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KT의 디지코(DIGICO, 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략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3분기 누적 연결 영업이익이 호실적을 기록한데다, 디지코를 이끈 주역인 KT 구현모 대표가 내년 3월 연임 여부가 결정나기 때문이다.

KT는 14일, 연결 기준 매출 6조 4772억 원, 영업이익 4529억 원, 순이익 3262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4.18%, 18.43% 증가했고 순이익은 3.42% 감소한 수치다.

단일기준으로는 매출 4조 5902억 원, 영업이익 3236억 원, 순이익은 240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0%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88%, 5.05% 증가했다.

KT 3분기 영업실적 (자료=KT·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정리=뉴스프리존)
KT 3분기 영업실적 (자료=KT·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정리=뉴스프리존)

성적표에 대해 평가는 후하게 나온다. 3분기에 주로 반영됐던 임금단체협약(임단협)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 지출은 올해 임단협이 늦어지면서 반영되지 않았지만, 분기 누적 연결 영업이익이 1조 5000억 원을 넘긴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구 대표 취임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올해 연결 기준 3분기 누적 매출(19조 671억 원)은 10.8%, 누적 영업이익(1조 5387억 원)은 무려 53.4% 증가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유·무선 사업(Telco B2C)은 프리미엄 가입자의 증가세가 지속됐다.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는 전체 핸드셋 가입자 중 약 57%로 796만 명을 기록했다.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증가한 3만 2917원을 기록했다. 기가인터넷 가입 비중이 늘어나며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증가했다.

DIGICO 사업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B2C 플랫폼 사업(DIGICO B2C) 중 IPTV 사업은 기존 '올레tv'에서 '지니TV'로 전면 개편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미디어포털 서비스를 도입했다. IPTV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 증가했다.

기업의 디지털전환(DX)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B2B 플랫폼 사업(DIGICO B2B)은 올해 3분기 누적 수주액이 전년 대비 21% 성장했다. AI컨택센터(AICC) 사업 매출은 금융권 등 대형 구축사업 확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1.7% 성장했다. B2B 고객 대상 사업(Telco B2B)에서는 국내외 대형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트래픽량 증가와 함께 신규 CP 유치에 성공하며 기업 인터넷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대비해 10.9% 증가했다.

3분기에는 KT스튜디오지니, 나스미디어 등 콘텐츠 자회사가 약진했다. 콘텐츠·광고·커머스 등에서 높은 성장을 이뤄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24.7% 성장했다. KT클라우드는 올해 1~6차 공공 클라우드 전환사업 기관 수, 시스템 수 기준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금융 관련 매출을 보면 신용카드 매입액 증가 등 영향으로 비씨카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8% 늘었다. 케이뱅크는 지난 분기에 이어 고객수와 수신, 여신 등 모든 영업 지표가 성장했다. 케이뱅크의 올 3분기 말 가입자는 801만 명으로 전분기 말보다 18만 명 늘었다.

위와 같은 성과에 대해 디지코 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KT 구현모 대표가 주목받고 있다. 구 대표는 취임 이후 '디지털 플랫폼 기업, 디지코 전환'을 선언하면서 기존 유무선 통신 사업·B2C 사업에서 벗어나 디지코 신사업과 B2B 사업을 글로벌 시장으로 넓혀가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KT 구현모 대표. (자료=연합뉴스)
KT 구현모 대표. (자료=연합뉴스)

내년 3월 구현모 대표의 연임에 이번 호실적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 KT 이사회는 구현모 대표의 연임 의사에 따라 우선심사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사회가 구 대표를 단독 후보로 승인할 경우,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연임하게 된다. 구현모 대표는 8일 연임 도전을 공식으로 선언했으며, KT는 지난 9일 이사회에서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구 대표는 KT 내부 인사이면서, 2019년 공개 모집 방식으로 대표로 선정된 첫 인물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1987년 한국전기통신공사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한 뒤, KT 사업구조기획실과 그룹전략실, 코퍼레이트센터를 거치면서 기업단위 전략과 기획업무를 맡아왔다.

다만 문제는 '사법리스크'다. KT 전·현직 직원들은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상품권을 사들인 뒤 되팔아 현금화한 뒤 국회의원 99명에게 후원하면서 정치자금법을 위반으로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구 대표는 벌금 1500만 원의 벌금형 약식 명령을 받은 바 있으며,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한 상태다.

다만, 재판에서 구 대표가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해도 정관이나 계약서상 사임 사유가 되진 않기 때문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나 아직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KT는 2002년 민영화 한 공기업이어서 일반 대기업과 달리 주인이 없다. 최대 주주는 국민연금공단(10월 31일 기준 2811만 531주, 10.7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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