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버리고 '용산 이전' 강행이 부른 나비효과? 집회 탓해서도 안 될 이유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29일 밤 이태원 참사로 153명이 숨지고 부상자도 133명에 이르며 세월호 사건 이후로 최악의 참사가 일어났다. 즉 국가시스템이 붕괴되며, 수많은 청년들이 희생된 것이다. 그럼에도 경찰을 지휘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서울 시내 곳곳에서 소요와 시위가 있어 경찰 경비 병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 “예년과 비교해 특별이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 아니다”라고 책임회피성 발언을 하며 더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이상민 장관은 3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결과 긴급브리핑에서 “예년과 비교해 특별이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 아니다”라며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라고 말했다.

29일 밤 이태원 참사로 153명이 숨지고 부상자도 133명에 이르며 세월호 사건 이후로 최악의 참사가 일어났다. 즉 국가시스템이 붕괴되며 수많은 청년들이 희생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29일 밤 이태원 참사로 153명이 숨지고 부상자도 133명에 이르며 세월호 사건 이후로 최악의 참사가 일어났다. 즉 국가시스템이 붕괴되며 수많은 청년들이 희생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상민 장관은 또 "어제(29일) 서울 시내 여러 곳곳에 소요와 시위가 있어 경찰 병력들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다”며 “정확히 제가 파악하고 있지 못하지만 많은 시민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 광화문 쪽으로 경찰 경비병력 상당수가 배치돼 있었다"고도 말했다. 

이는 경찰인력이 분산되는 바람에 10만 인파가 몰린 이태원에 배치할 인원이 부족했다는 취지의 변명을 한 것이다. 29일 광화문 인근에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모인 양대노총 공공부문 공동대책위원회가 ‘10·29 공공노동자 총력 결의대회’를 열었으며, 전광훈씨가 이끄는 자유통일단이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이건 오후 1~2시부터 진행된 집회이며, 낮 시간 때 종료된 만큼 야간 경찰인력 배치와는 무관하다. 

이어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광화문 세종대로와 시청광장 인근에선 촛불행동이 주최하는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2차 촛불대행진 집회가 열렸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인원들은 광화문에서 대통령실 인근인 삼각지역까지 행진을 이어갔는데, 그 곳에 경찰인력과 함께 펜스가 쳐져 있었다. 경찰 뒤에는 친윤단체들이 스피커를 크게 키고 '맞불집회'를 벌였다.

촛불집회는 저녁 8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종료됐고 참가자들은 모두 귀가했다. 즉 펜스 등을 정리하는 시간을 포함하더라도 저녁 9시경이면 얼마든지 경찰인력이 철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삼각지역에서 참사가 일어난 이태원역까지는 약 2km 정도로 걸어서 30분 정도면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참사가 처음 신고된 시각은 밤 10시가 넘은 시각으로 이상민 장관의 발언은 그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즉 집회 때문에 경찰인력을 배치하지 못했다는 것은 변명으로 들릴 수 밖에 없다. 

29일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집회에 참여한 인원들은 광화문에서 대통령실 인근인 삼각지역까지 행진을 이어갔는데, 그 곳에 경찰인력과 함께 펜스가 쳐져 있었다. 촛불집회는 저녁 8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종료됐고 참가자들은 모두 귀가했다. 즉 펜스 등을 정리하는 시간을 포함하더라도 저녁 9시경이면 얼마든지 경찰인력이 철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삼각지역에서 참사가 일어난 이태원역까지는 약 2km 정도로 걸어서 30분 정도면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사진=고승은 기자
29일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집회에 참여한 인원들은 광화문에서 대통령실 인근인 삼각지역까지 행진을 이어갔는데, 그 곳에 경찰인력과 함께 펜스가 쳐져 있었다. 촛불집회는 저녁 8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종료됐고 참가자들은 모두 귀가했다. 즉 펜스 등을 정리하는 시간을 포함하더라도 저녁 9시경이면 얼마든지 경찰인력이 철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삼각지역에서 참사가 일어난 이태원역까지는 약 2km 정도로 걸어서 30분 정도면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사진=고승은 기자

특히 이같은 사고는 윤석열 정부가 멀쩡한 청와대를 버리고 용산으로 집무실 이전을 강행하면서 벌어진 인재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즉 윤석열 대통령 자택을 관할하는 서초경찰서와 대통령실을 관할하는 용산경찰서 주변에 배치된 경찰관들이 엄청난 혹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미 알려진 바 있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용산경찰서에서 집회·시위 현장을 관리하는 경비과 직원들은 지난 6~8월 3개월간 총 6123시간 초과근무를 하며, 직원 한 명당 월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86시간으로 집계됐다. 즉 직원 한 명당 월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86시간이었다. 또 서초서 경비과 직원들은 같은 기간 총 3924시간, 직원 1인당 월평균 103시간 초과근무를 했다. 

이처럼 일선 경찰들이 엄청난 혹사를 당했음에도, 정작 현장의 추가인력 증원에 대해 정부에선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다. 특히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한남동 관저에 6월 초중순 경이면 입주할 것이라 공언했으나, 10월말인 현재까지 아직도 입주를 하지 않고 있어 일선 경찰들의 피로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관저 입주를 미루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출퇴근으로 인해 경찰 700여명이 매일 경호·경비에 투입된다는 것이 알려진 바 있다. 즉 기존 청와대 경비 인력 약 400명에서 75%가량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 확산 이전에도 이태원엔 할로윈데이가 되면 지난 29일 그 이상으로 인파가 몰린 바 있다. 실제 지난 2017년에는 약 20만의 인파가 몰렸다고 보도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엔 어떠한 사고도 나지 않았던 만큼, 이번 일은 예방할 수 있던 일을 막지 못한 인재라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한남동 관저에 6월 초중순 경이면 입주할 것이라 공언했으나, 10월말인 현재까지 아직도 입주를 하지 않고 있어 일선 경찰들의 피로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관저 입주를 미루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출퇴근으로 인해 경찰 700여명이 매일 경호·경비에 투입된다는 것이 알려진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한남동 관저에 6월 초중순 경이면 입주할 것이라 공언했으나, 10월말인 현재까지 아직도 입주를 하지 않고 있어 일선 경찰들의 피로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관저 입주를 미루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출퇴근으로 인해 경찰 700여명이 매일 경호·경비에 투입된다는 것이 알려진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3년만이라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은 이미 예상됐고, 경찰 측에선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 배치된 경찰은 불과 200명에 불과했고, 그것도 마약 단속 등으로 업무가 분산되며 질서 유지 등은 사실상 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압사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경찰의 물리력 한계로 큰 피해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경비 인력 약 700명에 비해 10만 이상의 인파가 모인 이태원에는 그의 3분의 1조차 배치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이상민 장관의 책임회피성 발언에 대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페이스북에 "어떻게 관계 장관이 이런 몰상식한 말을 할 수 있을까"라며 "지금은 수습하고 애도하며 유가족을 위로할 때다. 제발 사고치지 맙시다. 이상민 장관은 입을 봉하고 수습에 전념, 그 다음 수순을 준비하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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