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열풍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제 인공지능(AI) 시대는 분명 피해 갈 수도, 피해서도 안 되는 미래가 됐다. AI 기술을 언론에 접목하는 시도는 그동안 계속 진행되어 왔지만, 챗GPT로 상징되는 생성 AI는 미디어계에 새로운 혁신의 진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디어 세상에 대한 미래 예측에 관심의 초점이 모인다. 챗GPT와 같은 AI의 확산은 급속히 가속화되고 있어 미디어 전반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대한 현명한 준비와 대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지금 세계는 챗GPT 열풍으로 AI 경쟁이 뜨겁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기술 경쟁에 가속도가 붙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중국 최대 검색 업체 바이두 등이 앞다퉈 도전장을 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도 ‘한국판 챗GPT’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드디어 구글이 지난 2월 6일 챗GPT의 대항마로 새로운 챗봇인 '바드(Bard)'를 출시했다. '바드'는 시인이라는 뜻이다. 챗GPT와 같은 전 세계 미래 AI 서비스 시장은 머잖아 20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AI 등장으로 인간 고유의 영역을 뺏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이미 벌써부터 나왔다. AI가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직업으로는 기자 역시 빠지지 않는다. 이미 AI의 기사 작성 능력 자체는 인간 기자에 가까운 수준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미디어 분야의 기자 역할이 일부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스포츠, 날씨, 증시 시황, 간단한 스트레이트 속보 등은 사실 AI가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챗GPT가 미국에서 의사, 변호사, 경영대학원을 모두 합격해서 화제를 모았기에 법률, 의료상담, 부동산 시장분석 등 활용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과연 챗GPT 시대에 기자가 감당해야 할 역할과 책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피할 수가 없다. 인간 고유의 영역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미디어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지. 우리 기자들은 어떠한 능력을 길러야 할지 분명 고민이 요구된다. 

“챗GPT가 인간의 일자리를 빠르게 빼앗지 않을까”라고 질문했더니, 곧바로 “챗GPT는 특정 과업을 자동화하도록 설계돼 있다. 따라서 일자리를 빼앗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인간의 노동 시간을 줄여 인간을 노동에서 해방해 줄 수 있다. 그만큼 인간은 더 고도화된 일을 하면 된다.” 고 그럴싸하게 대답했다.  

닥쳐온 인공지능 시대에 기자가 해야 할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학술논문 초록을 작성하고 발표 자료를 만들고, 수학 문제를 푸는 능력을 가진 챗GPT는 과연 인간 기자를 대신할 수 있을지? 인간은 기자 직업을 AI에 뺏길 것인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대비하고 슬기로운 대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마치 인간처럼 생각하고 글로 표현하는 AI 챗봇은 기대 이상의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AI가 가진 근본적인 한계와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그동안 보여준 챗GPT는 예상외로 오류와 근거없는 자료들을 제시해 의아심을 자아냈고, 더구나 2021년 정보까지만 업데이트로 학습하였기 이후 데이터는 반영이 안 된다는 결점을 보였다. 그러다 보니 챗GPT의 장래가 그렇게 밝은 면만 갖고 있지 않다는 얘기들도 나온다. 또한 많이 지적되는 것은 챗GPT의 기술적 한계와 한국어 학습 데이터의 부족 부분이 지적되고 있다. 

챗GPT는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부정확한 사실이나 잘못된 사실도 단정적인 문장으로 당당하게 확신하는 표현으로 출력물을 내놓는다는 점이다. 자칫 이런 오류 거짓 정보가 가짜뉴스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AI는 데이터를 잘못 학습할 경우 가짜뉴스를 무한 생산할 수 있다. 챗GPT의 등장은 AI 기사가 사실관계를 왜곡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검증’의 중요성은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 기사 검증이 더 중요해졌다. 과도한 맹신은 지나친 우려만큼 진실을 정확히 보지 못하게 된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미라 무라티 CTO(최고기술책임자)도 챗GPT가 없는 사실을 지어낼 가능성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챗GPT가 사실 관계가 틀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는 오용되거나 나쁜 행위자가 악용할 수 있다”며 “챗GPT의 열풍은 전 세계적으로 AI를 통제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불러왔다”고 밝혔다.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는 “챗GPT는 첨단 표절기”라고 했다. 

