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내부 매립할 곳 없자, 정문 앞 잔디밭 들어내고 매립
계획적 염소더스트 '은폐'..막대한 처리비 '꿀꺽'
26일 전국시멘트대책위 등 기자회견 쌍용C&E 노조 등 방해로 무산

[ 이슈현장=뉴스프리존] 박종철 기획취재본부장=26일 전국시멘트대책위원회 등 10여 개 단체가 열기로 했던 '쌍용C&E 염소더스트 불법 매립 책임자 처벌 및 원상 회복 촉구' 기자회견은 쌍용C&E 동해공장 노조와 공장 소재지인 삼화동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날 전국시멘트대책위원회를 비롯해 동해사회연대포럼. 동해시 동북아포럼·시멘트환경삼척대책위원회·삼척석탄반투위·정의당동해삼척지역위원회·강릉시민행동·기후환경연대·쌍용산업폐기물매립장영월단양반대대책위 등 10여 개 단체가 기자회견을 시작하려 하자 노조원들이 달려 들어 제지하는 바람에 결국 한 시간여 만에 기자회견을 취소해야 했다.

전국시멘트대책위원회 등 10개 단체는 26일 11시 동해시청에서 쌍용c&e 동해공장 염소더스트 불법매립 등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자 했지만 쌍용C&E 동해공장 노조와 인근 주민들의 방해로 무산됐다.

이날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의 이같은 결과는 모두 환경부의 직무유기 때문이다. 시멘트공장에 폐기물을 소각하도록 허가하고도, 온갖 특혜를 베풀며 쓰레기 소각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는 등의 내용과 함께 쌍용C&E의 염소더스트 불법매립 등의 실태를 공표할 예정이었다. 

결국 기자회견을 통해 공표하려 했던 쌍용C&E가 저질러온 불법매립 현장 등의 실태는 기자회견 자료를 통해서만 공표할 수 있게 됐다.

쌍용C&E 측은 공식적으로 해명자료를 내지 않고 '환경부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우며, 1차 검사결과 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일단 부인하고 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 쌍용C&E의 불법매립 현장..더 이상 매립할 곳 없어 공장 밖 잔디밭까지

기자회견을 통해 공표하려 했던 쌍용C&E의 염소더스트 불법매립 실태를 보면 폐타이어 야적장, 유연탄 적치장, 유연탄 적치장과 주변 도로 그리고 공장 내에 더 이상 매립할 곳이 없자 정문 앞 잔디밭을 파고 염소더스트 혼합 콘크리트를 불법 매립한 정황들이 드러남을 알 수 있다.

단체들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쌍용C&E 염소더스트 불법 매립 현장

먼저 폐타이어 야적장에 염소더스트 콘크리트로 매립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현장 사진을 보자.

폐타이어 야적장이던 곳 일부에 염소더스트 혼합 콘크리트 매립한 현장

 

염소더스트 혼합 콘크리트로 폐타이어 야적장 전체를 덮은 모습

 

약 4m 높이로 염소더스트 혼합 콘크리트로 폐타이어 야적장을 덮은 모습. 

 

10월19일 노웅래의원이 환경부와 함께 현장 시추 모습. 지난 10월19일, 환경노동위원회 노웅래 의원이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과 함께 현장 조사하며 시추를 통해 불법 매립을 확인했다.  환경부가 현장 조사한 시추기 한계가 약 2m인데, 2m의 시추기가 다 들어가도 바닥이 보이지 않을만큼 엄청난 양의 염소더스트 혼합 콘크리트가 불법 매립된 현장 모습. 

 

정체불명의 자루들을 치우지 않고, 염소더스트 콘크리트로 매립했다. 마대자루는 염소더스트를 담은 자루로 추정된다.

 

염소더스트 콘크리트로 마대자루들을 그대로 덮고 매립한 후 모습

다음은 유연탄 적치장이다. 이곳에도 1.5m가 넘는 염소 콘크리트를 매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유연탄 적치장이던 곳으로 1.5m가 넘는 염소 콘크리트가 불법 매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연탄 적치장이던 곳에 염소콘크리트로 보이는 것이 1.5m가 넘게 덮여있다.

