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순 의원 “기재부 적정성재검토, 고 이건희 유족 기부금 약정 파기”

[서울=뉴스프리존] 최문봉 기자 = 국립중앙의료원(NMC) 현대화사업과 중앙감염병병원 구축사업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에서 적정성재검토 결과 병상수가 당초 요구안보다 대폭 축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앙감염병병원의 경우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 측의 기부금 약정을 파기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사진=남인순 의원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사진=남인순 의원실)

5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국회의원(서울송파구병)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 지부를 대상으로한 국정감사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이하 NMC) 신축이전 현대화사업은 2003년 원지동 이전 방안이 제시된 후 사업을 추진하여 19년이 경과되었으나, 아직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남 의원은 “기획재정부가 지난 8월 24일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통해 사업계획 적정성재검토를 한 결과를 보면, NMC 현대화사업은 요구안 800병상에서 1안 496병상, 2안 596병상으로 축소되었고, 중앙감염병병원 구축사업도 요구안 150병상에서 134병상으로 대폭 축소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질책했다.

이어 “NMC 현대화사업은 2019년 원지동 사업 부지의 소음기준 초과 등 제약사항으로 사업 추진에 차질이 발생하였고, 2020년 4월 코로나19 방역이 정국의 핵심 안건으로 부각됨에 따라 서울시장이 서울시 중구 방산동에 소재한 ‘미 공병단 부지’로 이전 부지 변경을 제안해 방산동 부지 신축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방산동에 신축될 NM C 본원 현대화사업 및 중앙감염병병원 구축사업 건립 규모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NMC와 협의해 기재부 등에 요구한 내용을 보면 병상수의 경우 NMC 현대화사업 800병상, 중앙감염병병원 150병상이었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기획재정부의 적정성재검토 결과 병상수 등 규모를 대폭 축소시킨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적정 규모를 확보할 수 있도록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 의원은 “정부가 2021년 6월 수립한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에 따라서 NMC는 신축이전과 함께 민간영역에서 의료공백이 확대되고 있는 응급, 외상, 감염병, 심뇌혈관, 모자의료 등 필수 중증의료 분야의 국가중앙센터로서 기능을 강화해야 마땅하다”면서 “국립대병원 중 필수 중증의료분야 2~3개 권역센터로 지정된 경우 1,000병상 내외의 규모를 갖추고 있으며, NMC가 필수 중증의료 5개 분야 국가중앙센터 역할을 수행하려면 적어도 800병상 이상 규모는 확보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안일한 보건복지부를 질책했다.
 
또한 "중앙감염병병원 구축사업은 그동안 국정과제로 추진해 왔고 세계 최고 수준의 중앙감염병병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모병원인 NMC는 최소 800병상 이상과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임상적 리더십을 확보해야 하며, 모든 의료인력은 감염병 재난위기 대응을 위하여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감염병 위기시 즉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남 의원은 “2021년 4월 28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 측에서 NMC에 7,000억 원을 기부한 바 있으며, 150병상 이상의 감염병전문병원 건립을 목적으로 중앙감염병병원 건립에 5,000억 원, 국립감염병연구소 인프라 확충과 양 기관의 연구지원 등에 2,000억원 등 총 7,000억원을 기부한 것”이라고 밝히며 “중앙감염병병원 병상수에 대해 기재부의 적정성재검토 결과 134병상으로 축소한 것은 고 이건희 회장 유족 측에서 중앙감염병병원 건립에 5,000억원을 기부할 당시 ‘음압병실 150병상 이상 건립한다’는 약정을 위반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남 의원은 “그간 NMC는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 조정을 협의하면서 중앙감염병병원은 추가 국비 증액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사업계획 적정성재검토를 면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면서 "기재부는 NMC의 요구를 묵살하고, 중앙감염병병원 적정성재검토를 통해 150병상을 134병상으로 규모를 축소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 이건희 회장 유족 측에서 NMC에 기부한 7,000억원의 기부금은 예산처럼 쓰일 수 없고, 기부금관리위원회와 신축-이전 건립위원회 등에서 전문가 논의를 거쳐 활용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기재부에서 중앙감염병병원 구축사업에 대해 적정성을 재검토하고, 당초 계획한 규모를 대폭 축소시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려우며 고 이건희 회장 유족측과 약정한 150병상은 지켜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예산이 아닌 기부금을 정부에서 마치 예산처럼 사용하려는 것이라면 기부금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 불순한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하며 "목적 외 사용의 경우에는 기부금 횡령 등 법적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자료제공 =남인순 의원실)
(자료제공 =남인순 의원실)
(자료제공 =남인순 의원실)
(자료제공 =남인순 의원실)

한편 남 의원은 “보건복지부는 기부금에 전적으로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국가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기부금 뿐만 아니라 예산을 투입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병전문병원을 구축하고, 또 모병원인 NMC도 감염병 뿐만 아니라 응급, 외상, 심뇌혈관, 모자의료 등 필수 중증의료 분야의 국가중앙센터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적정 규모의 병상수를 확보하도록 국가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2022년말 설계 공모후 중간설계, 실시설계 등의 절차를 거쳐 2024년 말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해 2027년 준공할 예정이다”라면서 “NMC 신축이전 사업 및 중앙감염병병원 구축 사업은 관련 법령에 따라 설계용역에 대한 건설사업관리 필수 수행 대상임에도 불구, 2023년 정부 예산안에 미반영된 상황으로 국회 예산안심사 과정에서 추가 반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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