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 “다 큰 자식 놀러가는 걸 못 말려놓고..왜 정부에 모든 책임 떠 넘기나"
유가족협의회 “세월호 같은 길이 어떤 길인데 그길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이냐..세월호 유가족이나 우리가 반정부 세력이냐?”
김성회 “다 큰 자식 놀러가는 걸 못 말려놓고..왜 정부에 모든 책임 떠 넘기나"
권성동, 유가족협의회 출범에 “세월호처럼 횡령수단될 수도”

[정현숙 기자]= 여권 인사들의 막말이 선을 넘고 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뿐 아니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마저 욕보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0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출범을 두고 “세월호과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라며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 유가족에 대한 참담한 인식을 드러냈다.

여권 중진 의원의 막말 논란이 가라 앉기도 전,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다 큰 자식들이 놀러가는 것을 부모도 못 말려놓고 왜 정부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깁니까?!"라고 또 다시  희생자 유가족에게 책임을 돌리는후안무치한 발언을 내놨다.

김 전 비서관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분들…자식들이 날 때부터 국가에 징병됐나요?"라고 물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언제부터 자유 대한민국 대통령이 '어버이 수령님'이 됐나요?"라고 정치권은 물론 유가족을 대놓고 조롱했다. 

김 전 비서관의 이태원 참사 유가족 비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1월 3일에도 그는 유가족들을 겨냥해 "국가도 무한책임이지만, 개인도 무한책임"이라며 "부모도 자기 자식이 이태원 가는 것을 막지 못해 놓고 '골목길에 토끼몰이 하듯이 몰아넣었다'는 표현이 나오는 것인지"라는 막말을 했다.

비판적인 여론이 거세졌지만, 김 전 비서관은 자성은커녕 다음날 페이스북에 "인간에게는 다른 사람의 베품을 고마워하는 유효기간은 결코 6개월이 안 된다"라고 유족을 겨냥해 또 다시 대못을 박는 말을 이어 나갔다.

김 전 비서관은 "그리고 결국 '제2의 세월호 사태'로 치닫게 되어 있다"라며 "배려를 받고 은혜를 받는 사람들은 배려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른다. 베품을 받는 사람들은 곧 그 베품이 자신의 권리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난데없는 참변을 당한 국민에게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를 김 전 비서관은 하지 않아도 될 시혜를 베푸는 것 마냥 왜곡된 인식을 드러냈다.

여권 인사들의 이런 망언에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세월호 같은 길이 어떤 길인데 그길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이냐” “세월호 유가족이나 우리가 반정부 세력이냐?” “세월호 유가족도 자식 잃고 슬픔에 정부에 억울함을 풀어 달라고 요구한 것이고 저희도 마찬가지”라고 받아쳤다.

유가족협의회 이정철 대표는 “우리를 왜 정쟁으로 몰고 가는가?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가슴은 무너져 내리고 있는데 왜 갈라치기 하는가. 책임있는 정부여당이 할 말인가?”라며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여당에 유가족들의 연락처를 달라고 했는데 지금도 안 준다. 유가족들이 대한민국에서 다 없어져야 당신들이 발뻗고 살 수 있는 것이냐?”라면서 울분을 토했다.

"이태원 유가족 협의회가 세월호 처럼 횡령 수단이 될 수도 있다"라는 권성동 의원의 발언에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11일) SNS를 통해 "괴물은 되지 맙시다. 사람이라면"이라고 꼬집었다.

이해식 의원은 "유가족협의회 출범 선언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혐오와 차별의 언어를 동원해 유가족협의회를 비난의 도마 위에 올려놓는 패륜적인 망동이라 아니할 수 없다"라며 "권력을 가지면 그렇게 되는가. 윤핵관의 정신세계는 그런가. 눈물과 한숨으로 날을 지새는 분들을 향해 혐오의 칼질을 해대고 차별의 대못을 박아야 직성이 풀리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온 세상으로부터 진정어린 위로를 받아도 슬픔을 가눌 길 없는 분들이 권력자로부터 욕보임을 당하고 있다"라며 "생떼같은 자식을 잃고,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분들이 대통령과 가장 가깝다는 사람으로부터 무지막지한 언어폭력에 짓이겨지고 있다. 이래도 되는가. 하늘이 무섭지 않나. 권의원은 패륜의 언사를 거두고 유가족 앞에 무릎 꿇고 석고대죄하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마저 12일 페이스북에 “사이코패스 정권”이라며 "다 큰 자식이 놀러 다니면 죽는 나라가 정상이냐?”라 “다 큰 자식이든 덜 큰 자식이든 자식들이 놀러 다녀도 안 죽는 나라 만들 자신 없으면 당장 정권 내놔야지”라고 꼬집었다.

진 교수는 또 안철수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의 이태원 참사 발언과 관련해 “도대체 이 사람들, 제 정신인가?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집단으로 실성한 듯. 세월호의 재판이 될 듯. 곧 대통령실과 집권 여당이 공동으로 유가족들 옆에서 폭식 투쟁이라도 할 태세”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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