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건희, 명백한 통정매매..檢, 소환조사하고 엄단해야"
공판검사 "김건희 직접 영업점에 전화해서 거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재판서 김건희 여사 거래 상황 공개

[정현숙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법정에서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직접 가담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사실이 공개됐다"라며 김씨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제는 도저히 덮어버리거나 뭉개고 지나갈 수 없는 증거가 나왔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그동안 김 여사는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자금과 계좌를 남에게 빌려줬을 뿐 거래내용은 몰랐다고 주장해왔는데, 주가조작 일당들 사이에 '주식을 팔라’는 문자메시지가 전송된 뒤, 단 7초 만에 김 여사가 직접 전화로 매도 주문을 넣은 게 확인됐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 "법정에서 검사의 입을 통해 드러난 사실"이라며 "명백한 통정매매다. 김 여사가 주가 조작에 직접 가담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은 1년이 지나도록 김 여사를 소환 조사 한번 하지 않고 있다"라며 "아무리 '윤석열-한동훈 사단'이 장악한 검찰이라지만 지켜야 할 선이 있다"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보복·표적수사에는 수사 인력을 총동원해서 사냥개처럼 달려드는 게 현 검찰"이라면서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 일가 앞에서는 순하디 순한 애완견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범죄에 사용한 권총에서 아직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손잡이의 지문도 선명하다"라며 "검찰은 즉시 김건희 여사를 소환조사하고 엄단해야 할 것이다. 검찰에 대한 국민 불신이 극에 달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가조작범 사이에 '주식을 팔라'는 문자메시지가 전송된 직후, 김건희씨가 증권사 영업점에 전화로 실제 매도 주문을 넣은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심리로 열린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주가조작 재판에서, 검찰은 최근 해외로 도피했다 자진 귀국해 구속된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 이사 민모 씨를 증인 신문하며 이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와 김건희씨의 주식 거래 기록을 제시했다.

검찰은 재판에서 "이때 당시에 영업점 단말로 김 여사가 직접 직원에게 전화해서 거래했다"라며 "누군가가 김 여사에게 전화에서 팔라고 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누가 매도 지시를 전달한 건지 민씨를 추궁했다.

주가조작 재판에서 언론이 정작 중요한 사실은 빠트린다고 짚었던 KBS 홍사훈 기자는 4일 [3300원에 8만주, 김건희 여사가 직접 주문했다?] 기사에서 공판검사와 김건희씨 계좌를 관리했던 블랙펄 민씨가 주고받은 증인신문 내용을 올리고 김건희씨의 통정매매 혐의가 공판검사의 입에서 확인된 시점을 파악했다.

검사: 2010년 10월 28일 문자메시지로 김OO이 ‘12시에 3300에 8만개 때려달라고 해주셈’이라고 보냈고 증인은 ‘네, 준비시킬게요’ 라고 보낸 것 맞나요?

민씨: 네

검사: 11시 44분 문자로 김OO로부터 ‘매도하라 하셈’ 문자가 온 뒤 7초 뒤 김건희 여사 명의 계좌에서 3300에 8만주 정확히 매도 주문 나오고 증인(민씨) 명의 계좌 등으로 매수됐죠?

민씨: 네

홍 기자는 "사실 이 문자메시지 내용은 지난 4월 1일 열린 공판에서 이미 공개된 내용이고 일부 매체에서 보도되긴 했지만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라며 "그런데 지난 금요일(2일) 공판에서 검사가 매우 중요한 사실을 법정에서 말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검사는 "당시 김건희 여사 명의 대신증권 계좌는 김건희 여사가 영업 단말로 증권사 직원에게 직접 전화해서 낸 주문이었어요"라고 말했다. 3300원에 도이치 주식 8만주를 매도한 게 김건희씨 본인이라고 확인해준 것이다.

주가조작 공범들이 작전에 필요해 8만주를 매도해 달라고 요청한 직후 김건희씨가 직접 전화 주문으로 자신의 계좌에 있던 도이치 주식 8만주를 3300원에 내놨다고 공판 검사가 말한 것에 홍사훈 기자는 "범죄행위일 수도 있는 거래에 김건희 여사가 직접 행동에 나섰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홍 기자는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1차 작전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리고 곧이어 2차 작전이 시작됐는데 이때 주가조작 선수 '이OO' 대신 또다른 '이OO 회장'이 주포로 투입된다"라며 "김건희 여사가 단순히 증권계좌와 자금만 빌려준 상태에서 나몰라 한게 아니고 직접적인 행동이 있었다는 사실이 지난 금요일 법정에서 검사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 언론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어서 그렇지 재판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들이 툭툭 튀어나오고 있다. 그것도 공판을 담당하고 있는 검사들의 입을 통해"라고 덧붙였다.

김건희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조작 과정에서 자금을 댔다는 ‘전주’ 혐의를 받고 있다. 공범 혐의가 제기된지 1년이 넘었지만, 검찰은 김씨에 대해 소환조사는 커녕 서면조사 조차도 없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검찰이 무혐의로 가닥을 잡았으나 여론의 눈치를 보고 공소시효 임박한 지금까지 시간을 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4일 한겨레에 “통상 공범이면 검찰에서 한꺼번에 기소한다. 권 전 회장을 기소할 때 기소하지 않은 거라면 사실상 그때부터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국민적 이목이 쏠려있는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 사건이라 검찰도 무혐의 처분하기에는 여론이 신경 쓰이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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