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문지선기자]이십대 태반이 백수인 시대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한 취업 성공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백’이라는 신조어의 등장은 꽤 오래 되었으나 지난 해 9월 통계 청이 조사한 청년 체감 실업률 23.4%를 보면 앞으 로도 이태백의 사용은 계속 될 듯하다. 지난해 하반기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을 발 표했다. 주요 내용은 일자리 인프라를 구축하고 공공·민간 일자리 창출 및 일자리 질 개선 등이 있 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후보 당 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81만 공공 일자리 확충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했다.

문제는 그 81만 개의 일자리 중 여성의 자리는 얼마나 있냐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남녀 간의 고 용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 나 특정 성비가 합격자 70%를 넘지 않는 ‘양성평 등 채용목표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 국가스안전공사가 채용 시험에서 합격권에 든 여 성 7명을 고의로 탈락시킨 것이 드러났다. 여자는 출산과 육아휴직으로 업무연속성이 단절된다는 게 말도 안 되는 탈락 이유였다.

1979년 유엔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 철 폐 협약(CEDA) 이후 한국에서도 여성에 대한 차 별 시정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1987년 헌법이 개정되면서 여성고용차별금지・여성권익향상 규 정이 신설되었고 1989년에는 공무원 성性제한 모집 조항이 철폐되었다. 1996년부터 여성채용목 표제가 도입되기도 했던 만큼 정부는 여성인력을 확대했으나 여전히 작고 좁은 취업문을 여성 이란 이유만으로 열기 힘든 여성 취업준비생들이 많다. 기업 경영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는 공 기업 35곳의 신규 채용 인원을 분석한 결과 신규 채용 인원은 지난해에 비해 증가했으나 공기업이 신규 채용한 여성의 비율은 오히려 떨어졌다고 밝혔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의 조사 결과에 따 르면 기업 238개사 중 63.4%가 “채용 시 성별을 고려한다”라고 답했다. 또한 성별 고려 채용 시 유리한 성별은 ‘남성’이 74.2%였고, ‘여성’은 고작 25.8%에 불과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대다수 공공 기관과 민간기업들이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중이 다. 허나 입사지원서의 지원자 ‘성별’ 기입란은 사 라지지 않았고 성별과 사진을 요구하는 기업도 있 는 등 여전히 성별을 직·간접적으로 요구하는 경 우가 허다하다.

위의 조사에서 성별을 고려하는 이유를 물었을 때 78.8%가 “특정성별에 더 적합한 직무가 있어 서”라고 답했다.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직 업에 귀천이 없는 만큼 제한도 없다는 것이다. 남 자가 할 일, 여자가 할 일은 정해져 있지 않다. 우 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만 있을 뿐이다. 아무래도 ‘이태백’의 뜻을 수정해야할 듯싶다. 혹 이십대 여 자 태반을 백수로 놔두려는 시대는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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