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실로 가관(可觀)입니다. 그냥 귀 막고 눈 감고 살려고 해도 세상은, 특히 우리나라 정치판은 이 노옹(老翁)을 가만두지 않네요. 정말 양심과 염치가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공자(孔子)가 어느 날 길을 가다가 길가 숲에서 대변을 보고 있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공자는 즉시 제자들에게 그 사람을 데리고 오도록 하여 그를 호되게 꾸중을 하였지요. 대변을 본 그 사람은 부끄러운 얼굴을 하며 얼굴을 싸매고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얼마 후, 이번에는 길 한 가운데에서 대변을 보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러자 공자는 저 사람을 피해서 가자고 했습니다. 제자들이 의아(疑訝)해 물었습니다.

“스승님, 어찌하여 길 가운데에 똥을 싸는 저자(者)를 피해 갑니까? 저자는 길가에 똥을 싼 놈보다 더 나쁜 놈인데요.” 이에 공자가 답하기를, “저자는 아예 양심도 없는 자다. 길가에 똥을 싸는 자는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 양심이라도 있으니 가르치면 되지만, 아예 길 한가운데서 똥을 싸는 자는 양심이라는 것이 없으니, 어찌 가르칠 수 있겠느냐?”

천하의 공자도 양심이 없는 인간은 어쩔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맹자(孟子)도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다.(無羞惡之心 非人也)” 라고 했습니다. 근래 우리 사회는 길 한 가운데에서 똥을 싸고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인간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들을 교화(敎化) 시키는 방법이 없을까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법(法)이고 양심이고 다 내던져 버린 인간들, 국민의 혈세로 온갖 특권을 다 누리고 있는 그들이건만, 털끝만큼의 양심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후안무치(厚顔無恥)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옛날 그리스의 ‘프로크루스테스’라는 도둑은, 행인(行人)을 자기 집에 끌고 가서 무작정 침대에 눕히고는 침대보다 몸이 길면 몸을 잘라서 죽이고, 침대보다 몸이 짧으면 몸을 늘여서 죽였다고 합니다. 침대를 사람에 맞춘 게 아니라 사람을 침대에 맞춘 것이지요.

모든 기준을 자기네들 멋대로 정하는 저들이 바로 도둑 ‘프로크루스테스’가 아닌가요? 관자(管子) <목민편(牧民編)>에 보면, ‘사유(四維), 즉 예의염치(禮義廉恥)가 무너지면 나라가 망한다.’라고 했습니다.

부끄러움이 없는 무리가 권력을 쥐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보면 좋을까요? 나라의 주인들인 국민은 이 도둑들을 두고 보아야만 할까요? 나라는 지금 총체적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옛 선현들은 이런 사태를 보고 ‘누란(累卵)의 위기’라 했습니다.

누란이란 알을 쌓거나 포개 놓았다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요. 지금 우리는 이런 위기에 처해 있다는 말입니다. 그럼 우리나라의 위기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대충 한 번 알아봅니다.

첫째, 리더 십의 부재입니다.

정치 지도자들이 좀 큰 정치를 하면 좋겠습니다. 한 기자가 대통령에게 무례하게 굴었다고, 취임 후에 해 오던 ‘도어스태핑’인가 뭔가를 폐한데 서야 어디 쓰겠습니까? 너그럽고 부드럽게 덕을 베풀 수 있는 대통령을 보고 싶습니다.

둘째, 경제가 어렵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고사(枯死) 직전에 놓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 어려운 경제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안 하고, 정쟁만 일삼는 여야 정치인들의 꼴을 이젠 안 보면 국민의 가슴이 뻥 뚫릴 것입니다.

셋째, 안보가 일촉즉발입니다.

북한이 거의 매일 미사일은 펑펑 쏘아 대고 있습니다. 국민이 불안해서 못 살겠다고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어제 북한의 김여정인가 하는 여인이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막말을 퍼붓고 도전 해오는 꼴값을 더는 볼 수가 없습니다.

넷째, 이태원 참사 해결이 시급합니다.

대형참사 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쩔쩔맵니다. 쾌도난마(快刀亂麻)식으로 원인을 밝혀내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이 사태에 책임 있는 인사를 정리한 후, 유가족에 진심 어린 사과를 올리며, 그분들의 요구를 흔쾌하게 수용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고 이 사태를 질질 끌면, 사회가 걷잡을 수 없는 위기로 치달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섯째, 사회불안 요소가 팽배합니다.

어제부터 전국화물연대를 비롯하여 각종 이익 단체들의 소위 ‘동투(冬鬪)'가 시작되었습니다. 강제로 막을 수 있을까요? 지금 각 재야단체의 <대통령 퇴임, 김건희 특검>을 외치며 그 도가 점점 더해갑니다. 또한 이에 맞선 보수단체들의 시위, 그 꼴 또한 봐줄 수가 없습니다.

여섯째, 정치 보복이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

내 편이 아니면, 마구 잡아 넣는 것 같습니다. 그 마구잡이 식 수사에 국민은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물론 죄 지은 사람들은 응징해야 지요. 그런데 죽기 살기 식 수사로는 정치 안정, 사회 안정은 언제 이룰 것인가요? 대통령의 공약대로 우선 여야 협 치를 통해 이 사회를 안정 시켜야 합니다.

어떻습니까? 어찌 나라의 위기가 이 몇 가지에 한할까요? 정치인들이 정치를 안하고 정쟁만 합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 아닙니다. 이 사회 불안 요소를 해결하지 않고서 어떻게 나라의 위기를 벗어나고 국민을 안심 시키려 하는지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11월 25일

덕산 김덕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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