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8일(목)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소재 본사에서 회의를 개최하고 진옥동 후보(현 신한은행장)를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최종 후보로 추천된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회추위에 이어서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후보 추천에 대한 적정성 심의, 의결을 거쳐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확정됐다. 이어 내년 3월 신한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진 후보는 후보로 확정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믿고 거래해주신 고객들에게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많은 상처를 드렸기 때문에,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지속가능한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재무적 이익의 크기보다는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시대가 요구하는 내부통제, 소비자 보호 등에 중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회추위는 진옥동 후보 추천 사유로 SBJ은행 법인장,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신한은행장 등을 역임하며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 특히 지난 4년간 신한은행장으로 근무하며 리딩뱅크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 지속적인 성과창출 기반을 마련해 온 점,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달성하는 경영능력과 더불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탁월한 위기관리 역량을 보여주었다는 점을 꼽았다.

아울러 진옥동 후보가 다가올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하며, 내외부의 역량을 축적하고 결집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유하여 그룹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글로벌 확장과 성과창출을 보여줄 적임자라고 후보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전북 임실 출신으로, 덕수상고 3학년 시절 기업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하다가 6년 뒤 현재의 신한은행으로 이직했다. 은행에서 근무하면서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을 전공하고, 중앙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까지 받을 만큼, 일과 공부에 열정을 보였다. 이제 상고 출신 은행원으로 출발해 실력 하나로 은행장, 4대 금융지주 수장까지 오른 인물로 꼽히게 됐다.

금융권에서 잘 알려진 '일본통'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신한은행 인력개발실 등에서 일하던 진 내정자는 1997년 오사카 지점으로 발령받아 해외 근무 경력을 쌓았는데, 2002년 귀국했다가 2008년 다시 일본으로 가 오사카지점장을 역임한 바 있고, 2011년 일본 SH캐피탈 사장에 오른 뒤 2015년 SBJ은행 법인장을 역임했으며, 일본 현지 소매금융 시장 공략으로 SBJ은행을 고속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 내정자가 신한금융 차기 회장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지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3분기 KB국민은행의 순익 2조 5506억 원을 제치고 2018년 이후 4년 만에 '리딩뱅크' 타이틀을 탈환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신한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9094억 원으로, 전년 동기(7593억 원)에 비해 19.8%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5925억원으로 21.7% 증가했다.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다.

한편 이번 추천을 앞두고 업계에서는 전임 조용병 회장이 3연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차기 회장 후보 3명에 포함돼 있었던 조용병 회장은 신한은행에 행원으로 입사해 33년 만에 은행장까지 오른 정통 '신한맨'인데다, 상당한 성과를 낸 바 있어 3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조용병 회장은 8일 오전, 서울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면접에서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후 신한금융지주는 회추위와 이사회를 거쳐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후보로 확정된 뒤 조용병 회장의 후보 사퇴에 대해 "사전에 별도의 이야기가 없었다. 면접에 올라갈 때까지도 (조 회장의) 사퇴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얼떨떨하고, 면접을 준비했지만 이렇게 빨리 (회장 후보가 되는 상황이) 올 줄은 몰랐다. 당황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회장은 사퇴 의견을 밝힌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문 경영인으로서 차기, 차차기(회장)를 보면서 인사를 해야 한다. 이번에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선정한 후보군에 훌륭한 후배들이 올라왔기 때문에 세대교체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행원으로 입행해서 회장이 된 첫 사례로서, 보상도 많이 받았다"며 "그동안 믿고 따라준 후배, 동료들에게 고맙고 이제 가정으로 돌아가 남편, 아빠, 할아버지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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