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 김덕권칼럼] 수호랑

수호랑

대개 사람은 각자 수호신(守護神)을 모시고 있다 합니다. 수호신은 개인이나 가정, 국가 등을 지키고 보호해 주는 신(神)을 말합니다. 그럼 나의 수호신은 어느 분일까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수호신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있고 나를 지키도록 부탁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종교를 믿던 상관이 없습니다. 세상에 나 혼자 뿐이라는 생각과 사고를 가지고 살아간다면, 마치 어린 아이가 고아가 되어서 험한 세상을 혼자 떠돌게 되는 것처럼 결국은 고통스런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조들에게 기원을 하던, 교회를 나가던, 절이나 교당(敎堂)을 나가던, 모스크를 나가던 간에 가장 강력하고 신령(神靈)스런 존재에게 마음을 연해 수호신으로 모시고 살면 인생이 얼마나 든든해질 까요?

교회를 나가면 하느님이나 하나님께, 불교를 믿으면 부처님께, 유교를 믿으면 조상님께, 이슬람교를 믿으면, 알라께, 저처럼 원불교에 나가면《원불(圓佛)》님을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신앙과 수행을 하는 것이 각자의 수호신과 만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나의 몸과 마음이 그에 상응하도록 맑고 밝고 훈훈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각 종교에서 표현은 다르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 같은 바로서 그걸 우리는 진리라 부릅니다. 저는 다른 종교의 교리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제가 신봉하는《일원상(一圓相)의 진리》의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일원상》은 원불교의 신앙의 대상이며 수행의 표본입니다. 우주의 진리를《일원상(○)》으로 상징한 것이지요.《일원상의 진리》가 우주만유의 본원(本源)이고, 제불제성(諸佛諸聖)의 심인(心印)이며, 일체중생의 본성자리인 것입니다.

그래서 원불교의 교조(敎祖)이신 소태산(少太山) 부처님께서는 각종 각파로 분립한 세계 모든 종교의 근본 되는 원리도 하나의 진리에 바탕 하였고, 이름은 각각 다르나 어떠한 방면, 어떠한 길을 통한다 할지라도 최후의 경지에 들어가서는 모두 일원의 진리에 돌아가는 것이며, 이러한 진리에 근원을 세운 바가 없는 종교는 곧 사도(邪道)라고 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일원상 진리의 모습을 통하여 소태산 부처님은 인간의 주체성을 근본적으로 알게 하고, 이것이 곧 우주적 진리를 파악하는 데 있어 중요한 방법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이 《일원상의 진리》를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할 때 대각(大覺)의 체험이 올 수 있습니다. 대각이란 진리와 하나 됨을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각의 경지는 자신의 힘만으로 달성되는 것도 아니며, 또한 타력의 힘만으로 달성될 수도 없습니다. 자력과 타력이 뭉쳐져서 함께 나아가고, 진리와 내가 둘이 아닌 경지에 도달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입니다. 험한 세상에 참으로 힘든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기도와 수행을 통해서 이 마음의 고비를 넘기게 되면 수호신인《일원상의 진리》의 가피(加被)를 입게 되어 파란고해(波瀾苦海)에서 무난히 인생 항해를 끝마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2월 25일 막을 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 수호신이 등장했습니다. 그 이름을 <수호랑(守護郞 : Soohorang)>이라 합니다. 수호랑은 2018년 동계 올림픽의 마스코트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백호(白虎)를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수호랑이라는 이름은 ‘수호+랑’으로 이뤄진 합성어입니다. ‘수호’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 참가자, 관중들을 보호한다는 의미이며, ‘랑’은 ‘호랑이’와 강원도를 대표하는 ‘정선아리랑’의 ‘랑’에서 따온 것이라 합니다.

올림픽조직위는 ‘백호’를 선택한 것이 1988년 하계 서울올림픽 당시 마스코트였던 ‘호돌이’와의 연속성을 지키면서, 한국의 민속 신앙에서 마을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며, 인간을 보살펴주는 신으로 자주 등장하는 신성함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백호는 예로부터 흰색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정서를 바탕으로, 하얀 설원에서 펼쳐지는 동계 올림픽과 조화를 이룬다는 평도 있습니다. 또한 수호랑은 ‘도전정신과 열정’이 넘치며, ‘올림픽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지켜주는 씩씩한’ 성격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2018년 동계 패럴림픽의 마스코트의 이름은 ‘반다비(Bandabi)’라 합니다. 반다비는 한국에 자생하여 대한민국과 강원도를 대표하는 반달가슴곰을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한국인의 의지와 용기를 상징하기 때문이지요. 반다비의 ‘반다’는 반달가슴곰의 반달을 의미하고, ‘비’는 대회를 기념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이와 같이 반다비는 ‘강한 의지와 용기를 가졌고, 평등과 화합에도 앞장서는 성격’이며,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이들의 열정을 응원하는 따뜻한 친구라는 뜻이 있습니다. 또한 ‘반다비’ 역시 1988년 서울 패럴림픽 마스코트였던 ‘곰두리’와 연속성이 있습니다.

2018년 동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마스코트 선정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과 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주관했다고 합니다. 2014년 6월 대한민국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마스코트 공모전을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공모전의 당선작을 마스코트로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공모 결과 당선작을 내지 못해 무산됐다고 하네요. 이후 조직위는 디자인 전문가 그룹을 통해 2년여에 걸쳐 마스코트 개발 작업을 진행한 끝에 탄생을 한 것입니다.

어쨌든 이 ‘수호랑’과 ‘반다비’는 우리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수호신입니다. 지난 2월 9일~25일까지 17일간 그리고 3월 9일~18일까지 평창에서 펼쳐지는 감격과 감동, 평화의 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동안 아무런 사고 없이 참가하는 모든 선수와 임원들, 관중들의 무사 안녕을 지켜주는 ‘수호랑’과 ‘반다비’가 되면 그 이상의 다행스러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각자 수호신을 모시는 것은 진리에 바탕 한 은혜와 감사, 보은, 봉공의 생활을 말합니다, 진리는 <불생불멸(不生不滅)>과 <인과보응(因果報應)으로 우주만유, 삼라만상의 근원입니다.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이지요. 누구나 신앙과 수행을 통해 진리에 합하고 진리의 위력을 얻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수호신이고 수호랑이 아닐 까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월 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