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단체 "즉각 사과하고 최고위원 후보직도 사퇴하라", 이준석계는 4.3단체 만나 "세부적 후속조치 하겠다"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서울 강남갑)이 제주 4.3 항쟁을 두고 '김일성 일가에 자행된 만행'이라고 강변하다, 제주 4.3 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해 컷오프를 통과한 태영호 의원은 13일 제주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에서 무릎을 꿇고 “지난 시기 4·3 사건의 장본인인 김일성 정권에 한때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제주 4·3 평화공원을 방문한 뒤 보도자료를 통해 “4·3사건은 명백히 김(일성)씨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고 한 바 있다. 이는 오래된 색깔론을 또 끄집어낸 것이다.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서울 강남갑)이 제주 4.3 항쟁을 두고 '김일성 일가에 자행된 만행'이라고 강변하다, 제주 4.3 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서울 강남갑)이 제주 4.3 항쟁을 두고 '김일성 일가에 자행된 만행'이라고 강변하다, 제주 4.3 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1948년 제주 4·3항쟁은 보도연맹, 여순사건 등과 함께 이승만 정권에서 일어난 대표적 민간인 학살사건 중 하나다. 당시 군경과 서북청년단의 강경진압으로 인해 제주도민 수만 명이 억울하게 희생됐다. 그럼에도 마치 제주도민이 북한의 지령을 받은 것처럼 왜곡한 셈이다. 

이에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연구소, 제주4·3도민연대, 제주민예총,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주4·3평화재단 등 4·3 단체들은 태영호 의원의 발언에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보도자료에서 “태영호 의원의 행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통해 낡아빠진 색깔론으로 국민들을 현혹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며 4·3을 폭동으로 폄훼해 온 극우의 논리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며 “즉각 사과하고 최고위원직 후보에서 스스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컷오프를 통과한 '친이준석계' 후보 4인(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은 태영호 의원과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1948년 제주 4·3항쟁은 보도연맹, 여순사건 등과 함께 이승만 정권에서 일어난 대표적 민간인 학살사건 중 하나다. 당시 군경과 서북청년단의 강경진압으로 인해 제주도민 수만 명이 억울하게 희생됐다. (사진=연합뉴스)
1948년 제주 4·3항쟁은 보도연맹, 여순사건 등과 함께 이승만 정권에서 일어난 대표적 민간인 학살사건 중 하나다. 당시 군경과 서북청년단의 강경진압으로 인해 제주도민 수만 명이 억울하게 희생됐다. (사진=연합뉴스)

이들 4인은 이날 제주 4·3평화공원 참배 뒤 제주시의 한 식당에서 4·3사건 희생자 유족회와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천하람 당대표 후보는 이 자리에서 “5·18이나 4·3사건, 여순사건 등(에 대해) 큰 제도적 정비들은 당이 많이 해놓고, 유가족분들 마음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터무니 없는 막말을 한다든가 세부적 사안 등 후속 조치 챙기기에선 부족하다”고 했다.

천하람 후보는 “제가 당대표가 되면 막말하는 문화와 진영 논리를 과감하게 떨치고, 더 나아가선 세부적 후속 조치를 챙기겠다”며 "4·3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 국민 생명에 대한 평가액 자체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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