공장 뒤편 유연탄 적치장이던 곳과 주변 도로까지 염소더스트 혼합 콘크리트로 매립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연탄 적치장과 공장 내부 관리도로 염소더스트 콘크리트로 매립
유연탄 적치장과 공장 내부 관리도로에 매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염소더스트 콘크리트 

공장 내에 염소더스트를 묻을 곳이 부족해지자 공장 정문 앞 잔디밭의 잔디를 걷어내고, 약 2.3m의 깊이로 흙을 파낸 후 염소더스트 혼합 콘크리트를 불법 매립한 것으로 추정된다.  

쌍용C&E 동해공장 정문 앞 잔디밭을 파고, 염소더스트 혼합 콘크리트를 불법 매립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이다. 
잔디밭의 잔디를 걷어내고 약2.3m 깊이로 염소더스트 콘크리트 불법 매립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현장 모습.

# 쌍용C&E 동해공장 염소더스트 혼합 콘크리트 분석 결과 

노웅래 의원실에서 쌍용 C&E 동해공장의 염소 더스트 혼합 콘크리트를 불법 매립한 현장에서 원주지방환경청과 함께 채취한 염소더스트를 한국환경공단이 염소와 중금속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염소가 14만9200ppm, 콘크리트 중의 염소 함유량이 12,900pm, 납(Pb) 1,041~2,586ppm, 카드늄(Cd) 23~45ppm이 각각 검출됐다. 

이는 콘크리트의 염소 함유량 기준이 300ppm에 불과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지정폐기물인 염소더스트를 콘크리트에 혼합하여 불법 매립했다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라 할 수 있다. 

* 쌍용C&E 동해공장 염소 바이패스 더스트  및 폐콘크리트 염소 함량 분석 표

분석 대상

분석 결과

기준치

염소 바이패스 더스트

149,000

-

폐콘크리트

12,900

300

 

한편, 쌍용C&E가 2022년 1~6월 생산한 시멘트 제품의 중금속 분석 결과(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납은 평균 53.67ppm, 카드늄은 불검출로 나타났다. 그런데 공장에 매립한 콘크리트에서 납이 2,586ppm, 카드늄이 45ppm이 검출됐다.  

* 염소더스트 혼합 불법 매립 콘크리트 중금속 함량 (분석:국립환경과학원, 단위:mg/kg)

콘크리트 채취 지점

(Pb)

카드늄(Cd)

정문 잔디밭

2,586 ppm

45 ppm

폐타이어 야적장

2,630 ppm

28 ppm

유연탄 야적장

1,515 ppm

25 ppm

다목적 저장고

1,041 ppm

23 ppm

 

* 2022년 쌍용C&E 시멘트 중 납, 카드늄 함유량  (출처: 국립환경과학원. 단위 mg/kg)

구분

2022

1

2

3

4

5

6

합계

평균

(Pb)

78.28

80.88

42.42

36.71

29.89

53.89

322.07

53.67

카드늄(Cd)

불검출

불검출

불검출

불검출

불검출

불검출

-

-

 

비근한 예로 강릉 한라시멘트공장의 염소더스트를 직접 입수하여 분석해 본 결과에서도 쌍용c&e동해공장 염소더스트 불법매립 현장에서 채취한 성분과 유사한 형태의 성분들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문제가 된 쌍용c&e 불법매립 현장에서 채취해 분석한 염소, 납 등의 수치가 한라시멘트 염소더스트에 함유된 염소, 납 수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으로 이는 불법매립 한 콘크리트가 시멘트와 염소더스트를 섞어 매립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한라시멘트 염소더스트 내 염소 및 중금속 성분 분석결과
 

 # 쌍용C&E, 삼표시멘트의 염소더스트 발생 은폐

최근 수년간 시멘트공장의 폐기물 사용량이 증가해왔고 특히 폐합성수지 등의 가연성 폐기물의 사용량이 급증했다. 이는 염소더스트 발생량 또한 증가하였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쌍용C&E와 삼표시멘트는 폐기물 사용량이 가장 많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염소발생량이 없다고 환경부를 속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환경부는 쌍용C&E와 삼표시멘트의 염소더스트 발생과 처리 실적보고에 대해 철저한 조사나 검증을 하지 않아 시멘트공장들이 불법을 저지를 수 있도록 방치했다.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다.  

