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영장청구 파문에도 감자 심는 사진, 그럴수록 지지층 사이에선 '의문점' '오해' 커져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윤석열 사단' 검찰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영장 청구 다음날인 17일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 당직자와 당원·지지자 약 3천명이 모여 윤석열 정권을 '검사독재정권'이라 규탄한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은 규탄대회가 열리기 약 두시간전 SNS에 텃밭에 감자를 심는 사진 등을 올렸다.
즉 민주당 당원들과 지지층이 윤석열 검찰과 전쟁을 선포하는 그 시각, 정작 문재인 전 대통령은 여유롭게 보이는 자신의 삶을 SNS에 보여준 것이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SNS에서 그간 벌어진 논란들은 물론,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의 뜻하고는 사실상 정반대로 움직였는지 또 개혁과제들은 포기하거나 도리어 가로막았는지에 대한 의문부호도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7일 오전 9시 24분 페이스북을 통해 ‘올겨울 끝자락에서 만난 천성산 상고대와 올해 첫 농사, 감자 심기’라며 4장의 사진을 올렸다. 이 중 2장은 감자를 심는 모습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약 두시간 뒤엔 국회의사당 앞 계단에서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청구를 규탄하는 '검사독재 규탄대회'가 열렸다.
이재명 대표는 물론 민주주의가 뿌리째 뽑히고 있는 그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홀로 한가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구설을 자초한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SNS는 퇴임 이후 수차례 논란을 키웠다. 문재인 전 대통령 트위터 계정은 지방선거일인 지난해 6월 1일에도 이재명 대표를 ‘쓰레기’라고 표현한 비방글에 ‘마음에 들어요’를 눌렀다가 취소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0월에도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미국 출장을 문제삼는 과정에서 언급한 발언이 ‘이재명 대북코인 연루 의혹 수사' 분위기로 확산된다고 '희망사항'을 적은 글에 역시 '마음에 들어요'를 눌러 논란이 됐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이재명 대표를 ‘사이코패스’라고 비방하며 '연쇄 살인범' 정남규에까지 비유한 글에 '마음에 들어요'를 눌렀다가 파장을 일으켰다. 이처럼 문재인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이 '마음에 들어요'를 누른 글의 작성자는 이재명 대표를 가짜뉴스와 음해를 끊임없이 퍼뜨리는데 제일선에 서 있는 소위 '똥파리'라 불리는 집단이다. 실제 모든 이재명 대표 관련 모든 가짜뉴스와 악마화의 출처는 국민의힘이나 조선일보가 아닌 이들에서 비롯됐다고 보여질 정도다.
이들 '똥파리' 집단은 약 5년전부터 이재명 대표를 끊임없이 음해해왔으며, 민주당 대선경선 당시엔 이낙연 전 대표 측을 밀다가 이재명 대표가 승리하자 '경선 불복'을 앞장서 외친 집단이기도 하다. 이들 상당수는 대선 막판엔 '윤석열 지지선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등, '윤석열 정부' 출범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평까지 듣는다.
대선 막판 '윤석열 지지선언'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이낙연 전 대표의 최측근인 정운현씨는 이들을 '뮨파(문재인+윤석열 열혈 지지자)'라고 호칭한 바 있다. 현재 이들은 한동훈 장관을 밀고 있다는 설이 파다한데, 이재명 대표를 어떻게든 잡아넣으라고 독려하는 것이다.
이처럼 문재인 전 대통령의 SNS가 줄곧 오해의 소지를 만들어내고 있음에도, 정작 SNS 담당자 교체 선언 등은 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뒷말이 커질만한 이유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정치생명이 완전히 끊어질뻔한 위기까지 맞은 바 있으며, 문재인 청와대 인사들에 배척당한 바 있다. 또 이재명 대표는 대선 당시 여당 프리미엄을 전혀 받지 못했으며, 그가 추진한 사안들은 도리어 문재인 정부에게 발목잡힌 바 있다.
이재명 대표가 코로나로 고통받는 소상공인들에 대한 재난지원과 방역 규제완화 등을 거듭 요청했으나, 정작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표까지 반려하며 신뢰한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는 이를 극구 가로막은 바 있다. 또 이재명 대표에게 크게 불리한 언론지형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언론개혁 법안을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냈으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를 가로막은 적도 있어서다.
'잊혀지고 싶다'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런 SNS 구설을 자주 일으킬 경우 ▲적폐청산을 공언해놓고 검찰·언론개혁 과제들에 적극성이 없었는지 ▲왜 끝없는 인사참사에 대해 방기했는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가 윤석열 검찰에 멸문지화당하는 상황을 왜 방기했는지 ▲세월호 진상규명에 대한 적극성이 왜 없었는지 ▲박근혜씨는 사면까지 해주면서 정경심 전 교수 등은 왜 외면했는지 ▲코로나 방역 잘해놓고 왜 자영업자들의 손실보상은 외면했는지 ▲검찰개혁을 공언해놓고 왜 검찰공화국을 탄생시켰는지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이나 서운함이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계속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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