챗GPT가 사실이 아닌 내용을 결과물로 출력한다는 사실은 검증자로서 기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세상이 됐다는 의미다. 기자는 챗GPT의 출력 내용을 확인하고 검증해야 하는 새로운 업무를 떠맡게 됐다. 기자의 역할은 사실 검증이 핵심이고, 제보자와 취재원의 발언이 사실인지를 확인하는 게 주요 업무다. 사실 여부를 검증하는 일은 가짜와 부정확한 정보가 범람하는 AI 현실에서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핵심 역량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대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으로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빠르고 정확한 정보 제공이 가능해지며, 미디어 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도 있다. 취재 과정에서 번거롭던 자료수집 같은 일들을 챗GPT가 대신 맡아줄 수 있기에 기자 입장에서는 든든한 보조군단을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창의적 기사작성 분야는 사회현상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비판하고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은 AI가 인간을 따라오기 어렵다. 

인공지능은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 분석할 수 있지만, 여전히 그 데이터의 맥락과 해석과 분석을 제공하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비판적 사고와 분석능력은 여전히 인간 기자들의 핵심적인 고유 역할이다. 취재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취재대상자의 표정과 감정을 섬세히 담아내는 감성은 역시 AI로서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인간 기자들은 효과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뉴스를 보도하기 위해 도구가 할수 없는 대인 관계 테크닉이 중요하다. 미디어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어 기자들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작업 방식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생성 AI 기술이 급속히 보완되고 진화되는 상황에서 AI가 미디어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도입 초기에 기자와 챗GPT의 역할 분업화를 통한 새로운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에 따라 이미 기사작성과 편집, 교열, 보도 분야에서 나타난 로봇 저널리즘이 더 확산할 것이다. 무엇보다 챗GPT를 이용하여 기자들은 단순한 정보 찾기와 사실확인을 하는 시간이 줄고, 본격적 심층취재와 깊이 있는 현상 분석에 전념할 수도 있다. 스포츠, 날씨, 증시 시황, 간단한 스트레이트 속보 등 사실 전달은 챗GPT가 담당하고, 전문분석 및 심층 보도는 기자가 담당하는 기능 분업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현재 날씨, 각종 스포츠, 환율과 증시 등의 기사는 뉴스 로봇이 처리하는 로봇 저널리즘의 시대이지만 기자의 본질적 직무는 변화하지 않았다. 오히려 검색과 번역 서비스 등 도구를 활용해, 과거보다 훨씬 폭넓은 영역을 대상으로 깊이있는 취재와 글쓰기를 요청받고 있다. 기자는 단순 작업에서 벗어나 심층적 취재와 보도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 미디어 분야에서 챗GPT를 이용한 뉴스 기사 작성, 정보 제공, 주요 사건에 대한 분석 등에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미디어는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서 기술의 잠재적 문제점에 대한 개선 노력과 대처가 필요하다.

챗GPT의 AI 확산은 가속화되고 있어 미디어 전반에 미치는 영향과 문제점에 대한 미디어 내부의 방향성과 법제도적 정비, 사회적인 합의 등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환경을 바꾸는 요인이 될 것이며, 그동안 인간이 해온 반복적 지적 노동을 인공지능이 담당하고 인간은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없는 분야의 능력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직관적 사고나 공감 능력은 인공지능이 흉내 내기 어렵다. 그렇다면 우선 현장에서 발로 뛰는 기자는 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챗GPT 등장은 디지털 전환기의 미디어계에 또 하나의 미래 충격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현명한 준비와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 충 웅 (언론학 박사)는..?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 
경남대 석좌교수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 심의 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시청자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연구원 부원장
YTN 미디어비평 고정출연 
KBS 예능국장, 총국장, 정책실장, 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TV) 제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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