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30일 갤러리 나우 개인전
선과 색과 빛으로 일궈낸 평온함

[서울=뉴스프리존]편완식 미술전문기자= “빛 속에서 모든 현실적 질감을 삭제한 채 거기 온전하게 있는 것이다. ‘거기 있는 그것’의 경험. 거기 그렇게 드러나는 것은 사물이 아니라 잠재된, 사물을 둘러싼 수많은 어떤 것들이 그 빛을 통해 아련히 피어 오른다. 빛은 창문을 통해 드러나게 하는 직관의 세계이다.”

녹색의 선을 이용한 유리 드로잉을 통해 공간을 표현하는 작가 황선태 개인전 ‘빛-시간을 담다’가 11월 8일부터 30일까지 갤러리 나우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내를 소재로 한 작업과 풍경으로 외연을 확장한 신작을 선보인다.

모든 사물은 기본적으로 여기에 ‘존재’함을 전제로 한다. 작가는 눈으로 대상을 감각하나 사물의 모든 것을 볼 수는 없다는 점과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사물을 인식한다는 것에 대하여 주목했다. 작가는 평범한 일상의 사물들도 유기적이며 상호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고 간주한다. 묘사의 허구성과 무의미함을 느끼게 된 작가는 최소한의 조형 요소를 통하여 물체와 공간을 인식할 수 있기를 의도한다. 미술의 여러 조형 요소 중 ‘선’과 ‘녹색(색)’ 그리고 ‘유리(빛에 반응하는 재질)’를 작업의 소재로 선택하기에 이른다.

‘선’은 화면을 구성하는 기호로 그 자체로는 존재하나 허구적인 성격을 지닌 요소로써 이미지를 인식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도구가 된다. 조합된 선은 물체와 공간이 되고, 일정한 두께의 아웃 라인은 마치 만화 구성의 한 면처럼 중성적이고 모호한 장면을 연출한다. 채도가 낮은 ‘녹색’은 '존재'의 성질에 가장 부합한 자연의 색으로 다의적인 감정선을 내포하는 색이다. ‘유리’는 존재성과 가변성을 가지고 있는 오브제로 중의적인 '녹색 선'과 유사한 결을 가진다.

2차원의 녹색 선이 그려진 유리 위에 작가는 다시 실제의 빛(led)을 투입하여 다시 3차원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빛은 실존하는 빛으로서 허구인 녹색 선과 병치를 이루며 관람객이 가상과 현실을 오가게 한다. 작가에게 있어서 빛은 불변의 자연이 주는 ‘안정감’을 표현할 수 있는 소재다.

따뜻한 빛의 질감이 이루어내는 은은한 그림자를 통해 작가는 모든 대상과 생명에 창호에 비추는 달빛 같은 평온함을 준다. 서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적 안온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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