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받는 모든 이의 해방을 위해, 대학생이 채우자! 여성해방 100%,. 3.8 대학생 선언 발표 기자회견

[뉴스프리존=안데레사 기자] 3.8 대학생 공동행동는 6일 오전 서울 종로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에서 낙태죄 폐지와 직장·대학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 운동을 비롯한 페미니즘 운동을 확산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카톡방 성폭력, 교수에 의한 권력형 성폭력 뿐만 아니라 대학의 권력 지향적 사건 해결 과정과 관료화된 대학 기관으로 인한 2차 가해가 만연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대학생 단체와 개인으로 이루어진 ‘3.8 대학생 공동행동’은 선언을 통해 여성억압적인 사회구조를 바꾸기 위해 행동하겠다”고 주장했다.

또한 "ME TOO 운동에 대한 지지와 피해자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성차별과 성폭력에 맞서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전사회적인 관심이 모이고 있다"며 "여성억압적인 사회에 대한 공분과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피해자에 대한 비난과 2차 가해는 계속되고 있다"라며 "현 시점에서 대학생이 이 사회의 주체로서 ME TOO 운동을 비롯한 페미니즘 운동을 확산해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대학생 단체와 개인으로 이루어진 3.8 대학생 공동행동은 ME TOO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현재, 대학별 실천을 통하여 3월 8일 여성의 날의 현재적 의미를 되새기며 여성해방을 실현하기 위한 대학생 행동을 조직했다. 이들은 ‘낙태죄 폐지’에 대한 사회적 여론화에 동참하며 실천에 함께 할 것, 대학 안에서도 성폭력 근절과 공동체적 해결을 해나갈 것, 여성억압과 연결되어 있는 피억압자들의 실천에 연대할 것에 대학생이 뜻을 모아 이를 위한 실천을 목적으로 한다.

이날 기자회견은 3.8 대학생 선언은 여성억압적인 사회구조를 바꾸기 위하여 대학생이 행동할 것을 선언하는 자리로, 짧은 조직 기간에도 불구하고 600명이 넘는 대학생 개인, 70여개의 단체들이 선언에 동참했다.

한편 3.8 대학생 공동행동 오는 8일 오후 1시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대학생이 채우자! 여성해방 100% 3.8 대학생 공동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3.8 대학생 선언문]

