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명 희생자 추모제 완전 외면한 尹정부·대통령실·국힘 3각 편대, 아크로비스타 주민들에겐 '떡' 돌리기까지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49재를 맞아 지난 16일 저녁 유가족이 참여한 시민 추모제가 열렸다. 강추위에도 많은 시민들이 발걸음해 추모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 그 시각,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중소기업 관련 행사에 참여해 크리스마스 트리에 점등을 하고 술잔 등을 구매했다. 이같은 대통령 부부의 처신을 두고 희생자들과 유가족을 우롱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그 뿐 아니라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관저에 입주하기 전까지 거주했던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주민들에게 떡을 돌렸다는 사실까지도 공개되며 또 논란이 커졌다.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49재를 맞아 지난 16일 저녁 유가족이 참여한 시민 추모제가 열렸다. 강추위에도 많은 시민들이 발걸음해 추모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 그 시각,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중소기업 관련 행사에 참여해 크리스마스 트리에 점등을 하고 술잔 등을 구매했다. 이같은 대통령 부부의 처신을 두고 희생자들과 유가족을 우롱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49재를 맞아 지난 16일 저녁 유가족이 참여한 시민 추모제가 열렸다. 강추위에도 많은 시민들이 발걸음해 추모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 그 시각,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중소기업 관련 행사에 참여해 크리스마스 트리에 점등을 하고 술잔 등을 구매했다. 이같은 대통령 부부의 처신을 두고 희생자들과 유가족을 우롱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이날 저녁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진행된 '윈-윈터 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석했으며,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트리 점등식에 참여하고 이어 현장에서 만난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을 만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에서 "트리의 밝은 빛이 새롭게 도약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앞날을 환하게 비추고, 더 나아가 국민 모두에게 행복이 가득한 겨울을 가져와 주기를 기원한다"라며 "새로운 도약과 큰 희망을 만들어내자"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현장에 차려진 '소상공인 상품 TOP 10' 부스를 둘러보며 식물가죽을 활용한 지갑, 방짜유기로 된 둥근 술잔 등 물건을 구입했다. 평소 애주가로 유명한 윤석열 대통령은 술잔을 고르며 "술 좋아한다고 술잔 샀다고 그러겠네"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백년가게로 선정된 업체의 부스에서 떡과 빵도 구입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이태원역 인근에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가 개최한 시민추모제 '우리를 잊지 말아 주세요'가 진행됐다. 추모제에는 300여 명이 넘는 유가족이 참석했고, 추모와 위로의 마음을 전하려 온 시민들이 강추위에도 모여들었다. 이 자리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같은당 의원 10여명도 참석해 희생자를 애도하고, 녹사평역 인근 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고인을 떠나보내는 49재를 맞아 이태원에 모인 유가족과 시민들이 희생자 이름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목놓아 외쳤다. 이들의 외침과 함께 대형 모니터에 희생자 한 명, 한 명의 미소가 비치자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눈물과 통곡이 이어졌다. 또 직접 연단에 올라 마이크 앞에 선 유가족들은 고인이 된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도 울먹이며 외쳤다. 

하필이면 158명이 숨진 참사의 49재 추모제를 하는 날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이같은 행사를 즐겁게 하고, 아크로비스타 주민들에게 떡까지 돌린 셈이다. 

이재정 의원은 "우리 아이들을 경건하게 보내는 순간까지 오롯이 추모의 마음과 기도만으로 채울수 없게 하는, 이게 무슨 짓인가"라며 "유가족이 목에 두른 목도리는 모두의 피눈물과 상처, 고통을 의미한다. 공교롭게도 사진 속 같은 빨간 목도리, 가슴이 미어진다. 크리스마스 트리 앞의 그들의 환한 미소가 비수.. 같다. 온 국민의 가슴을 후벼판다"고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사진=김석 기자
이재정 의원은 "우리 아이들을 경건하게 보내는 순간까지 오롯이 추모의 마음과 기도만으로 채울수 없게 하는, 이게 무슨 짓인가"라며 "유가족이 목에 두른 목도리는 모두의 피눈물과 상처, 고통을 의미한다. 공교롭게도 사진 속 같은 빨간 목도리, 가슴이 미어진다. 크리스마스 트리 앞의 그들의 환한 미소가 비수.. 같다. 온 국민의 가슴을 후벼판다"고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사진=김석 기자

이를 두고 49재 추모제에 참석한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무릇, 떠난 이와 유가족들에게 한없이 죄스러운게 나랏일 하는 사람들이다. 나 역시 오늘 이 시간 만큼은 함께 하고자 이태원거리에 나섰지만, 송구함에 추모제 내내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라며 "하물며 당신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했다.

