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감옥, 82억 벌금' 면제 이어 '중동 특사' 거론한 대통령실, 민주당 "제정신 아니네"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사면해 15년 이상의 잔여형기를 면제받은 이명박씨가 '중동 특사'로 기여할 수 있다는 대통령실 측의 전언이 흘러나오면서, 과거 이명박 정권 시절 벌어졌던 일이 회자되고 있다. 지난 2009년 12월 이명박 정권은 UAE(아랍에미리트)와 400억 달러 규모의 바라카 원전을 수주하는 대가로 비밀군사협약을 맺은 바 있다.

해당 협약의 가장 큰 문제는 ‘UAE 유사시 한국군의 자동개입' 조항이 담겨 있다는 사실로, 즉 UAE에서 전쟁이 날 경우 한국군을 무조건 파병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한국이 중동분쟁에 엉뚱하게 개입하게 될 상황을 이명박 정권이 열었던 것이기에 심각한 문제로 지목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사면해 15년 이상의 잔여형기를 면제받은 이명박씨가 '중동 특사'로 기여할 수 있다는 대통령실 측의 전언이 흘러나오면서, 과거 이명박 정권 시절 벌어졌던 일이 회자되고 있다. 지난 2009년 12월 이명박 정권은 UAE(아랍에미리트)와 400억 달러 규모의 바라카 원전을 수주하는 대가로 비밀군사협약을 맺은 바 있다. 지난 2010년 UAE를 찾은 이명박씨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사면해 15년 이상의 잔여형기를 면제받은 이명박씨가 '중동 특사'로 기여할 수 있다는 대통령실 측의 전언이 흘러나오면서, 과거 이명박 정권 시절 벌어졌던 일이 회자되고 있다. 지난 2009년 12월 이명박 정권은 UAE(아랍에미리트)와 400억 달러 규모의 바라카 원전을 수주하는 대가로 비밀군사협약을 맺은 바 있다. 지난 2010년 UAE를 찾은 이명박씨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25일 '동아일보'는 대통령실이 '이명박씨가 중동특사로 기여할 수 있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기점으로 이를 물밑 조율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이명박 전 대통령이 UAE와 축적해 놓은 ‘신뢰 자산’도 주목받고 있다”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중동 특사 등의 형태로 더 역할해도 좋겠다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처럼 대통령실이 이명박씨와 UAE의 관계를 동시에 언급하면서 과거 일이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이란은 적' 파동에 대해 언급한 뒤, 2009년 벌어진 군사비밀협약 사항을 거론했다.

김종대 전 의원은 "당시 외교부 조약국과 법제처 관계자들이 직을 걸고 강력히 반대했던 협약이었다"라며 "협약에 따르면 UAE가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대한민국은 국군을 파병한다는 자동개입 의무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종대 전 의원은 "뿐만 아니라 한국은 UAE 군 현대화를 위한 무기체계와 기술과 정보지원까지 약속했다"라며 "한미 상호방위조약에도 없는 ‘자동개입’ 조항이 들어간 이 협약으로 인해 한국은 졸지에 UAE의 비밀 동맹이 되고 말았다"라고 강조했다.

비밀협약이 맺어질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했던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 2018년 1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9년 9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UAE를 세차례 들러 비밀 군사협정을 맺은 경위를 설명한 바 있다. 그는 당시 군사협정 내용 중 UAE 유사시 한국군이 자동 개입한다는 조항이 있음을 시인했다.

김태영 전 장관은 특히 “섣불리 국회로 가져가기보단 내가 책임지고 (비공개 군사)협약으로 하자고 했다”고 했다. 한국군 자동 개입 조항은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하는 만큼, 국회를 거치지 않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작 그는 지난 2010년 11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승민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UAE 파병 건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하자 “유사시 군사 개입하는 내용을 약속한 것은 없었다”고 한 바 있어, 결과적으론 거짓말을 한 셈이었다.

비밀협약이 일어날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했던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 2018년 1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9년 9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UAE를 세차례 들러 비밀 군사협정을 맺은 경위를 설명한 바 있다. 그는 당시 군사협정 내용 중 UAE 유사시 한국군이 자동 개입한다는 조항이 있음을 시인했다. 사진=연합뉴스
비밀협약이 맺어질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했던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 2018년 1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9년 9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UAE를 세차례 들러 비밀 군사협정을 맺은 경위를 설명한 바 있다. 그는 당시 군사협정 내용 중 UAE 유사시 한국군이 자동 개입한다는 조항이 있음을 시인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태영 전 장관이 인터뷰를 할 무렵인 그 시기 임종석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UAE로 급히 특사로 간 바 있는데, 문제의 비밀군사협약 건을 수습하기 위해 갔다는 설이 지배적이었다. 

한편 대통령실이 불지핀 '이명박 중동 특사' 논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선 "사면복권해준 것도 어처구니없는데 대통령 특사를 맡기겠다는 윤석열 정권은 지금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규탄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4대강 사업에 천문학적인 혈세를 낭비한 것도 부족해 뇌물수수, 횡령 등 온갖 부정과 비리를 저질러 감옥에 갔다 온 부패한 전 대통령, 무리한 자원외교로 자원 공기업들을 파산지경으로 몰아넣어 자원외교 국정조사까지 받아야 했던 실패한 전 대통령"이라며 이명박씨를 정의한 뒤, "더욱이 UAE 원전 수주 이면계약의 대가로 비밀군사협약을 맺었다는 논란의 장본인이었다"라고 직격했다.

임오경 대변인은 "82억 벌금 면제도 모자라 대한민국 특사로 화려하게 복귀하도록 하겠다는 꼼수인가? 아니면 정권 차원의 배려인가"라며 "대한민국의 국가 위상 추락은 물론이고 우리 국민에게 치욕을 안기는 부적절한 발상을 중단하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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