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플랫폼 기업의 문제점, "어떤 역할·책임·권한 부여할 것인지 사회적 합의 없어"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지난 15일 오후 시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카카오톡 메신저가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로 ‘먹통’이 되면서 전국에서 대혼란이 빚어지고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 측은 "화재 직후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즉시 이원화 조치 적용을 시작했다”면서도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 곳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해당 조치를 적용하는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IT전문가인 박태웅 한빛미디어 의장은 17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해명 과정에서 굉장히 치명적인 실수들이 보인다"며 '이원화 시스템을 갖췄는데, 이례적인 상황이라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 카카오 해명의 문제점을 짚었다.

박태웅 의장은 "IDC(인터넷 데이터센터)전체의 전원이 꺼지는 거는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말을 하는데, DR(Disaster Recovery) 재난, 재해가 났을 때도 시스템 복원되는 것을 자세히 보면 서버는 멀쩡하다. 한 대도 안 다쳤다"라며 "그냥 전기가 내려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오후 시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카카오톡 메신저가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로 ‘먹통’이 되면서 전국에서 대혼란이 빚어지고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7일 현재 아직도 카카오톡을 포함한 다수 서비스가 부분 멈춤이거나 불안정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시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카카오톡 메신저가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로 ‘먹통’이 되면서 전국에서 대혼란이 빚어지고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7일 현재 아직도 카카오톡을 포함한 다수 서비스가 부분 멈춤이거나 불안정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박태웅 의장은 "이걸 재해라고 부를 수 있느냐. 재난이라고 불러야 옳으냐"라며 "재난이라고 하면 지진이 났다거나 쓰나미가 났다거나 아니면 뭐 그 중요한 전력선이 다 끊겼는데 발전기 돌리려니까 거기에 수류탄이 떨어져서 터졌다거나 이런 걸 재난이라고 하는 거지, 서버 다 멀쩡하고 전기만 내려갔는데 이걸 재난이라고 한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박태웅 의장은 "제가 생각할 때는 카카오 경영진의 재해 재난에 대한 인식 수준이 이 정도라면 과연 DR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을까에 대해서 굉장히 걱정된다"라고 짚었다.

박태웅 의장은 "사실 카카오 정도 시스템 규모가 되면 수백만 명이 동시에 붙어있고, 이러면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제가 들어오기 전에 카카오톡 공지를 열어봤는데 아직도 어제 저녁 9시 이후로 공지가 업데이트된 게 없다. 경영진의 재난에 대한 인식 수준이 이 정도라면 일부 데이터들, 사진이라든가 파일 올린 것들 일부가 유실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태웅 의장은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해 "세 가지 과제 혹은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선 카카오같은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이 확립돼 있지 않음을 짚었다.

박태웅 의장은 "제가 작년 플랫폼 노동자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될지 우리나라가 어떤 합의도 없다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라며 "오토바이로 배달하시는 분들이 1년 내에 사고를 당할 확률이 50%가 넘는데, 그중에 3%만 산재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우리는 어떤 대책도 없다"고 짚었다. 

박태웅 의장은 "플랫폼 기업이 나타났고, 플랫폼 노동자가 나타나서 현 기존 질서를 다 바꾸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다고 했다"라며 "이 플랫폼 기업이 사실상 독과점을 하고 있고, 인프라와 공공재로 기능을 할 때 우리는 거기에 대해서 어떤 역할과 책임, 권한을 부여할 것인가에 대한 어떤 사회적 합의도 없다는 게 이번에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태웅 의장은 두 번째로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따른 정보의 독과점 문제를 짚었다. 그는 "우리가 볼 때는 서로 다른 정보들이지만 컴퓨터가 볼 때는 이게 다 그냥 숫자 데이터인 것"이라며 "디지털 대전환은 본질적으로 독과점적인 성격을 내재하고 있다. 디지털 기업들이 그 분야에서 결국은 독과점적인 지위를 가질 수밖에 없는데 인류가 이때까지 본 적이 없었던 단일 실패점이 나타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박태웅 한빛미디어 의장은 "이걸 재해라고 부를 수 있느냐. 재난이라고 불러서 옳으냐"라며 "재난이라고 하면 지진이 났다거나 쓰나미가 났다거나 아니면 뭐 그 중요한 전력선이 다 끊겼는데 발전기 돌리려니까 거기에 수류탄이 떨어져서 터졌다거나 이런 걸 재난이라고 하는 거지, 서버 다 멀쩡하고 전기만 내려갔는데 이걸 재난이라고 한다?"라고 카카오 해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연합뉴스
박태웅 한빛미디어 의장은 "이걸 재해라고 부를 수 있느냐. 재난이라고 불러야 옳으냐"라며 "재난이라고 하면 지진이 났다거나 쓰나미가 났다거나 아니면 뭐 그 중요한 전력선이 다 끊겼는데 발전기 돌리려니까 거기에 수류탄이 떨어져서 터졌다거나 이런 걸 재난이라고 하는 거지, 서버 다 멀쩡하고 전기만 내려갔는데 이걸 재난이라고 한다?"라고 카카오 해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연합뉴스

박태웅 의장은 "원하든 원치 않든 사회 인프라가 되어버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종 공공서비스, 행정서비스 대다수가 카카오에 그대로 따라붙으면서 시민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상당히 커졌음에도, 정작 기업 스스로 갖춰야할 윤리의식은 부재했다는 설명인 것이다.

박태웅 의장은 세 번째로 "한국이 효율 제일만 따지는 세계 최고의 후발 추격국으로서 백업시스템이 없다"라며 "장애분석리포트를 반드시 공개를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모든 한국 사회가 이 원인을 들여다보고, 함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카카오의 이번 먹통사태로 인해 카카오톡은 물론 카카오맵, 카카오페이, 카카오택시 등 각종 카카오 관련 서비스들이 줄줄이 가로막히며 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사실상 전국민이 애용하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공룡 기업이 된 카카오가 정작 재난대비에 있어선 책임을 회피해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17일 현재 아직도 카카오톡을 포함한 다수 서비스가 부분 멈춤이거나 불안정한 상황이다. 

현재 진행중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최태원 SK회장 등 '오너'를 불러서 대국민 사과와 피해 보상책 등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며, 국민의힘에선 홍은택 카카오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박성하 SK C&C 대표 등 '실무진'만 부르자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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