환경부(원주지방환경청)의 시멘트공장의 염소바이패스 더스트 발생량과 처리량(2015년~2021년) 공개 자료에 따르면 쌍용C&E, 삼표시멘트, 한라시멘트 등 해안 3사의 염소더스트 발생실적이 없다. 한라시멘트는 2019년까지 발생실적이 없다고 보고했다가 2020년부터 발생실적을 보고했다. 이들 3사 모두 염소더스트 발생을 은폐해 온 것으로 보여진다.

*시멘트업체 염소더스트 2015~2021년 실적 보고(발생량, 처리량, 처리방법) 내역 (단위: kg)

회사명

15

2016

2017

2018

2019

2020

2021

처리

방법

쌍용C&E (동해)

발생량

실 적 없 음

-

처리량

쌍용C&E (영월)

발생량

실 적 없 음

888,650

위탁

처리량

888,650

삼표

발생량

실 적 없 음

-

처리량

아세아

발생량

5,356,620

2,717,140

3,869,180

2,793,690

1,214,510

663,370

637,470

위탁

처리량

5,356,620

2,717,140

3,869,180

2,793,690

1,214,510

663,370

637,470

한일

(단양)

발생량

683,400

1,298,620

2,081,570

2,389,120

2,015,450

946,630

563,230

위탁

처리량

683,400

1,298,620

2,080,850

2,389,120

2,015,450

946,630

563,230

한일현대(영월)

발생량

3,764,680

3,841,750

4,284,880

4,309,490

2,255,330

6,060,440

7,256,090

위탁

처리량

3,764,680

3,841,750

4,284,880

4,254,590

2,281,230

6,027,940

7,256,090

성신

발생량

2,961,890

3,653,010

3,493,780

2,630,600

2,664,690

4,066,910

6,633,360

위탁

처리량

2,961,890

3,653,010

3,493,780

2,630,600

2,664,690

4,066,910

6,633,360

한라

발생량

실 적 없 음

5.949,400

7,664,690

위탁

처리량

5.949,400

7.664.690

 

# 환경부, 쌍용C&E의 염소더스트 발생..눈감아 줬나 아니면 속았나 

쌍용C&E는 지난 2019년 3월 12일 환경부에 ‘시멘트 생산 공정 중 예열실과 소성로의 막힘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공정에서 추출한 고염소 성분의 원료를 밀폐 차량으로 이송하여 세척 후 이를 다시 시멘트 소성로에 재투입 하는 경우 고염소 원료가 폐기물에 해당되는지?’를 질의했다. 

이에 환경부는 "밀폐 차량을 이용하여 공정에서 발생된 분진을 외부 유출, 보관 등의 과정없이 사업장 내의 제조 원료로 투입하는 것은 폐기물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회신했다. 

하지만 쌍용C&E는 밀폐차량을 이용해 제조 원료로 재투입하지 않고 염소더스트를 공장 창고 안에 백자루와 분진 상태로 쌓아두었다가 공장 곳곳에 매립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더우기 쌍용C&E는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될 것을 대비해 염소더스트 창고를 은폐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C&E가 환경부(원주지방환경청)를 속였거나 아니면 환경부가 알고도 묵인했거나 둘중의 하나다. 속았다면 관리감독을 태만히 한 직무유기의 잘못이 있고, 알고도 묵인했다면 불법에 동조한 것이나 다름없다.

염소더스트를 밀폐차량이 아닌 백자루로 빼내 쌓아두고 있는 것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

 

염소더스트를 은폐하려 공장내부 창고에 쌓아두고 다른 골재로 창고 앞을 막아둔 모습

# 쌍용C&E 염소더스트 불법매립으로 번 돈은?

쌍용C&E가 그 동안 염소더스트가 발생했음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이를 불법매립 등의 방법으로 처리해왔다면 염소더스트 처리비용 또한 없다는 얘기다.

염소더스트 처리비용은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톤당 40만 원선에 책정되고 있다. 쌍용C&E 동해공장과 영월공장에서 그동안 발생된 염소더스트 양은 2015년부터 계산해도 최소 40,000t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쌍용C&E가 염소더스트 불법처리로 얻은 이익은 최소한 160억원 이상이 된다고 볼 수 있다. 폐기물을 처리해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지정폐기물 처리비용까지 한 푼도 지출하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꿩먹고 알먹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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