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癸卯年) 올 한 해는 온 세상이 맑고 밝고 훈훈한 세상이 펼쳐지면 참 좋겠습니다. 그 염원(念願)이 달성 되려면 이 세상에 따뜻한 말 한마디, 작은 배려가 이 세상을 살 맛 나게 할 것입니다. 그 작은 관심과 배려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인생을 변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지요.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현관문 비밀번호가 같은 집이 이 있습니다. 시골에서 시어머니가 둘째 며느리 집에 갔다가 가슴 따뜻한 며느리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아파트 현관문의 비밀번호가 알기 쉽게 설정되었기 때문입니다.

둘째 네가 사는 아파트 뒷 동에 사는 큰 아들 네도 둘째 네 처럼 비밀번호를 똑같이 해 놓았군요. 엄마가 오더라도 언제라도 자유롭게 문을 열라는 뜻이었지요. 아마 요즘은 워낙 비밀번호 외울 게 많아 헤맬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소한 일이 시어머니를 그렇게 마음 든든하게 만들지 몰랐습니다. 언제 어머니가 오시더라도 마음 놓고 문을 열 수 있게 해 놓은 작은 배려이지요. 그 며느리의 마음이 어느 것 보다 어머님을 기분을 좋게 만든 것입니다. 우스개 말로 요즘 아파트 이름이 어려운 영어로 돼 있는 게 시어머니가 못 찾아오게 그랬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오실 때마다 그저 자연스럽게 엄마 집처럼 문을 열고 들어오시라는 것처럼 만든 두 아들 네 집 비밀번호! 마음 든든하고 편안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사랑의 처방전을 준 영국의 한 시골 병원에 초라한 행 색의 부인이 찾아와 애원했습니다. “의사 선생님, 지금 제 남편이 죽어 갑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의사가 하던 일을 멈추고 서둘러 왕진 가방을 챙겨 들었지요. 그런데 부인은 의사의 눈치를 살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만…… 선생님께 미리 말씀드리는데, 저는 지금 가진 돈이 한 푼도 없습니다…….” 의사가 대꾸했지요. “그게 무슨 대 수 라고, 사람부터 살려야지요.” 의사는 그 즉시 부인을 따라 어느 낡고 초라한 집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서둘러 쓰러져 누운 부인의 남편을 진찰해 보고 나서 말했습니다. “큰 병은 아니니 안심하십시오.”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병원으로 돌아온 의사는 부인에게 작은 상자를 하나 건넸습니다.

“이 상자를 반드시 집에 가서 열어 보세요. 그리고 이 안에 적힌 처방대로 하면, 남편 분의 병은 금세 나을 겁니다.” 부인은 의사가 시키는 대로 집에 돌아와 그 상자를 열어 보았습니다. 놀랍게도 상자 안에는 처방 약 대신 한 뭉치의 지폐가 들어 있었지요.

그리고 작은 쪽지에 이런 글이 씌어 있었습니다. ‘처방전 - 남편 분은 극도의 영양실조 상태입니다. 이 돈으로 뭐든 드시고 싶은 음식을 사 드리세요.’ 부인은 감격한 나머지 눈물을 떨어뜨리며 오랫동안 그 처방전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부인에게 친절을 베푼 이 사람이 바로 일생을 사랑의 인 술을 펼친 영국의 유명한 의사 ‘올리버 골드스미스’였습니다.

셋째, 작고 못생긴 사과 이야기입니다.

어느 마을 길모퉁이에 한 과일 행상이 있었습니다. 손을 다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손 수레를 마련해 자기 마을 어 귀에서 사과를 팔기 시작한 것입니다. 장사하던 어느 날, 한 손님이 다가왔습니다. “이 사과 어떻게 하지요?” “예! 천원에 두 개 드립니다.”

손님은 삼천 원을 내고 사과를 고르는데, 작고 모나고 상처가 있는 사과만 여섯 개를 골라서 봉투에 담아 갔습니다. 며칠 후 그 사람이 또 와서는 똑같이 그렇게 사과를 작고 모나고 상처 난 것만 골라 갔지요.

그 사람이 세 번째 오던 날 행상이 말했습니다. “손님 이왕이면 좋은 것으로, 좀 골라 가시지요!” 손님은 행상이 하는 말을 듣고도 그저 웃는 얼굴로 여전히 작고 시들고 모나고 못생긴 사과만 골라 담으며 말했습니다.

“그래야 남은 사과 하나라도 더 파시지요. 저도 어렵게 사는데 댁은 더 어려워 보이세요. 힘을 내세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잖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그 행상은 숨이 멈출 것 같았지요. 그리곤 행상은 그만 감격의 눈물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아! 아직은 세상에 아름다운 사람들이 이렇게 있구나!’ 사과 봉지를 들고 돌아서 가는 그 사람의 뒷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가 없지요.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이제는 부끄러워하지 않고,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용기가 불끈 솟아 올랐습니다.

어떻습니까? 위대함은 과연 어디서 올까요? 이런 배려와 가슴 따뜻한 보통 사람들이 위대한 것입니다. 우리 성실함을 일생 변함없이 작은 배려와 사랑을 베풀고 살면, 그것이 우리를 위대하게 만들며, 위대하게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오늘따라 맑고 밝고 훈훈하며 아름다운 덕화만발 가족이 더 아름답게 빛나 보이네요!

단기 4356년, 불기 2567년, 서기 2023년, 원기 108년 1월 27일

덕 산 김덕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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