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쑥대밭' 되어가는 중", 추미애 '윤석열 예언' 실현되나

이언주 "전당대회 아닌 분당대회, 무능하고 부족한 자들이 당 망가뜨려", 이준석·유승민·나경원·안철수 연이어 때리는 그들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국민의힘 소속인 이언주 전 의원이 최근 전당대회에서 친윤계로 인해 벌어진 각종 분란을 두고 '분당대회'라 표현하며, “당이 쑥대밭이 되어가는 중”이라고 했다. '쑥대밭'이란 표현은 과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검언유착·판사사찰 등의 혐의로 징계하려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경고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 등에 비판적 입장을 내오고 있는 이언주 전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전대가 컨벤션이 아니라 역컨벤션 효과를 야기하는 중, 전당대회가 아니라 분당대회가 되어간다. 당이 쑥대밭이 되어가는 중”이라며 “윤 대통령 때문인지 윤핵관 때문인지 당이 사당화 되어가는 것도 모자라, 무능하고 부족한 자들이 당을 망가뜨리는 중”이라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언주 전 의원이 최근 전당대회에서 친윤계로 인해 벌어진 각종 분란을 두고 '분당대회'라 표현하며 “당이 쑥대밭이 되어가는 중”이라고 했다. 사진은 당대표 후보들인 김기현 전 원내대표, 안철수 의원, 황교안 전 총리,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언주 전 의원은 “전대가 어떤 결론이 나든 그 후과는 클 걸로 보이며, 본질적 갈등은 어차피 잠복되어 있어 장래가 어둡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당 구성원들이 떨쳐 일어나 이 상황을 바로잡고 극복할 에너지는 부족한 걸로 보인다”고도 진단했다. 그는 특히 “제대로 발언할 용기조차 없다. 그저 넌 누구편이냐를 외치면서, 당권과 그 배후의 대통령 권력에서 파생되는 콩고물을 기대하고 나눠먹기 위해서든 아니면 권력에 감히 맞설 생각을 못하고 눈치만 보는 분위기만 가득하다”고도 지적했다. 즉 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 등에 장악됐다는 설명인 것이다.

이처럼 이언주 전 의원이 국민의힘을 향해 '쑥대밭' 표현을 쓴 것은 과거 추미애 전 장관의 경고를 떠올리게 한다. 추미애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난 2021년 7월 자신의 SNS에 “국민의힘은 정치검사를 받아들인 후과를 두고두고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자신과 가족들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과 범죄혐의에 대한 검증의 칼날을 막아줄 방패막이가 필요했을지 모르겟지만, 정치검찰을 받아들인 국민의힘도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역사의 공범”이라고도 직격한 바 있다.

추미애 전 장관은 그 다음달 MBN '판도라'에 출연해 당시 윤석열 대선후보를 겨냥해 "사실 검찰조직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놨잖나. 온 국민이 검찰이 개혁대상임을 알았다. 검찰 조직을 쑥대밭 만들고 국민의힘 갔는데 당대표 없는데도 의원회관 층층이 돌아다니면서 국회의원 회관을 다 쑥대밭 만들어놨다"라고 표현한 바 있다.

추미애 전 장관은 "큰일났다. 국민의힘 쑥대밭되게 생겼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쑥대밭이 되든말든, 우리당에 윤석열이 없었으면 지금 일패도지(여지없이 패하여 다시 일어나지 못함) 우리 당 대선은 별로 의미가 없다"며 "그래서 제가 장관께 감사드린다"고 받은 바 있다. 이는 마치 '윤석열을 키워준 건 추미애'라는 프레임을 꺼내든 것이다.

그러자 추미애 전 장관은 "지금 잠깐 따뜻하고 포근한 이불 쓴 거 같지요"라며 "그 이불 확 젖혀질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가까스로 승리,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여 여당이 됐고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했지만, 이후 당내 잡음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수시로 당무개입 논란을 일으키고 있어, 차라리 국민의힘 총재로 취임하라는 비판여론까지 들끓고 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지금 잠깐 따뜻한 포근한 이불 쓴 거 같지요"라며 "그 이불 젖혀질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가까스로 승리,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여 여당이 됐고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했지만 이후 당내 잡음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사진=MBN 방송영상 중) — 추미애 전 장관은 국민의힘을 향해 "지금 잠깐 따뜻하고 포근한 이불 쓴 거 같지요"라며 "그 이불 확 젖혀질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가까스로 승리,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여 여당이 됐고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했지만 이후 당내 잡음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사진=MBN 방송영상 중)

윤석열 정부 출범에 상당한 공을 세웠다고 평가받은 이준석 전 대표가 대표직에서 사실상 축출당한 것을 시작으로, 또 친윤계 중심으로 이뤄진 비대위가 전당대회 룰마저도 변경(여론조사 30% 제외)하면서 민심에서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유승민 전 의원이 차기 당대표에서 밀려났다. 게다가 대통령실과 친윤계 등의 집중공격으로 당심에서 가장 앞서던 나경원 전 원내대표마저도 당대표 출마를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렇게 유력 주자들을 사실상 주저앉혔음에도 친윤계가 밀고 있는 김기현 전 원내대표가 차기 당대표로 선출될지 확실치 않아, 그와 선두다툼을 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마저도 대통령실·윤핵관·친윤계 등이 잇달아 때리기에 나섰다. 특히 안철수 의원에게 '색깔론'까지 꺼내들며 공세에 나섰다.

현재 이같은 상황은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을 필두로 한 검사세력과 그 친위세력에 사실상 장악당한 것이 아니냐는 뒷말을 낳기에 충분하다. 특히 내년 총선시즌이 다가올수록 공천권을 두고 잡음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 이런 뒷말도 역시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