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이태원참사희생자유족들 기자회견장" 내심장이 눈몰로가득차 숨쉬기가"
한 마음으로 모인 이태원 희생자 유족 “대통령이 공식 사과하라”
“대통령은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약속하라.. 거짓해명을 한 자들을 무관용으로 엄중하게 문책하라"
"유족 의사에 따라 온전한 기억과 추모를 위해 희생자 이름 공개해야"

[서울 =뉴스프리존]손지훈 기자= 22일 오전,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들은 서울 서초구 스탠다드빌딩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10·29 참사 유족들이 참사 발생 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진정한 사과와 철저한 책임규명을 요구했다.

민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 모습 ⓒ 박훈규 기자
이태원참사 유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회의실에서 기자회견 모습 ⓒ 박훈규 기자

유족들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사망 원인도, 사망 시각도 모르고 어떻게 아들을 보낼 수 있나요."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참사 책임이 이태원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 지방자치단체, 경찰에게 있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고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사 17일이 지나서야 수소문 끝에 유족 몇 분을 만날 수가 있었다"고 하소연과 추모시설에 대해서는 "유가족들의 의사에 따라 공개가 가능한 희생자의 이름을 추모를 위해 공개해야 한다"며 "참사의 재발방지와 사회적 추모를 위한 정부의 공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의 기자회견 현장은 민변의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태스크포스'(TF) 주최로 기자회견을 하고 정부에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유족들이 함께 공식 기자회견을 한 것은 참사 24일 만에 처음이다.

특히, 유족인들과 민변의 요구사항은 (진정한 사과, 성역 없이 엄격하고 철저한 책임 규명, 피해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진상과 책임 규명, 참사 피해자의 소통 보장과 인도적 조치 등 적극적인 지원, 희생자들에 대한 온전한 기억과 추모를 위한 적극적 조치,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입장 표명과 구체적 대책 마련)등이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남훈씨의 어머니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고 말한 뒤 오열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남훈씨의 어머니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고 말한 뒤 오열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현숙 기자]=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참사 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상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의무를 가진 대통령은 조속히 참사의 모든 피해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약속하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날 유족들은 "참사 이후엔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며 "유족들 모임 구성, 심리적 안정을 위한 공간 확보도 없었다. 사고 발생 경과 내용과 수습 진행 상황, 피해자의 기본 권리 안내 등 기본적 조치도 없었다"라고 비판했다.

유족들은 정부에 대한 6대 요구사항을 공개했다. 이들은 “참사 책임자들을 빠짐 없이 조사하고, 가장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면서 “거짓해명을 한 자들을 무관용으로 엄중하게 문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진상 및 책임 규명의 경과를 투명하게 설명하라고도 요구했다.

아울러 각종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족들 간 연대와 공감이 가장 큰 치유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서로 소통하고 슬픔을 나눌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마련해달라고도 촉구했다.

명단 공개와 관련해서 유족들은 "정부는 공개를 희망하는 유가족들의 의사를 확인하고 유가족들의 의사에 따라 공개가 가능한 희생자의 이름을 온전한 기억과 추모를 위해 공개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희생자들의 영정을 든 유족 6명의 발언도 이어졌다. 고 이남훈씨의 어머니 A씨는 “무능한 정부와 어른들의 잘못”이라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윤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A씨는 "이 순간, 이 자리, 이 시간에도 비참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아들의 사망진단서에는 사망일시 '추정', 이태원 거리 '미상'. 사인은 '미상'이라고 쓰였다. 이게 말이 되나. 우리 가족은 아들이 죽은 원인을 이제는 알아야겠다”며 흐느꼈다.

고 이상은씨의 아버지 B씨는 "오늘 여기서 딸에게 편지를 부친다"라며 "이 세상에 네가 없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사랑하는 우리딸을 먼저 보낸 미안함, 지키지 못한 미안함에 가슴 치며 통곡해본다"라고 울음을 쏟아냈다.

외국인 희생자 유족 C씨는 자녀가 한국인의 정체성을 알기 위해 유학생활을 하던 도중 참변을 당했다면서 “정부의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했다. C씨는 “외국인이라고 외면당하지 않게 아이를 키워왔다”면서 “항상 ‘예스’와 ‘노’를 확실히 가리켰는데 아이를 보내면서 가장 힘든 것은 나라를 이끄는 분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희생자 부모는 “이태원 참사는 총체적 안전불감증에 의한 간접살인”이라며 관련자들에 대한 간접살인죄를 적용하라고 질책했다. 이번 참사에 희생된 배우 이지한씨의 어머니는 “(관련자들에게)직무유기 업무상 과실치사는 물론 부작위 살인죄를 적용해달라”면서 “망언을 일삼는 그들을 보면 숨쉴 수가 없다”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옆 골목 일대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는 이날 현재까지 158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이태원 참사 이민아씨의 아버지(맨앞)를 비롯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태원 참사 이민아씨의 아버지(맨앞)를 비롯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할로윈 분장을 한 채 활짝 웃던 아들의 생전 사진을 든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할로윈 분장을 한 채 활짝 웃던 아들의 생전 사진을 든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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