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은 스님에게 육포, 尹대통령은 농민에게 '중국·미국산' 선물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이름으로 농민들에게 전달된 연말 선물이 죄다 중국·미국산 농산물인 것으로 확인되며 한바탕 논란이 일고 있다. 즉 고의로 농민들을 모독하는 것이 아니냐는 구설수를 낳고 있는데, 과거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설 선물로 불교계에 육포를 보냈다가 구설수에 올랐던 일도 오버랩된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17일 페이스북에 "어제(12.16) 지역 주민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며 "'대통령이 정신나간 것이 아니냐? 대통령으로부터 연말 선물을 받았는데 뜯어보니 내용물이 모두 외국 수입산이었다. 일부러 농민 열받게 하려고 선물 보낸 것이냐?'(는 질문이었다)“라고 전했다.

윤준병 의원은 내용물인 농산물 및 견과류 가공품의 원재료 모두가 '외국산'인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땅콩·호박씨는 100% 중국산, 호두·아몬드·건자두·파스타치오는 100% 미국산이었다. 

윤준병 의원은 "대통령의 품격에 맞는 연말 선물로 사용할 수 있는 국산 농산물이 없었나"라며 "대통령이 국민들께 연말 선물로 '외국산 원재료'를 사용한 농산물 및 견과류 가공품을 보낸 정신나간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해당 선물을 받은 농민은 무려 2,200여 명에 달한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 직원들조차 횡설수설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를 행정안전부에서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행안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1981년부터 탄광 근로자, 환경미화원, 사회복지사 등 현장 근로자에게 연말에 대통령 명의의 선물을 지급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직업재활을 지원하고자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에서 만들어진 견과류 세트의 원재료에 수입산이 포함됐다"며 향후 원산지 등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같은 구설은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검사' 출신인 황교안 전 대표에게도 있었다. 지난 2020년 1월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은 설 명절을 앞두고 황교안 대표 명의로 조계종 총무원 등에 육포 선물을 보냈다가 논란을 빚었다. 조계종은 대승불교의 영향을 받아 육식을 금하는데도, 소고기로 만든 육포를 보내는 이해할 수 없는 행위를 했던 것이다.

당시 자유한국당 측에선 “전체적으로 설 선물을 육포로 하고, 불교계는 한과로 하기로 했는데 배송하는 업체와의 소통 실패로 오배송됐다”며 “배송 당일에 찾아가 사과하고 회수한 뒤 한과 선물을 드렸다”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