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프로축구, 새로 형성된 더비전 '흥미진진' 리그 예고

프로 축구(K리그)에 새로운 더비 트렌드를 형성한 K리그2 소속 천안시티 FC(이하 천안)와 충남아산 FC(이하 아산)가 18일(13:00) 아산시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사상 첫 더비전을 가졌다. 경기는 라이벌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약 4,800여명의 관중이 입장하며 그야말로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3라운드까지 승리가 없던 천안은 4-1-4-1, 아산은 4-3-3 카드를 꺼내들고, 1승의 간절한 필승 의지로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 시작과 함께 주도권을 잡은 아산은 전반 6분 송승민(31)이 첫 슈팅을 시도하며 천안의 골문을 정조준 했다.

하지만 첫 유효 슈팅은 2분 뒤 중원에서 천안 다미르(33.크로아티아)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장백규(32)가 왼쪽 측면을 파고들며, 페널티에어리어 측면에서 시도한 왼발 슈팅이었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아산 골키퍼 박한근(27)의 선방으로 땅을 친 천안은 이후 아산의 파상적인 공격을 차단하며, 중원에서 다미르를 시발점으로 한는 역습 찬스를 노렸다. 이에 아산도 맞불 작전으로 응수 중원에서 두아르테(30.브라질)를 앞세워 여전히 높은 볼 점유율로 천안을 압박했다. 그러나 경기 흐름은 중원에서의 치열한 접전을 펼치는 공방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그러나 전반22, 32분 아산 김성주(33)의 연이은 슈팅으로 분위기를 가져왔지만 득점과는 거리가 먼채 전반전을 마쳤다. 양팀의 전반전 슈팅수 각각 천안 1, 아산 3회에 의한 무득점은 천안 모따(27.브라질), 아산 정성호(22)의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의존하는 단순한 플레이와 무관치 않았다. 모따는 우월한 피지컬에 의한 볼 관리와 패스 및 제공권에 강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산 장준영((30)과 이호인(28) 센터백에게 꽁꽁 묶이며 드리블, 슈팅과 같은 적극적인 플레이에 제동이 걸렸으며 아산 정성호 또한 활동량과 스피드 만을 활용하려는 플레이에 집착 단 한차례도 슈팅을 구사하지 못하는 경기력 미흡을 드러냈다.

18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사상 첫 더비전 천안과 아산의 경기에 결승골을 떠뜨린 아산 강민규가 동료 선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18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사상 첫 더비전 천안과 아산의 경기에 결승골을 떠뜨린 아산 강민규가 동료 선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결국 이 같은 문제점으로 아산 박동혁(44) 감독은 후반전에는 측면 자원인 강민규(25), 송승민을 투톱으로 하는 4-4-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시도 활기를 띄며, 후반 6분 아크서클 부근에서 두아르테의 왼발 슈팅으로 전반과 같은 경기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렇지만 천안도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24분 윤용호(27)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아산 골키퍼 박한근의 또 한번 선방쇼로 득점은 무위에 그쳤다. 이때까지 아산은 경기를 지배는 했지만 천안에게 유효 슈팅수에서 3-2로 뒤지며 홈에서의 더비전 무득점 무승부 경기에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을 높였다.

이에 시 경계선이 접해져 있으면서 같은 생활권을 유지하고 있는 천안과 아산 더비전은 그야말로 자존심 대결로도 직결되어 경기장을 찾은 아산 홈 관중들의 아쉬움이 묻어났다. 하지만 아산 무궁화(2017~2019)를 모체로 2020년 진정한 시민축구단으로 재창단 된 아산의 저력은 2008년 창단된 아마추어 천안시청을 모체로 K리그3를 거쳐 2023년 K리그2에 참가한 신생팀 천안 보다는 분명 앞서 있었다. 경기 내내 다양성 있는 공격 전술을 앞세우던 아산은 후반 34분 중앙에서 흘러나온 볼을 강민규가 콘트롤 약 30여m 거리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천안 골문을 갈랐다.

경기 흐름상 선취 득점은 결승골과 다름 없었고 결과적으로 아산은 강민규의 결슬골로 사상 첫 더비전에서 승리하며 4라운드 만에 첫승(1승1무2패)까지 신고하는 기쁨까지 맛보며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아산에 무릎을 꿇은 천안은 신생팀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며 4연패를 떠 안으며 많은 과제를 안게됐다. 비록 천안이 아산을 상대로 하여 3라운드까지 대두됐던 수비의 집중력 결여가 어느정도 해소 됐다고는 하지만, 양쪽 풀백과 수비 조직력 미흡은 단 시간 내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어서 천안의 고민은 깊어지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천안의 모따를 중심으로 한 단조로운 공격 전술도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도록 하는 또 다른 취약성으로 대두 된다. 물론 첫 숟가락에 배부를 수 없다. 따라서 많이 패배를 경험해 봐야만 천안은 크고 자라며, 제2 아산과의 더비전에서 승리에 방점을 찍을 수 있다. 그 연장 선상에 득점까지의 패스 등을 통한 과정 플레이 횟수가 너무 많아 효율성이 떨어지고, 한편으로 모따 외 득점 루트가 다양화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물론 프리킥 세트피스 정확성 및 세밀함 결여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실로 천안과 아산의 새로 형성된 더비전에서 보여줬던 투지 넘치는 경기는 K리그2를 더욱 '흥미진진'한 리그로 성장시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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