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무한책임을 감내하는 ‘역동적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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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가 무한책임을 감내하는 ‘역동적 국가’  
  • 蘇晶炫 칼럼니스트 
  • 승인 2022.11.1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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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국가의 ‘사회계약’ 무한책임  

“재난을 예방하고 재난이 발생한 경우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기본적 의무임을 확인하고, 모든 국민과 국가ㆍ지방자치단체가 국민의 생명 및 신체의 안전과 재산보호에 관련된 행위를 할 때에는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함으로써 국민이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함을 기본이념으로 한다.”(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2조)

‘생명권은 인간이 가지는 가장 원초적 권리이자, 모든 권리의 근간이 되는 무한권리이다. 그런데, 지난 10월 29일 일어난 이태원 참사는 바로 그 소중한 권리가 한순간에 무너져내린 매우 참담한 사건이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1월 3일 오전 11시 기준, 이태원 참사로 사망자 156명, 부상자 18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는 33명 경상자는 154명이다. 참사 발생 전 압사 예상 신고가 잇따랐음이 확인되면서 국가의 안전망이 전혀 작동하지 못했음이 드러났다. 돌이킬 수 없는 뼈아픈 실책이다.

이번 참사는 ‘세월호’ 이후 막을 수 있는 재난으로 인한 희생이 다시는 있어서 안 된다는 국민적 대오각성 이후 재차 벌어진 참사라는 점에서 국민 모두에게 큰 충격과 아픔이 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서 백척간두에 선 국민의 생명을 나 몰라라 했던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의 민낯이 지금의 윤석열 정부의 모습과 무엇이 다르냐고 국민은 재차 울분을 토하고 있다.  

국가의 존립 근간 ‘국민 생명과 안전’사수

각종 재난으로 여러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반성했고,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안전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정책 기조 아래서 재난안전 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경제 규모 세계 10위의 선진국임을 자랑하는 한국은 이번 참사로 또다시 ‘위험한 곳’임이 확인됐다.

국가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일은 헌법에도 나와 있는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이다. 외신들도 “이태원 참사 책임은 핼러윈 축제 당일 몰려든 인파 규모를 모니터링하는 데 실패한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등 한국 정부에 있다”라고 꼬집었다. 

재산상의 피해는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인위재난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최근 인명피해의 경우에는 자연재해보다는 인위재난 쪽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자연재해에 대해서는 각국의 대비책이 호전되었다는 점을 반증하며, 대신 현대의 기계화, 도시화 추세 속에서 인위재난의 발생 건수가 상대적으로 증대된 생생한 통계이다.
이러한 소용돌이 대국면에서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다가오는 재난을 예측하여 대비하고, 피할 수 없는 재난일 경우에는 피해를 최소화하며, 이미 닥친 재난은 가능한 짧은 시간 내에 수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커다란 과제가 되었다. 

이제 세계는 국가만이 아니라 국제기구, NGO, 민간기업, 개인들이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거의 대등한 목소리를 내는 분권형 사회가 되었고 앞으로는 이러한 추세가 더욱 보편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대형재난을 관리하는 데 있어 다양한 사회 주체 간 이해가 충돌 기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한국은 IT(정보통신) 분야의 선진국이면서도 재난경보시스템 분야에서는 후진국”이라는 지적은 정말 낯부끄러운 일이다. 갈수록 빈발하는 각종 재난 등에 대비해 국가 차원의 ‘긴급재난경보시스템’, 이른바 ‘보건, 교통체제, 환경, 통신 등을 총망라하는 ‘K-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여기에는 기상청·소방청·산림청·경찰청 등 관련 정부 기관은 물론 철도공사나 각 지역의 도시철도 운영회사 등 교통기관, 한전 등 전력공급회사까지 참여해야 하며 당연히 광역·기초지자체까지 연계돼야 한다.

이와 함께 최근 들어 빅 데이터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데이터 중심의 사회로 급변하고 있다. 더욱이 빅 데이터는 가공과 분석에 따라 상황인식, 의사결정, 그리고 미래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실효성 있는 재난관리에 있어서 민간 및 공공 영역에서 만들어지는 엄청난 양의 정형 및 비정형 데이터들을 의미 있는 정보로 가공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재난 관련 빅 데이터의 공개 및 공유, 기술및 인프라의 확충, 법과 제도적 정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한 재난 정보전달 시스템의 구축, 빅데이터 전문 인력의 양성에 가일층 박차를 가해야 한다. 

‘진상규명’ 신속하고 공명정대하게 

선량한 다수 국민은 국가가 규정한 의무와 책임을 성실히 다하고 크게 법 테두리를 벗어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응당 국가는 나를 보호하고 지켜 주리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이것이 사회적 신뢰이다. 이 신뢰는 쌍방이 상호 지켜야 할 엄중한 약속이다.    

매번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대형 참사는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이를 충실히 책임 이행해야 할 주체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벌어진 비극이다. 진심 어린 애도는 피해자를 존중하여 적극 존중하는 것이고, 참사의 근원을 냉철히 해부하여 재발방지 대책을 탄탄히 세우는 것이다. 

이에 우리 국민들은 국가 책임이 명백한 이태원 참사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할 것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진상규명과 수사에서 핵심적인 사안은 참사가 발생하게 된 구조적인 문제와 불통의 안전관리 시스템,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 경찰 대응의 적정성을 세밀하게 확인하는 것이다. 경찰에게만 수사를 맡겨놓아서는 안 된다.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와 조사는 독립성과 객관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아울러 이태원 참사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사법기관의 조사와 별개로 독립적인 국가기관으로서 누구보다 신속하게 조사와 대응에 나서야 했던 ‘국가인권위원회’의 책무 또한 국민들은 엄중히 주시하고 있다. 

우선 국회가 국정조사에 나서야 한다. 그래서 신뢰 가능하고 투명하게 참사의 원인을 공명정대 밝혀야 한다. 특히 조사와 재발방지대책 마련 과정에서 피해자와 시민들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한덕수 총리가 ‘이태원 참사’와 관련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상규명이 이뤄지도록 하고 국민 여러분께 그 과정을 한 점 의혹 없이 투명하게 하겠다”라며, “범정부 재난 안전관리 체계, 경찰 대혁신, 다중 밀집 인파사고 예방 안전관리 등 관련 대책 마련이 조속히 강구하겠다”라는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남발되지 않기를 바란다.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다음의 선서를 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이태원 참사는 우리 사회 모두에게 큰 아픔과 상처를 남겼다. 정부와 대통령은 그 무엇보다 진정성 있는 공식적 사과를 하고, 책임자들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 모든 권리가 완전히 보장되고, 공정하고 평등하며, 자유롭고 안전한 세상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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