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비', 권력과 성공을 위해선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라

* 본문에는 영화 내용 일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대외비’는 칸 영화제 초청작 ‘악인전’으로 탁월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원태 감독이 연출하고, ‘범죄도시’, ‘택시운전사’ 등에 참여한 제작진이 참여한 범죄드라마로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스피드한 전개로 흥미와 긴장감을 증폭시키는 영화다.

1992년 부산, 여러차례 국회의원에 도전했으나 번번이 낙선을 거듭했던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조진웅)은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금뱃지를 달 것이라 확신한다.

그러나 공천을 확실시해 준다던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이성민)는 약속과 달리 다른 후보를 공천하고, 해웅은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한다. 이에 해웅은 행동파 조폭 필도(김무열)와 함께 부산 지역 재개발 계획이 담긴 비밀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인다.

숨은 권력자 순태는 가진 돈으로 권력자들을 매수하고, 해웅은 순태에 의해 짜여진 선거판을 뒤집기 위해 부산 지역 재개발 관련 대외비 문서를 입수하게 된다. 해웅은 조폭 필도를 통해 선거 자금을 마련해 무소속으로 선거판에 뛰어들어 순태가 공천한 후보 보다 높은 주민들의 지지를 얻게 된다.

그러나 순태는 해웅이 가진 대외비 문서의 존재를 알고 해웅의 숨통을 조이고, 순태가 지원한 후보가 당선되도록 술수를 부린다. 결국 해웅은 순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악마에게 영혼을 팔게 된다.

영화 '대외비’는 국회의원 공천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권력자의 행태와 국회의원 지망자의 희망과 좌절, 그리고 권력과의 야합을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드라마틱한 전개로 긴장감을 증폭시켜 재미를 준다.

‘대외비’는 모든 판을 뒤집을 비밀 문서 ‘대외비’를 뺏고 빼앗기며,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세 인물의 얽히고 설킨 관계 변화를 그려내어 한순간도 놓칠 수 없게 한다.

밑바닥 인생을 벗어나기 위해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해웅 역으로는 드라마 ‘시그널’, 영화 ‘끝까지 간다’, ‘아가씨’, ‘독전’, ‘공작’, ‘완벽한 타인’, ‘경관의 피’ 등의 작품에서 천부적인 연기를 보여 준 조진웅이 맡아 예측 불허의 상황을 딛고, 마침내 국회의원 뱃지를 달기까지의 다양한 모습을 연기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조진웅은 인간적인 모습에서 권력을 향해 돌진하는 해웅으로 분해 인간성의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선을 폭넓게 표현하였다.

숨겨진 권력 실세 순태 역으로는 ‘공작’, ‘남산의 부장들’, ‘기적’, ‘리멤버’부터 ‘형사록’, ‘재벌집 막내아들’까지 영화와 드라마에서 섬세한 눈빛 연기로 캐릭터에 깊이와 무게감을 더하는 이성민이 맡아 순진한 의리의 사나이 해웅을 변화시켜 영혼을 팔게까지 하는 음흉하고 가증스런 연기로 관객을 감탄하게 한다.

정치 깡패로 도약을 꿈꾸는 행동파 조폭 필도 역으로는 ‘악인전’, ‘정직한 후보’, ‘보이스’, ‘소년심판’, ‘트롤리’ 등에서 연기한 김무열이 맡아 넘치는 카리스마와 거침없는 개성을 가진 정치 강패로, 때로는 잔인한 인물, 때로는 해웅을 돕는 의리의 사나이로, 때로는 무자비하게 배신을 때리는 인물로의 다양한 역할을 박진감 있게 펼쳐 재미를 선사한다.

언론시사회가 끝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원태 감독은 “‘대외비’는 인간의 부조리와 권력의 속성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겉으로 드러나 있는 권력의 이면에 얼마나 추하고 비열한 민낯이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감정의 진폭이 큰 캐릭터를 소화할 배우로 조진웅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원태 감독은 영화의 영문 제목 '악마의 거래'(The Devil's Deal)에 대해 “영문 제목에 '대외비'가 안고 있는 진짜 주제가 담겼다고 생각한다. 흔한 정치 영화처럼 보일 수 있는데, 조금 더 디테일하게는 권력이란 것의 속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악인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라도 부숴질 수 있는 유리그릇처럼 누구나 한순간에 악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영화 후반부에 '권력을 쥐려면 영혼을 팔아야 한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그 대사에 해당하는 영화 제목이 아닐까 싶다. 고전 자료들을 봐도 권력이나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는 다 비슷하다. 우리 영화도 그 맥락에 있지 않을까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치를 다루는 영화는 많았지만, '대외비'는 정치인을 직접적인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정치인과 그를 끌고 가는 숨은 권력자, 그리고 폭력적인 권력을 쥐고 있는 세 주인공을 앞세워 직접적이고 원색적인 권력의 속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조진웅은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며 “작업하면서 '어떤 캐릭터가 과연 쉬울까' 반문하게 됐고, 이 친구가 변해가는 포인트가 있다면 그 이정표를 잘 따라가 준비한 것을 재현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절대 악과 동반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해결이다”고 밝혔다.

이어 “권력이라는 것이 인간이 품고 있는 한낱 야망, 욕심 등 때문에 영혼도 팔면서 붙어 먹는 것 같다. 해웅 입장에서는 큰 그늘인 순태 안에 들어가는 것이 좀 더 따사롭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성민 선배한테 대들 때마다 무서웠는데, 감독님이 현명하게 판을 깔아줘 연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성민은 “저 사람이 뭐 하는 사람일까. 외형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려지는 이미지들을 캐릭터에 녹여냈다”며 “전작 '재벌집 막내아들' 캐릭터를 많이 이야기 하시는데, 촬영은 '대외비'가 먼저였다. 순태를 겪으면서 쌓인 저만의 어떤 것들이 진양철 회장에 추가됐다. 그 차별점을 봐 주시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김무열은 “10kg 이상 체중을 증량했고 부산 사투리도 배웠다”며 “부산 사투리가 제2외국어 같았다. 말이라는 것을 다시 배우는 느낌이었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 경기권에서 살았다 보니, 버릇을 고치기가 쉽지 않았고 높낮이가 이해되지 않아 막막했다”며 “그래서 저는 제 자신이 대견하더라. 두 선배님들 사이에서 어떻게 연기했는지 스스로 다독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외비’는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 세 인물이 끝까지 치열하게 대립하며 뺏고 빼앗기며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얽히고 설킨 관계 변화를 그려내어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긴장감과 재미를 쏠쏠하게 안겨주는 영화다.

‘대외비’를 보는 또다른 즐거움은 1992년대 부산의 모습이다. 1992년대 부산의 풍경과 시대감을 고스란히 담아낸 소품들을 사용해 시대적 배경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을 뿐만 아니라 캐릭터별 주요 공간에 차별적인 특색을 주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선거의 과정을 담은 장면에서 나오는 정수라의 ‘환희’가 가사나 멜로디에서 90년대 감성을 불러 일으켜, 시대적 감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몰입하게 한다.

쫓고 쫒기는, 뒤집고 뒤집는 범죄드라마 ‘대외비’는 3월 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