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안산과 대전이 펼친 한판 승부, 긴장의 연속, 대전은 승격 가까워져

15일 '하나원큐 K리그2 2022' 정규 44라운드가 종료되며, 한해 시즌을 마무리하고 플레이오프와 준 플레이오프전만을 남겨놓고 있다. 올 K리그2 시즌은 다른 해 시즌과 달리 광주 FC가 조기 우승을 확정 지었지만 최종전까지 예측불허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어 관심을 모았다. 그중 대전 하나시티즌(이하 대전)과 안양 FC의 2위 다툼과 부산 아이파크와 전남 드래곤즈의 최하위 싸움은 축구계 화제 거리였다.

특히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린 대전과 안양의 경기에 쏠린 눈길은 남달랐다. 결과적으로 안양이 경남 FC에 덜미(0-1)를 잡히고 안산에 승리(2-1)를 챙긴 대전이 43라운드까지의 2위를 고수하는데 성공, 2016년 시민구단으로서 K리그2 강등 이후(2020년 대전 하나시티즌 재창단:하나금융그룹 모기업) 7시즌 만에, 21승 11무 8패 승점 74점을 기록하며 대망의 K리그1 복귀에 한 발짝 다가서는 기쁨을 맛봤다.

이날 안산과 대전의 경기(안산 와스타이움)는 전·후반 경기 양상이 뒤바뀌는 접전 양상이 펼쳐져, 그 어느 경기보다 긴장감이 높았다. 대전은 용병 레안드로(27.브라질)를 오른쪽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4-3-3 카드로, 반면 안산은 용병 두아르테(29.브라질) 역시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시키는 3-4-3 포메이션으로 맞대응했다. 하지만 전반전은 중원을 장악한 채 '시종일관(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함)' 공격 축구를 구사한 대전이 경기를 지배하며, 안산을 압박 전반 14분 코너킥에 뒤이어 안산 수비진의 무리한 태클로 얻은 페널티킥(PK)을 레안드로가 골로 연결시켜 기선을 제압했다.  

대전 하나시티즌팀이 15일 열린 K리그2에서 안산FC를 누르고 1부리그 승격을 앞두고 있다. (사진=대전하나시티즌)
대전 하나시티즌팀이 15일 열린 K리그2에서 안산FC를 누르고 1부리그 승격을 앞두고 있다. (사진=대전하나시티즌)

선취골을 허용한 안산은 홈 마지막 경기와 함께 올 시즌 지난해 시즌부터 이어져온, 대전과의 종합전적 1무 4패 고리를 끊으려는 강한 의지와 더불어 분위기 반전을 위하여 전반 21분 팀 내 7골로 득점 선두인 최건주를 교체 투입했지만, 경기 초반 공격 선봉 김경준(26)이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맞은 절호의 득점 기회 이외에는 무기력한 공격으로 일관했다. 이에 대전은 중원에서 주세종(32)의 노련미가 돋보이는 플레이를 바탕으로 전반 37분 레안드로를 시발점으로 한 공격에서, 이진현(25)이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측면에서 절묘하게 감아 차는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드는 추가골로 전반전을 마무리 했다.  

전반전 2-0이라는 스코어가 말해주듯 후반전 경기 양상도 대전의 일방적인 지배가 예상됐다. 하지만 후반 권영호(30)를 투입하며 반전을 꾀한 안산의 경기력은 전반과는 상이했다. 후반 시작 이후 안산은 두아르테와 인도네시아 출신 아스나위(23)의 빠르고 조직적인 오른쪽 측면 공격을 앞세워 대전을 압도했다. 그야말로 전반전이 의심스러울 만큼 공격 일변도의 대전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변신한 안산이었다.

후반 1분 김경준, 11분 최건주에게 돌아온 득점 기회는 비록 무산됐지만, 대전에게는 실점과 다름없는 위험 천만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두 차례 결정력 부족을 드러낸 안산의 첫 골은 급기야 후반 14분 결실을 맺었다. 두아르테의 코너킥에 이어진 혼전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권영호가 아크서클 왼쪽 부근에서 대각선 헤더 골을 터뜨린 것이다. 실로 권영호의 집중력과 순간 판단력이 돋보였던 장면이었다. 추격골을 허용한 대전은 더욱 수세에 몰렸고 안산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야말로 안양의 경기 결과에 민감할 수 밖에 없었던 대전은 '절체절명(어찌할 수 없는 절박한 경우)'의 위기였고, 한편으로 홈경기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는 안산의 의지는 더욱 높아져 경기에 대한 결과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파상적인 공격을 이어가던 안산에게 후반 25분 레안드로의 오른쪽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헤나투 카이저(26.브라질)에게 아찔한 추가 실점을 맞았지만, 대전의 공격은 거기까지였고 안산의 공격은 여전히 대전을 괴롭혔다.

그러나 안산은 후반 33분 아스나위가 어렵게 시도한 크로스를 믿었던 두아르테가 동점골을 뽑아내는데 실패 8승 13무 19패(승점 37)로 리그 순위 9위로 마감하는데 그쳤다. 골 결정력도 실력이다. 그 실력에 승부 결과도 희비가 엇갈리며 안산은 아쉬움을 곱씹으며 2023년 시즌을 준비하게 됐고, 반면 대전은 K리그1 승격이라는 꿈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안산과 대전은 각자 주어진 확실한 '동기부여'를 앞세워 90분 동안 한치의 양보없이 축구만 생각하고 축구만 했다. 이런 축구라면 K리그1에 못지않게 K리그2도 2023년 시즌 축구 팬들로부터 아낌없는 사랑을 받게 될 것은 틀림없다.

* (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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