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통일교 문형진, 문선명

[뉴스프리존=박나리기자]하얀색 드레스를 입고 반자동 소총을 소지한 채 합동결혼식을 거행한 종교단체로 인해 미국 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다. 통일교 문선명 전 총재의 아들이 만든 종교단체가 미국에서 합동결혼식을 열면서 신랑·신부는 물론 하객들에게 총기를 들게 해,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합동결혼식을 올리는 신랑·신부와 하객들이지만 모두 손에 긴 소총을 들게 했다. 통일교 문형진(38) 목사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파운드랜드에 세운 ‘세계평화·통일 생추어리교회’에서 벌어진 일이다.

기도를 하거나, 노래를 하면서, 박수를 치면서도 소총을 몸에 꼭 지니고 있었다. 5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합동결혼식은 지역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매체들은 생추어리교회 측이 예식 참석자들에게 총기를 가져올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생추어리교회는 “참아버지(True Father, 문선명)의 후계자이자 두 번째 왕(2nd King)인 문형진 목사가 주례한다”고 밝혔다. 통일교 문선명 전 총재의 아들 문형진 씨가 세운 '생추어리 교회'가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합동결혼식을 열면서 플로리다 고교 총기 참사에 사용된 AR-15 소총을 지참하게 한 것이다. 교회 측은 성경에 등장하는 '쇠막대'는 총기를 의미한다면서, 총기소유를 지지하는 뜻에서 이런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AR-15 등의 소총을 ‘쇠막대(rod of iron)’라고 표현했다. 교회 측은 “출입구에서 참석자들의 AR-15 소총에 잠금장치가 채워져 있고 미장전 상태인지를 확인했다”며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해명했다.

총기는 장전되지 않은 상태로, 안전장치를 채워 교회로 반입됐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총기사고로 인명 피해가 잇따르자 지역 시민들은 더욱 불안에 떠는 등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회에서 1마일(1.6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역 초등학교는 안전을 우려해 이날 휴교했다. 언론 수십 곳이 취재를 위해 현장에 도착해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총기 참사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신흥 종교단체가 매우 부적절한 행사를 열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역민들의 반대에도 교회 측은 합동결혼식을 강행했다. 교회 안에서는 신도들이 AR-15 소총을 움켜쥐고 결혼 서약을 하고 와인까지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의 팀 엘더 세계선교단 단장은 언론에 “이번 행사를 ‘무생물’이 아닌 커플들을 축복하기 위해 마련했다”면서 AR-15 소총은 ‘종교적 장비’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존의 입장을 바꿔 한층 더 강화된 총기규제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선명 전 총재의 아들 문형진 목사는 2012년 문 총재 사망 후 3년 뒤인 2015년 통일교로부터 교권을 박탈당했다. 이후 문 목사는 자신을 통일교 2대 총재라고 주장하며 미국에 교회를 세워 활동하고 있다. 생추어리교회는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예배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신질환자의 총기소지 박탈과, 미성년자에 대한 총기 판매 제한 등을 포함하는 총기 규제안을 제시했는데, 총기규제에 반대하는 공화당은 당혹감을 민주당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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