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삼성전자가 전장업계에 이어 로봇업계에서 M&A(인수합병)를 통한 진출을 진행할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5일 자로 레인보우로보틱스 보통주 91만3936주를 주당 3만 400원에 장외매수했다. 이로서 올해 1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0.22%를 590억 원에 사들인 데 이어 이번에 278억 원어치를 추가 매입해 지분 14.99%를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콜옵션 계약을 맺으면서 향후 이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콜옵션 조건이 포함된 주주 간 계약도 전날 체결했다.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계약에 따라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 등이 보유하는 주식 전부를 삼성전자에 매도하도록 청구할 권리를 가진다. 삼성전자는 콜옵션 행사 물량에 따라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 콜옵션 의무자는 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포함 7인이다.

콜옵션 대상 주식은 855만 439주이며, 행사 기간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최대 6년간이다. 삼성전자가 콜옵션을 행사하면 지분율은 59.94%까지 늘어날 수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 오준호 CTO의 지분율은 20.98%다.

2011년 설립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산 다족보행 로봇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이족보행 로봇, 사족보행 로봇, 협동로봇 등을 개발하고 공급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에 윤준오 삼성전자 기획팀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이번 딜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윤 부사장은 삼성미래전략실 전략팀 담당임원을 거쳐 삼성전자에서 사업지원TF 담당임원과 네트워크사업부 기획팀장 등을 지냈다.

회사 이사회는 윤 부사장에 대해 "오랜 기간 축적한 경영 및 사업기획 관련 전문성을 기반으로 능력과 경험을 충분히 갖췄다고 판단되고, 당사의 지속적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에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로봇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올해 안에 운동을 보조하는 시니어 특화 로봇 'EX1'을 출시할 계획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다족보행 로봇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취득이 삼성전자가 다시 M&A에 시동을 거는 신호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지분 매입과 관련,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15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큰 의미는 없고 주식만 취득한 것으로 생각해달라"면서도 "신성장 동력이 로봇 사업이 맞다"고 재확인했다.

또 "향후 본격화할 로봇 시대에 대한 선제 대응을 강화해나가겠다"며 "다양한 로봇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강화하고 고객 생활에서 유용함을 체험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부회장은 연초 'CES 2023'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이 인수합병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달라"며 "보안 문제로 자세히는 말하지 못하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대형 M&A는 2016년 커넥티드카와 오디오 전문 기업인 미국의 하만을 인수한 것이 마지막이다. 당시 인수 가격은 주당 112달러, 총액 80억 달러(당시 시가로 약 9조 4000억 원)으로 국내 기업의 외국기업 인수·합병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으로 주목받았다.

그리고 하만은 실제로 지난해 전장사업 성장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며 가치를 증명했다.

하지만 이후 삼성전자는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ARM을 인수할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는 등 여러 M&A 거래에 예상 목록에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실재로 대형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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