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0일까지 G컨템포러리 개인전

[서울 =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밝고 명쾌한 원색의 칼라로 투명하게 입혀진 아름다운 구체들이 비눗방울처럼 자유롭게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반짝이는 모습은 흡사 우주공간의 별자리를 연상케 한다. 내년 1월 10일까지 G컨템포러리(아트디렉터 이은)에서 ‘무한구체(Infinite Sphere, 無限球體)’전을 갖는 신한철(64) 작가의 전시장 풍경이다.

구체를 통해 유기체를 형상화 하는 신한철 작가
구체를 통해 유기체를 형상화 하는 신한철 작가

”증식과 분열, 확산을 통해 스스로 체제를 구성하고 자기 전개를 하는 유기체를 형상화 하고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거대한 유기체로서의 우주다.“

그는 구(Sphere)를 기조로 작업한다. 거울효과를 가진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구가 맞닿아 반복 투영되면서 무한한 구체를 만들어 낸다. 주변 형상들을 투영하여 새로운 풍경까지 흡수한다. 분자구조처럼 여러 개의 구가 집적된 작품은 비쳐지는 모든 이미지(응시하는 관객 포함)를 그 속으로 빨아들인다. 복제를 통해 이미지를 거듭 재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실재하는 현실과 반영된 현실의 경계를 허물고 실재와 환영을 구체 안에서 다각적이고 다층적으로 굴곡 시켜서 비춰낸 새로운 구부러진 다중공간은 가상의 공간과 환영의 비현실적인 공간을 경험하게 한다. 분자 구조나 염기 서열체처럼 불확정성의 구조적인 조형성을 연상하게 하는 투명한 구체들은 공간과 환경을 관계의 그물망으로 재구성하며 감각적으로 시시각각 변모시킨다.

중력의 법칙을 조롱하듯 경쾌하고 가볍게 공중으로 향하고 있는 비조각적이기고 유니크한 스테인리스 스틸 오브제의 작품들은 가볍고 경쾌하게 일상의 평범한 공간을 변주 가능한 새롭고 매혹적인 또 다른 세계(異世界)로 환기시키는 힘이 있다.

신한철의 작품에 대해 미술사학자 유근오는 ”평면회화에서 가장 순수하고 추상적인 형태가 절대주의자 말레비치가 생각했던 흰색 사각형이라면 신한철의 조각에서 가장 추상적이며 생성과 등가물로서의 형태는 바로 구다. 때때로 이 구는 어떤 징후도 잠재성도 없는 완전하고 순수한 기하학적 입체로 이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신한철에게 있어 구는 미니멀리스트의 오브제처럼 모든 이미지가 제거되어 더 이상 환원할 수 없는 정화된 형(形)의 궁극적 종착지가 아니라 무엇으로도 변태(metamorphosis)할 수 있는 생명의 시원이자 형(形)의 출발점“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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