낙태죄 폐지! 직장·대학 내 성폭력 OUT!
억압받는 모든 이의 해방을 위해, 대학생이 채우자! 여성해방 100%
3.8 대학생 선언
여성들의 분노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2016년 5월, 강남역에서 벌어진 여성 살해사건은 많은 여성들로 하여금 여성으로서 살아왔던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게 했다. 매일 여성에 대한 폭력이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고개 숙이고 두려워해야 했던 날들을 되돌아보며, 여성들은 더 이상 침묵하기를 거부하고 나섰다. 자신의 삶을 세상에 드러내 보이며, 이대로 살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지난 해 12월, 청와대를 향한 낙태죄 폐지 청원에 23만명의 시민이 서명했다. 여성들은 함께 모여 청와대를 향해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라고 외치며 행진했다. “나의 몸은 나의 것”이라는 당위를 넘어, “덮어놓고 낳다보면 내 인생만 망”하는데 국가는 대체 어떤 책임을 지고 있냐며 똑똑히 따져 물었다. 여전히 정부는 낙태죄를 폐지하지 않은 채, ‘사회적 합의’를 기다리겠다며 스스로의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이에 맞서 여성들은 지치지 않고 지금 당장 낙태죄를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바로 얼마 전, 서지현 검사가 용기를 내어 검찰 내에 만연한 권력형 성폭력과 조직적 은폐의 실태를 고발하자, 각계의 여성들이 이어오던 “Me Too” 운동이 더욱 거세지기 시작했다. 스스로가 감내해야 했던 피해를 당당히 고발하는 이 움직임은 성폭력이 결국 불평등한 사회적 권력의 문제임을 여실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
여성들의 분노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억압의 평화를 깨트리고 터져 나온 여성들의 목소리가 세상을 바꾸는 움직임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110년 전, ‘빵과 장미’를 요구하며 기계를 멈추고 거리로 나온 여성 노동자들은 그들을 이중삼중의 고통으로 옭아매던 세상을 바꾸고자 힘차게 투쟁했다. 그들의 목소리는 지금 더 큰 메아리가 되어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스스로의 권리와 해방을 위한 억압받는 이들의 투쟁이 또 한 번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낙태죄를 폐지하고 ‘재생산권’을 요구하자
작년에 행정자치부가 내놓은 출산지도, 그리고 형법의 낙태‘죄’는 국가가 여성의 재생산(임신, 출산) 능력을 이유로 여성을 대상화·도구화 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여성의 재생산을 국가가 통제하는 이유는, 근래 들어 정권을 막론하고 정부마다 선전하고 있는 ‘저출산 문제’에서 알 수 있다. 저출산이 이어지면 노동력 공급이 부족해지고, 노동력 공급이 부족하면 결국 이윤창출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낙태죄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저출산 문제의 해결은 요원하고 체제의 유지가 위협받기에 이르자, 국가가 여성에게 책임을 떠넘기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그 기제 중 하나가 바로 임신중절을 형법으로 처벌하는 낙태죄다.
임신중절에 대한 지금까지의 논의는 대부분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 사이의 대립으로 표상되어 왔다. 그러나 이 구도는 허구적이다. 양육의 조건이 막막하다면, 출산한다고 태아의 생명권이 진정 보장되는가? 스스로의 미래를 희생해야만 임신과 양육이 가능한 사회에서 여성에게 온전한 선택의 권리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이제 우리는 여성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국가에 맞서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고, 이윤 창출을 위한 재생산을 넘어 권리로서의 재생산을 요구해야 한다. 막막한 현실 속에서, 가족을 구성하는 것이 온전한 선택이 될 수 있으려면 불안한 미래 대신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하다. 양육의 책임을 개인 가정이 아닌, 그 중에서도 가사노동을 홀로 떠맡은 여성이 아닌,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성폭력을 낳는 구조적 권력관계에 함께 맞서자
서지현 검사의 호소는 성별 권력관계가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음을, 그 안에서 권력기관이 어떻게 피해를 은폐하고 2차가해를 행하는지를 드러냈다. 검찰은 피해를 호소한 서지현 검사를 한직으로 배치했고, 상부에서는 피해호소를 감추기에 급급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권력형 성폭력은 결국 구조적 문제다.
대학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오늘날 한국의 대학은 보다 이윤창출에 유용한 조직이 되기를 요구받고 있다. 효율이라는 미명하에 구성원들의 민주적 통제권은 약화되고, 총장과 이사회 중심으로 권력이 편중되어 왔다. 구성원들이 아무리 열심히 요구해도, 총장과 이사회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그뿐이다. 그런 대학에서 주류 언론들의 대학평가 지표에 반영되지 않는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이런 구조 속에서 과연 대학 내 성폭력이 고발된들, 얼마나 해결될 수 있을까. 근래 이슈화되고 있는 대학 내 인권센터의 사건은폐와 2차가해 문제는 그 일면이다. 대학에서의 권력형 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이제 우리는 학생의 대학 통제권을 요구해야 한다.
학생사회 내의 성폭력 해결에서도 ‘공동체적 해결’의 원칙을 다시금 되새겨야 한다. 서지현 검사의 호소에서 확인할 수 있듯, 성폭력을 방조하는 내부문화가 그대로인 한 피해는 반복될 것이다. 공동체 내의 성별권력관계를 인지하고 근본적인 해결을 추구하는 책임있는 대응이 필요하다. 외부 의존적인 다른 어떤 방법보다도, 학생들 스스로 만든 공동체인 ‘학생회’를 중심으로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학생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사회적 연대가 필요하다
낙태죄 이슈와 직장·대학 내 성폭력 사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여성이 겪는 억압이 결국 이윤 창출이 제1의 목적인 이 체제 그 자체 때문이라는 것이다.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여성은 가정에서 재생산을 떠맡게 된다. 저출산 대책이라는 미명 하의 재생산 통제는 곧 여성에 대한 통제로 이어지고, 통제받는 존재로서의 여성은 경제적‧사회적 권리를 박탈당한다.
 그렇기에 진정 여성억압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는 이 체제 자체에 맞서는 싸움이 필요하다. 이 체제에 의해 억압받는 모든 이들과 함께 여성의 권리를 요구해야 한다. 무한경쟁의 체제는 우리를 더욱 각박한 경쟁으로 내몰고, 피억압자들이 서로 연대할 수 없도록 우리를 갈라놓는다. 그러나 우리는 같은 세상을 살아가며, 같은 이유로 억압받는다. ‘밥그릇싸움’을 넘어 체제에 맞선 연대가 필요하다. 우리 대학생들이 그 움직임의 시작을 알릴 수 있다.
 대학은 다양한 주체들이 교차하는 현장이다. 권력형 성폭력에 가장 취약한 존재인 학생들이 있고,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를 강요당하는 여성 청소·조리 노동자도 있다. ‘사회적으로 쓸모없는 존재’라는 이유로 탄압당하는 장애인과 성소수자들이 있다. 지금 이 세계를 살아가는 모든 억압받는 이들과 함께 진정한 여성해방, 인간해방을 위한 연대를 만들어가자.
 
