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조은정 기자=LG화학과 한화가 고려아연과 '배터리·에너지 동맹'을 맺고 글로벌 진출 확대 및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LG화학은 23일, 고려아연과 미국 IRA(Inflation Reduction Act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방지법) 충족을 위한 원재료 발굴 등 포괄적 사업 협력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고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2576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맞교환 하기로 했다.

양사는 특히 전지소재 분야에서 IRA에 공동 대응키로 하고, 법안을 충족하는 메탈을 공동으로 발굴하는 등 북미에서의 양극재 원재료 공급 안정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LG화학은 양극재 분야에서 라인당 1만 톤 이상의 생산성을 확보하고 있고, 고려아연은 전지 메탈 수급 및 건식제련을 통한 메탈회수, 고순도 메탈 제조 역량 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 양사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가 클 것으로 양측은 기대하고 있다.

LG화학은 22일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Clarksville)에서 테네시주와 양극재 공장 건설 MOU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밝히고, 연산 12만톤의 미국 최대 규모 양극재 공장 건설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은 양극재 공장 조감도. (자료=LG화학)
LG화학은 22일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Clarksville)에서 테네시주와 양극재 공장 건설 MOU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밝히고, 연산 12만톤의 미국 최대 규모 양극재 공장 건설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은 양극재 공장 조감도. (자료=LG화학)

LG화학은 현재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미국 최대인 12만 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으며, 고려아연은 지난 7월 미국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기업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하는 등 북미 전지 소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그니오가 리사이클링을 통해 리튬·니켈과 같은 광물을 얻어 LG화학에 우선적으로 공급한다면 미국 현지에서 '리사이클 광물-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배터리 소재 공급망(Supply Chain) 구축이 가능하게 된다.

참고로 양극재의 원재료인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을 결합해서 만들어지며, 양극재 재료비의 약 70%를 차지한다.

이와 함께 양사가 합작해 국내 울산광역시에 건설중인 전구체 공장의 생산능력을 당초 2만 톤에서 5만 톤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LG화학과 고려아연 계열사 켐코는 지난 6월 합작 설립한 '한국전구체주식회사'를 통해 울산광역시 온산 산업단지에 2024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전구체 공장을 건설중이다.

양사는 확고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및 향후 협업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자사주 맞교환을 통한 상호 지분 취득도 진행한다. 사업적 협력에 더해 자본적 제휴를 진행함으로써 미래 협력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함이다.

LG화학이 보유한 자사주 36만 7529주(발행 주식총수 대비 0.47%)를 고려아연이 보유한 자사주 39만 1547주(발행 주식총수 대비 1.97%)와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교환하며, 총 거래 금액은 2576억 원 규모다. 교환된 주식의 양도 제한은 2년이며, 처분시에는 상호 우선 협상권을 갖게 된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업계 최고의 전문 역량을 보유한 두 기업이 전지 소재 등 전 세계적으로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미래 성장동력 분야에서 힘을 모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더 큰 성장,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과감한 사업 협력을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도 23일, 수소,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및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확대하고 신사업 역량을 증대시키기 위하여 고려아연과 주식 맞교환을 통한 사업제휴를 맺는다고 밝혔다.

한화-고려아연 사업제휴 내용. (자료=한화)
한화-고려아연 사업제휴 내용. (자료=한화)

한화는 이번 제휴로 최근 합병한 건설부문의 신성장 동력인 수소와 풍력발전 등 그린 에너지 사업 분야를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글로벌부문은 고려아연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마이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양사는 사업 결속력 강화를 위해 자기주식을 맞교환했다. 파트너십 강화는 물론 자기자본 증가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얻게 됐다. 이번 거래는 고려아연이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국내외 기업 및 투자자 유치하는 과정에 한화가 참여하며 성사됐다.

건설부문은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호주 암모니아 수입에 따른 국내 저장 시설, 암모니아 크래킹(수소 전환) 시설, 수소 연료전지 및 수소 가스터빈 발전소, 고려아연 배출 CO2 포집 시설 건설에 참여할 계획이다.

또, 한화가 개발중인 육상 풍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고려아연이 구매하고, 양사가 함께 해상 풍력발전소 개발사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의 본업이자 핵심사업인 제련에 필요한 광물자원 확보를 위해 해외 자원개발에도 참여한다. 한화는 고려아연의 자원개발에 필요한 화약, 전자뇌관 등 첨단 발파 솔루션을 제공하여 디지털 데이터에 기반한 채굴 효율성 및 광산 운영 안정성 향상을 위해 협력하게 된다.

또, 한화가 미국에서 추진 예정인 블루암모니아 투자 사업에 고려아연이 공동 참여해 상호 사업 안정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는 사업제휴 결속력 및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한화가 보유한 자사주 7.3%와 고려아연의 자사주 1.2%를 맞교환 하기로 했다. 한화는 자사주 맞교환으로 자기자본이 1270억 원 가량 증가함에 따라 부채비율도 일부 감소하는 등 재무구조도 개선된다. 또, 건설부문 및 글로벌부문의 사업적 시너지 창출로 회사의 내재가치 상승과 주주가치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

한화 건설부문 김승모 대표는 "합병된 건설부문은 신규 미래사업 기회를 확보하고, 글로벌부문 또한 발파 솔루션 사업에서의 확대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가는 이번 사업제휴·지분투자로 고려아연의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노우호 연구원은 "LG화학은 고려아연 자회사인 켐코와의 합작법인(한국전구체주식회사)을 통해 안정적인 원재료 조달과 조달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고, 고려아연은 성장성이 담보된 합작사에 판매가 가능해진 점이 이점"이라며 "LG화학은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을 자회사로 보유해 폐배터리 회수율이 경쟁사보다 높고, 고려아연은 건식제련 기반으로 폐배터리의 메탈 추출 역량이 높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이종형 연구원은 3사의 주식 교환과 관련 "이번 자사주 맞교환을 통해 글로벌 배터리시장과 수소시장을 선도하는 LG화학, 한화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했다는 점은 중장기 관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베스트증권 안회수 연구원도 "이번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처분은 LG화학과 한화가 고려아연을 중장기적 사업파트너로서 지원한다는 의도로 해석된다"며 "LG화학과는 2차전지 소재부문, 한화와는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사업 부문에서 기대되는 시너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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