이재정 의원은 "이게 같은!! 날, 같은!!시간 대한민국 대통령이 할일인가"라며 "사과는 고사하고, 응당. 진작에. 자리를 물렸어야할 장관 비호하며 유가족을 우롱하더니. 기어코.. 대통령의 책임은 차치하고, 인간의 도리 최소한의 도리로라도, 이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이재정 의원은 "우리 아이들을 경건하게 보내는 순간까지 오롯이 추모의 마음과 기도만으로 채울수 없게 하는, 이게 무슨 짓인가"라며 "유가족이 목에 두른 목도리는 모두의 피눈물과 상처, 고통을 의미한다. 공교롭게도 사진 속 같은 빨간 목도리, 가슴이 미어진다. 크리스마스 트리 앞의 그들의 환한 미소가 비수같다. 온 국민의 가슴을 후벼판다"고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경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49재, 대통령은 어디에'라는 제목의 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미소 지으며 술잔을 사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유하며 "오늘 같은 날, 다른 축제 현장에서 이렇게 활짝 웃어야만 했을까"라고 일갈했다. 

이경 부대변인은 또다른 글에서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관저에 입주하기 전까지 거주했던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주민들에게 떡을 돌렸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논란이 된 사진에는 대통령 부부 명의의 감사 메시지와 소량의 떡이 담긴 상자의 모습, 아크로비스타 생활지원센터가 이날 입주민에게 떡 배부 소식을 알린 메시지 등이 담겨 있었다. 그는 "49재에 아크로비스타에서 떡을 돌려아먄 했나? 49재에 다른 축제현장에서 활짝 웃으며 술을 사야 했나"라고 일갈했다.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도 17일 SNS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 49재에 추모는커녕, 성탄절트리 점등행사에 나가고 아크로비스타 주민에게 떡까지 돌린 윤석열 김건희 부부. 개사과 모욕이 떠오른다"라며 "국민의 분노가 두렵지 않은가? 매일매일이 부끄럽다"고 질타했다. '개사과 모욕 사건'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 전두환씨 두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뒤,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반려견에게 인도사과를 먹이려는 사진을 올렸다가 빚어진 파문이다. 

김진애 전 의원은 또 '갑자기 49제를 강요하는 건 무슨 일이냐. 방식을 강요하지 말고 방식이 다르다고 비판하지 말라'며 대통령 부부를 두둔하는 트위터 사용자에겐 "49제가 아니고 49재다. 유가족들이 스스로 하는 추모행사이기 때문에 아픈 마음을 같이해주는 측은지심이 인지상정"이라며 "사회적 참사의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이 최소한 다른 행사에 가서 웃고 떠들거나 아크로비스타 떡돌리는 것은, 인간다움에 대한 깊은 절망을 남긴다"라고 돌려줬다. 사진=고승은 기자
김진애 전 의원은 또 '갑자기 49제를 강요하는 건 무슨 일이냐. 방식을 강요하지 말고 방식이 다르다고 비판하지 말라'며 대통령 부부를 두둔하는 트위터 사용자에겐 "49제가 아니고 49재다. 유가족들이 스스로 하는 추모행사이기 때문에 아픈 마음을 같이해주는 측은지심이 인지상정"이라며 "사회적 참사의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이 최소한 다른 행사에 가서 웃고 떠들거나 아크로비스타 떡돌리는 것은, 인간다움에 대한 깊은 절망을 남긴다"라고 돌려줬다. 사진=고승은 기자

김진애 전 의원은 또 '갑자기 49제를 강요하는 건 무슨 일이냐. 방식을 강요하지 말고 방식이 다르다고 비판하지 말라'며 대통령 부부를 두둔하는 트위터 사용자에겐 "49제가 아니고 49재다. 유가족들이 스스로 하는 추모행사이기 때문에 아픈 마음을 같이해주는 측은지심이 인지상정"이라며 "사회적 참사의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이 최소한 다른 행사에 가서 웃고 떠들거나 아크로비스타 떡돌리는 것은, 인간다움에 대한 깊은 절망을 남긴다"라고 돌려줬다.

이날 유가족들은 △정부책임 인정 및 대통령 공식사과 △피해자 참여하는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참사 피해자에 대한 인도적 지원대책 마련 △희생자들에 대한 기억과 추모공간 마련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 방지 등을 요구했다. 유가족들은 추모제에 참여한 시민들과 함께 요구안을 전달하러 용산 대통령실로 향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날 차벽을 세워 유가족과 시민을 막았고, '미신고 집회'라는 이유로 행진을 중단하라며 불통으로 일관했다. 이에 가족은 대치하다가 대표단 일부가 대통령실에 요구서를 전달하는 것으로 하고 상황을 마무리했다. 

실제 이날 49재 추모제에 정부, 대통령실, 국민의힘 관련자 누구도 참여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조계사에서 열린 추모위령제에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참석시켰지만, 정작 추모제엔 아무도 발걸음을 하지 않았으며 관련 메시지조차 역시 없었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 등이 발걸음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행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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