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욕설, 김건희 표절논문 등 보도했다는 이유? "10.29 참사와 김은혜 '웃기고 있네' 물타기"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오는 11일부터 16일까지 윤석열 대통령이 동남아시아 순방을 떠나는 일정과 관련, 대통령실이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다고 통보해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욕설 파문(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를 그대로 보도한 점, 김건희 여사의 표절논문 건을 심층보도한 점,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당시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가 동행한 점 등을 단독보도했다는 이유 등으로 MBC에 치졸한 뒤끝을 보인 셈이다.
MBC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9일 MBC 출입기자에게 전화와 문자를 통해 “대통령 전용기 탑승은 외교, 안보 이슈와 관련하여 취재 편의를 제공해 오던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되어 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 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 편파 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왜곡, 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알려드린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MBC는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했을 당시, 민간인 신분인 이원모 비서관의 배우자인 신모씨가 순방 일정을 보좌했으며 귀국할 때에는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했다는 사실을 단독보도한 바 있다.
MBC는 또 지난 9월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서 빚어진 욕설 사건을 최초로 알린 바 있다. 당시 대통령실은 MBC에 보도경위를 묻는 공문을 보내고 ‘가짜뉴스’라고 반발한 바 있으며, 김은혜 홍보수석은 '바이든'을 '날리면'이라고 강변했고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도 욕설이 없었다고 강변하는 등 연이은 촌극을 벌였다.
MBC는 또 지난 10월엔 'PD수첩'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 표절 건을 상세히 전하기도 했다. 이같은 보도들에 대해 대통령실이 발끈한 셈이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이 속좁은 속내를 드러냄과 동시에, 노골적인 언론탄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동남아 순방 중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아세안정상회의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MBC는 이번 대통령실 조치에 대해 "언론의 취재를 명백히 제약하는 행위"라며 "전용기 탑승을 불허할 경우 MBC 취재기자들은 대체 항공 수단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현장에서 취재활동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MBC 배제 파문에 이상호 고발뉴스 대표기자는 이날 밤 SNS에 올린 글에서 "이번 조치는 전두환 시절에도 없던 언론탄압의 폭거로 이태원 참사와 김은혜 메모 파문 물타기용 카드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즉 각 언론사에 '보도지침'을 내리며 통제하던 전두환 정권 시절에도 찾기 힘든 언론탄압이라는 것이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 중 메모지에 '웃기고 있네'라고 쓴 것이 포착되며 파장을 일으켰다.
이상호 기자는 "언론탄압에 대한 공동대응 차원에서 용산 출입 언론사들, 특히 방송사들의 탑승 및 취재 보이코트가 절실하다"며 "용산기자실 간사가 SBS인 만큼 얼마나 방송사들이 단결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그는 또 "시민들의 MBC 응원과 함께 언론사들의 동조 보이코트를 촉구하는 언론주권운동이 절실하다"며 "만일 성공한다면 윤석열 독재의 반민주성이 세계적 이슈가 되고, 정권의 고립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촛불행동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우희종 서울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설마… 사실이면 공사 구분 못하는 것은 물론 넘 지질하다 못해 찌질이 왕창 쩨쩨한 자 아닌가"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우희종 교수는 "언론 길들이기 방식도 참으로 검찰식으로 노골적이다. 이러한 명백한 언론 탄압에 대하여 다른 언론사들은 뭐라 할까"라며 "언론개혁 일환으로 시도했던 관련법 개정에 그토록 언론 자유 내세워 저항하던 그들이었다. 다 같이 취재 거부를 해야 정상 언론인데, 지켜볼만하다"라며 언론의 대응을 주목했다. 그는 "그나저나 이것이 나라냐? 아이들 장난도 아니고 대통령실이란 곳에서"라며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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