중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설명인 것이다. 실제 '래디컬 페미니즘'에 치우진 류호정·장혜영 의원을 비례대표 1·2번에 득표 순위를 바꿔가면서 세울 때부터, 이런 흐름은 선명하게 드러난 바 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시민들의 의제와는 멀어졌고, 그렇다고 타겟으로 삼은 젊은 여성들의 표심을 잡은 것도 아니다.

정의당 초대 대표를 지냈던 천호선 전 대표도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며 탈당 의사를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국정상황실장·의전비서관·대변인·홍보수석 등을 잇달아 지낸 대표적인 친노 인사로 꼽힌다.

천호선 전 대표는 “지난 10년간 합리적 진보정당,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검증되고 훈련된 좋은 후보를 내세우는 정당,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고 끊임없이 혁신하는 정당을 꿈꾸었고 처음에는 모두에게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진보정당을 만들겠다는 공감도 열정도 있었다”며 "이제 이런 기대를 접는다"라며 탈당 의사를 밝혔다.

실제 정의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몰락이 두드러졌다. 광역단체장(광역시장·도지사)와 기초단체장(시장·구청장·군수) 후보들은 모두 5%에 못 미치는 미미한 득표율에 그쳤으며, 광역·기초의원 당선자도 9명에 그치며 37명이 당선됐던 4년 전에 비해 4분의 1조차 되지 못했다. 이는 옛 통합진보당 인사들이 주축이 된 원외 진보당보다도 못한 성적표를 받은 것이었다. 진보당에선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김종훈 전 의원이 당선됐고, 광역·기초의회 선거에서도 20명이 당선됐다.

현재의 정의당은 '노동 의제'는 멀리하고 '페미 의제'에만 치중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설명인 것이다. 실제 '래디컬 페미니즘'에 치우진 류호정·장혜영 의원을 비례대표 1·2번에 득표 순위를 바꿔가면서 세울 때부터, 이런 흐름은 선명하게 드러난 바 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시민들의 의제와는 멀어졌고, 그렇다고 타겟으로 삼은 젊은 여성들의 표심을 잡은 것도 아니다. 실제 정의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몰락이 두드러졌다. 사진=연합뉴스
현재의 정의당은 '노동 의제'는 멀리하고 '페미 의제'에만 치중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설명인 것이다. 실제 '래디컬 페미니즘'에 치우진 류호정·장혜영 의원을 비례대표 1·2번에 득표 순위를 바꿔가면서 세울 때부터, 이런 흐름은 선명하게 드러난 바 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시민들의 의제와는 멀어졌고, 그렇다고 타겟으로 삼은 젊은 여성들의 표심을 잡은 것도 아니다. 실제 정의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몰락이 두드러졌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의 몰락은 최근 수년간의 행보를 볼 때 당연한 결과로 해석된다. 정의당은 노회찬 전 의원이 당의 중심이었을 당시 주요 의제로 삼았던 '노동'과 '사회개혁'이 아닌 '젠더, 페미니즘'이라는 의제에 집착해왔고, 더불어민주당과는 철저히 각을 세우고 개혁과제에도 사사건건 태클을 거는 등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국민의힘 2중대'라는 비아냥을 들어왔다. 

심상정 전 대표에겐 특히 '심푸틴'이라는 호칭까지 붙을 정도로, 그가 사실상 당을 사당화했다는 비판까지 받아왔다. 장혜영 의원 같은 경우는 '단어' 하나에 시비를 걸어 사회개혁 의제의 본질을 물타기하는데 앞장섰다.

정의당의 경우 류호정·장혜영 의원을 비롯해 대표적 '친윤 스피커' 노릇을 하고 있는 진중권씨처럼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이들은 많았지만, 정작 자신들에게 우호적이었던 민주당 지지층과 철저히 멀어지고 다수 당원들마저 등돌리게 만들면서 몰락을 자초하고 있는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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