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스프리존]김예원 기자= 금융 부채를 진 38만 가구는 집까지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할 정도로 현재 소득의 40% 이상을 힘겹게 원리금 상환에 쏟아붓고 있을 뿐 아니라, 유사시 집을 비롯한 보유 자산을 다 팔아도 대출을 완전히 갚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고위험 가구의 금융 부채가 69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오는 12일 한국은행의 두 번째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계속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이들 고위험 또는 취약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과 부실 위험은 더 커질 전망이다.

고위험 가구 수·금융부채 현황
고위험 가구 수·금융부채 현황

앞으로 추가 금리가 인상되는 만큼 부실 위험이 더 커질 전망과 연초 낮은 금리를 노려 이른바 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내 투자에 나섰던 시민들은 금리 인상 소식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는 집을 비롯한 모든 자산을 팔아도 대출을 다 갚을 수 없는 '금융 부채 고위험 가구'인 것으로 2020년 말(40만3천 가구)보다는 줄었지만,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37만6천가구)과 비교하면 여전히 5천 가구 불어난 상태다.

고위험 가구는 금융 부채 보유 가구 가운데 3.2%로 2020년 말 40만 가구보다는 줄었지만, '취약 차주(대출자)'의 비중(전체 대출자 기준)은 올해 2분기 말 현재 6.3%로 집계됐다.

사진: 취약차주 1인당 평균 연간 이자부담 증가 규모 [강준현 의원실]
사진: 취약차주 1인당 평균 연간 이자부담 증가 규모 [강준현 의원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37만 가구보다 5천 가구 늘어난 상태로 이들 고위험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전체 금융부채의 6.2%인 69조4천억원에 이르렀다. 취약 차주는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인 대출자를 말한다.

또 이들이 보유한 금융 부채는 전체 금융 부채의 6.2%인 69조 4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더구나 만약 10월과 11월 연속 빅 스텝으로 1.00%포인트가 높아질 경우, 불과 두 달 사이 이자는 13조원이나 급증하게 된다. 1.00%포인트 인상에 따른 취약차주의 이자 증가 폭은 7천억원까지 커진다. 빅 스텝을 가정한 소득 계층별 이자 증가액은 ▲ 저소득층(하위 30%) 7천억원 ▲ 중소득층(30∼70%) 1조7천억원 ▲ 고소득층(상위 30%) 4조1천억원으로 분석됐다.

12일 한국은행의 두 번째 기준 금리 0.50%포인트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계속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고위험 대출자들의 부실 위험은 커질 전망으로 한국은행은 앞서 지난달 22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국내외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미국 등 주요국 정책금리 인상 기조,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등을 잠재적 금융시스템 불안 요인으로 지목하면서 "민간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물가상승 압력과 그에 따른 금리 상승은 대출자의 채무 상환 능력에 부담을 주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시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압력과 추가 금리 상승으로 고위험 가구의 금융 부채 69조 원이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 등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사진: 취약차주 1인당 평균 연간 이자부담 증가 규모 [강준현 의원실]
사진: 취약차주 1인당 평균 연간 이자부담 증가 규모 [강준현 의원실]

또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준현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가계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금융부채 고위험 가구는 모두 38만1천 가구로,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 가운데 3.2%를 차지했다. 강준현 의원도 "최근 지속적 금리 인상으로 대출을 받은 가계의 이자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특히 취약 차주, 저소득 가계의 이자 부담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래픽] 금융부채 고위험가구 현황
[그래픽] 금융부채 고위험가구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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