세상이 변하고 있다. 언제나 사회의 정의와 진보를 위해 앞장서 왔던 우리 대학생들은 침묵하지 않고 여성해방의 필요성을 알리고 이를 위한 실천에 나서고자 한다. 이에 110주년 3.8 여성의 날을 맞아, 우리는 여성의 해방을 앞당기기 위한 실천을 다짐하며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낙태죄를 폐지하라!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 재생산권을 보장하라.
청와대 청원이 20만 건이 넘었지만, 여전히 형법상 낙태‘죄’는 명시되어 있다. 여성의 몸은 그 누구도 아닌 본인 스스로가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임신, 출산, 육아, 가사노동 등 현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여성의 재생산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재생산이 사회의 보편적 권리로 여겨져야 한다.

하나. 직장·대학 내 성폭력 OUT! 여성을 억압하는 구조적 권력관계에 함께 맞서자
서지현 검사의 피해 호소를 보며, 우리는 여성 억압의 구조적 권력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었다. 직장뿐만 아니라 대학 또한 일상적인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성폭력의 원인을 피해자 개인의 문제로 치환하는 것이 아닌 여성 억압의 구조적 문제로 인식해야 하며, 공동체에서는 피해자의 회복과 여성억압을 철폐하기 위한 실천을 고민해야 한다.

하나. 억압받는 모든 이의 해방을 위해 투쟁하자.
여성의 억압은 사람의 권리보다 이윤이 중심이 되는 모순적인 구조로 인한 것이다. 여성이 겪는 고통은 결국 이 사회에서 억압받는 모든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기도 하다. 대학생으로서 여성 억압을 철폐하고, 억압 받는 이들이 해방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실천에 함께 하자.

 -3.8 대학생 선언 연명 참가자/단체 일동-

인천대학교 젠더평등을 외치는 사람들의 모임, 젠장, 서울대학교 경영대 여성주의 학회 여파, 동국대학교 행동하는 페미니스트 : 쿵쾅, 숙명여자대학교 법과대학 학생회 더:하다, 숙명여자대학교 공익인권학술동아리 가치, 숙명여자대학교 민사법학회, 불모지, 서울대학교 언론/꼼반 연석회의, 울산 청소년인권연대 추진단,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페미니즘 학회 바람,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여성주의 모임 일사불란,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페미니즘 학회 앨리스, 실천하는 국민대 학생모임 비상구, 서강대학교 여성주의 학회 담다디, 성균관대학교 여성주의 소모임 나은, 한양대학교 반성폭력 반성차별 모임 월담, 동경페설, 서울대의 민주주의와 공공성을 위한 학생모임, 동국대학교 광고홍보학과 페미니즘 소모임 렛츠, 동국대학교 공과대학 페미니즘 소모임 로딩, 중앙대 여성주의 교지 녹지, 가톨릭대학교 여성주의 소모임 적시는 비, 국민대학교 사회학과 정치사회학회 새창, 부산대학교 여성주의 실천 동아리 여명, 성균관대학교 여성주의 교지편집위원회 정정헌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여성주의 소모임 페버,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여성주의 소모임 고잉페미호, 부산대학교 페미니즘 소모임 싫다잖아, 연세대학교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경기문화, 보건의료학생 매듭, 경성대학교 파워페미레인저, 연세대학교 제 29대 총여학생회 모음, 중앙대학교 성평등위원회, 이화여자대학교 중앙동아리 행동하는 이화인, 찍는페미, 이화여자대학교 제 34대 동아리연합회, 페미니스트 청년 예술인 모임 BTF, 중앙대학교 교지편집위원회 중앙문화, 상생과 상상의 인권공동체, 고려대학교 채식주의자-페미니스트 네트워크 뿌리:침, 인천대학교 성소수자 모임 포커스,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학회 포헤, VAC 심리상담연구소, 숙명여자대학교 중앙여성학동아리 SFA, 고려대학교 여학생위원회, 국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정치사회연구모임 국블리, 한신대학교 신학과 성정의위원회, 동아대학교 페미니즘 소모임 더치페미, 동국대학교 정치경제학연구학회, 동국대학교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여성주의 소모임 페미니, 동국대학교 교지편집위원회 <東國>, 이화정치철학회, 페미씨어터, 청주교육대학교 페미니즘 동아리 대란, 경희대학교 총여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카이스트 여성주의 연구회 마고, 이화 생활도서관, 고려대학교 페미니즘 학회 여정,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페미니즘 동아리 공해, 중앙대학교 여성주의 학회 여백, 장애인권자치단위 틀린그림찾기, 숭실대학교 성소수자모임 이방인, 전국 법학전문대학원 사법연수원 인권법학회 연합, 전국학생행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공명반 페미니즘 학회 가시, 서울대학교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서울대학교 페미니즘 모임 <지금, 여기: 관악의 페미들>, 성균관대학교 여성주의 모임 올빼미,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홍익대학교 총학생회 인권연대국, 홍익대학교 성인권위원회, 관악 인문대 학생회 반학생회장 연석회의 (이상 대학생 단체 7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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