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진보좌파’ 룰라 당선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10월 30일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신승(辛勝)했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은 룰라 후보(77세)가 50.9%,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67세)가 49.1%를 얻었다며 룰라 후보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언했다. 두 후보 간 표차는 아슬아슬 간발 차이인 불과 1.8%p였다.

룰라 당선인은 당선 소감으로 “나는 2억 1천 500만 명의 브라질 사람을 위한 통치를 할 것”이라고 밝히고, “두 개의 브라질은 없다. 이제는 증오로 물든 시간에서 벗어나 화합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대통합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룰라 당선인은 금속 노동자 출신으로 1980년대 브라질 군사독재정권 하에서 노조 파업을 주도하면서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다. 이후 노동자당(PT)을 창당한 뒤 40년 동안 브라질 정치에 깊숙이 관여해 왔으며,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대통령직을 8년간 연임하며 브라질 경제성장을 주도했다. 다시 12년만인 내년 1월 1일 취임해 대통령직에 복귀한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

그러나 룰라는 후임자인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본인도 2018년에 석연찮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당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그러나 2021년 브라질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무효로 최종 확정되면서 정치인으로서의 재기 기반을 마련했고, 현대 브라질 좌파의 대부로 입지를 다지며 명예회복을 위해 2022년 대선 재출마를 선언하였다.

높은 지지율로 대선 레이스 내내 선두를 달렸고 1차 투표에서 과반득표에 실패했지만, 결선투표에서 1.8%의 득표율 차로 승리하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누르고 39대 대통령 당선인이 되면서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이 된 것이다.

사실 룰라 당선자가 과거 대선에서 2차례나 연임할 수 있었던 결정적 배경도 바로 국민 수백만 명을 빈곤층에서 구제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룰라는 과연 브라질 국민의 염원을 해결할 수 있을지, 나아가 한층 불평등이 심화되어 가고 있는 글로벌 시티즌들에게 희망의 불빛을 비추이는 등대가 되어 줄 수 있을지? 이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과 유사 ‘여소야대’ 정치지형도  

2022년 5월 1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제20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했다. 당시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후보와의 격차는 0.73%p차로 헌정 사상 최소 득표수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힘’은 현재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네 번째 맞는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라는 엄연한 현실에 직면하여 있다. 대선으로 여야가 바뀌면서 집권당이 여소야대가 된 것은 1997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다.

한편,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으나, 지난 10월 2일, 총선에서는 우파가 다수인 상하원 제1당을 보우소나루의 자유당(PL당)이 차지한 의회가 구성되었다. 보우소나루의 자유당은 하원 제1당(513석 중 99석)이 됐고 상원 의석 27석을 두고 벌어진 보궐선거에서 19석을 차지했다. 이에 여소야대 국면에서 룰라 좌파 정부의 정국 주도권 확보는 절대 쉽지 않은 과제로, 집권 이후에도 의회와 적잖은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일 경제 나락’ 소외계층’ 외면

브라질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국가경제와 산업 전반이 전 세계에서 제일 크게 타격을 받은 국가들 중 하나로, 이로 인해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서 4년 만에 다시 진보좌파 정부로 회귀가 현실화 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콜롬비아 역사상 첫 좌파 대통령이 선출된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브라질은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인구이며, 대두·쇠고기·철광석 등 원자재의 주요 생산국이며, 미국·중국의 주요 교역국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처럼, 중남미의 ‘정치‧경제’ 맏형격인 브라질의 보우소나루 정권 출범 이후로 국정은 실정만 거듭 반복하면서 파국으로 내몰렸다. 

금융업계에서는 브라질 석유공사 등 주요 공기업들을 민영화해서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탈 것이라는 선거공약 때문에 대대적 지지를 받았고, 공공서비스 민영화가 보우소나루의 주요 공약이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브라질 실업률은 13.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실업자는 1천390만 명에 달했다. 특히 2020년 성장률은 –4.1%를 기록하면서 1996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저조했다. 성장률 추락으로 브라질의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에서 밀려났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컨설팅 회사의 자료를 분석하면, 브라질의 경제 규모 순위는 2019년 9위에서 2020년 12위로 주저앉았다.

코로나 팬데믹 국면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소총에 대한 세금은 인하하면서 식료품에 대한 세금은 낮추지 않았다. 브라질은 최근 연료비와 식료품을 중심으로 가격 급등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중앙은행은 물가 관리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또한 치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명분을 들어 빈민가 거주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흑인과 원주민을 브라질 국민의 영역에서 배제하거나 강등하는 전략을 구사하여 왔다. 이는 대중들에게 보우소나루가 비난하고 무시하는 소수자들을 보통 시민이 아닌 공동체 바깥의 영역으로 범주화하는 비도적적 형태를 자행해왔다. 

빈곤·범죄를 없애기 위해 빈곤층의 출산율을 낮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이민자나 타문화를 배제하는 민족주의가 강화된 유럽과 트럼프의 자국중심주의를 추종하면서 우파 포퓰리즘의 전형을 극명히 노정시켜 왔다.  

유독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언론인들은 멸종 위기에 처한 인종과 같다”며 신문을 읽는 것을 독배을 마시는 것에 비유하면서 “가짜뉴스와 잘못된 정보는 매우 해악이다. 신문을 읽는 것은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보도한 브라질 언론을 겨냥한 것이다.

이처럼, 거듭된 실정으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약 1년 전인 2021년 9월 13~15일 이뤄진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라의 조사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의견은 찬성 56%, 반대 41%였다.

약술한 바, 이처럼, 브라질 대선에 패배한 보우소나루 정권과 한국의 윤석열 정권은 어떠한 정치 공학적 공통점이 상존하는지 대략 추론할 수 있게 한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위’의 연이은 대폭 금리 인상에 고(高)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중고’에 더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무역환경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대위기 국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이태원 참사가 가중되어 집권 말기 레임덕에 가까운 낮 부끄러운 초라한 성적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윤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내외 여론은 하야나 탄핵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갈기갈기 찢겨진 국민대통합은 요원한 실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생존비법은 거시적 측면에서 볼 때, 대통령 권한을 대폭 넘기는 분권형 개헌이다. 자신의 임기를 4년으로 줄여 2026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같이 치르도록 하는 임기 단축 개헌이다. 덧붙여서 또 한 가지는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혁신해야 한다. 의원내각제 개헌은 우리 국민의 정서상 매우 시기상조인 만큼, 대한민국도 다층 국민 의사를 수렴할 수 있는 양당제를 다당제로 과감히 바꿀 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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