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현대자동차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이 오는 25일 공식 착공식을 가진다. 이번 공장 건립은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둘러싼 세제 혜택 논란 중에 진행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5월, 55억 달러(약 7조 8000억 원)를 투자해 조지아주 서배너에 전기차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8월 통과시킨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가 현대·기아차를 전기차 세금감면 혜택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차질이 우려됐다.

IRA는 미국 현지에서 제조한 전기차에만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세제혜택을 주는 법안이다. IRA가 시행되면 완공 예정인 2025년까지 현대차는 다른 회사들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해야 하는 디메리트를 감수해야 한다.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을 예정 보다 축소하거나 재고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때는 조지아 전기차 공장 프로젝트를 백지화하고 노동력이 저렴한 멕시코로 이전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조지아주 서배너 경제개발청은 현지시간 12일,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이 오는 25일 착공식을 갖고 공식적으로 공사를 시작한다고 밝힌 것이다.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앞줄 왼쪽),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앞줄 오른쪽)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 5월,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생산 거점 신설하는 내용의 투자협약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앞줄 왼쪽),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앞줄 오른쪽)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 5월,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생산 거점 신설하는 내용의 투자협약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 측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미국인들의 전기차 접근과 선택권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 미국의 고객과 생산시설 직원들이 전기차 시장의 발전을 위해 공정한 경쟁을 벌일 수 있도록 해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8월에는 현대차 공영운 사장이 조지아주 버디 카터 하원의원(공화당)에게 입장을 담은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당시 공 사장은 "전기차 보조금 프로그램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미국에서 건전하고 견고한 사업을 구축하려는 우리에겐 장애물이 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에 부합하려면 한국에서 제조·조립된 배터리와 주요광물, 자동차 등을 미국에서 생산한 것과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상황이 주목되는 이유는 미국에서 '아이오닉5·EV6' 등 전기차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고 있어서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인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3분기까지 전기차 4만 4544대를 포함해 미국에서 50만대 이상 자동차를 판매했다.

이같은 상황에 공장이 들어서는 조지자주 측 정치인들은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 라파엘 워녹 연방 상원의원은 지난달 29일, 인플레이션 감축법 보조금 관련 일부 조항 적용을 2026년까지 유예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한편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20일, 오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미국상공회의소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제34차 한미 재계회의 총회에서 IRA 시행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논란과 관련해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이런 우려를 인식하면서도, 그리고 양국 동맹에 걸맞은 협의를 진행하면서도 한미 경제 파트너십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고 싶다. 한미는 오래된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를 강화하고자 한다. 이에 대한 의지는 안보 공약만큼이나 굳건하다"고 말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4차 한미재계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4차 한미재계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총회에 화상으로 참석한 조태용 주미 한국대사는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조항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면서도 "한미 양국 정부는 반도체 수출통제 이슈에 대해 성공적인 대화를 했고 상호 호혜적 결과를 내놓았다.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낸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회에 참석한 양국 정·관·재계 인사들은 이날 오후 IRA 개선 필요성 등 양국 경제 현안에 관한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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