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확대되고 있어 현대자동차그룹, 쌍용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의 차량출하 지연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가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어 일부 인기 차종은 지금 신청하면 2024년에나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 달 나올 신형 그랜저는 9월 말 기준으로 사전대기자가 7만 명에 달하고, 차를 받자마자 바로 중고차로 웃돈까지 받고 되파는 '차테크'까지 등장할 정도다.

이같은 상황에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의 일시적 완화가 이뤄지면서 지난 9월 차량 공급이 다소나마 늘었다.

9월 판매량을 보면, 국내 5개사의 9월 판매량은 총 65만 8852대로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21.1% 증가했다. 내수는 11만 3656대, 수출은 54만 5196대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8%, 20.5% 늘었다. 판매량은 지난 2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7월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대자동차의 인기 차종인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는 2022년 9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29.8% 증가한 5만 6,910대를 판매했고, 2022년 9월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23.4% 증가한 29만 8,130대를 판매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인기 차종인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는 2022년 9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29.8% 증가한 5만 6,910대를 판매했고, 2022년 9월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23.4% 증가한 29만 8,130대를 판매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아직 완전한 해소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예전에 비해서는 공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반도체 공급난이 올해 말에는 공급난이 크게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대형 업체들의 시장 확대 등으로 공급난이 완화될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어려웠던 이유는 세계 시장에서 자율주행 시스템 확대와 고해상도 지도, 동영상 스트리밍, 고사양 게임 등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발달하는데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등 신형 기술 도입 차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차량용 반도체는 시장에서 공급이 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또 교체 주기가 길어 수요가 한정적인데다, 높은 사양을 요구하지 않아 부가가치가 낮은 반면, 온도의 변화가 큰 가혹한 환경에서 잦은 읽기와 쓰기를 반복하는 가운데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개발 업체의 부담이 컷다.

하지만 최근 차량용 반도체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TSMC 등 세계 최급 반도체 회사들이 이 시장에서 세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지난 3일(현지시간) 열린 파운드리 포럼에서 차량용반도체를 주요 매출 확대처로 꼽은데 이어 5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데이 2022'에서는 2025년까지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내놓았다.

삼성전자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 2022 삼성테크데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 2022 삼성테크데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최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비공개로 만난 자리에서 ARM 인수를 논의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차량용 반도체 사업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을 것이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19년부터 테슬라 3세대 완전자율주행시스템(FSD) 칩을 수주해 공급하고 있다. 테슬라가 설계해 삼성전자가 14㎚ 공정을 통해 생산한다. 4세대 FSD 칩 생산까지 삼성전자가 담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만 TSMC도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검토 중인 독일 공장이 독일 BMW와의 협력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도 차량용 반도체 산업 지원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29일,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육성을 위해 '차량용 반도체 성능평가 인증지원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차량용 반도체 기능안전 및 신뢰성 인증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5년간 총 169억 원을 투입해 '차량용 반도체 기능안전 및 신뢰성 산업혁신기반구축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하반기 중에는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강화 전략'을 수립해 중소·중견 반도체사의 경쟁력 강화 및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내재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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