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권 칼럼니스트

지난 2월 6일 문재인 대통령 특사 단이 1박 2일 동안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와 발표한 방북결과가 여간 가슴 설레게 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특히 오래 전 [원불교청운회(圓佛敎靑耘會)]장과 [원불교모려회(圓佛敎慕麗會)]장을 역임하면서 줄기차게 통일운동을 전개해 왔기 때문에 남달리 가슴을 졸였던 것 같습니다.

원불교청운회장시절 [원불교여성회] [원불교봉공회]와 공동으로 평양에 직접 들어가 <평양빵공장>을 건설해주었습니다. 하루 4만 개의 빵으로 굶주리는 평양 일원의 유치원부터 중학생까지의 많은 학생들의 배고픔을 달래달래 준 일은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해원(解寃) ‧ 상생(相生) ‧ 통일(統一)을 위한 대기도식>을 제주의 한라산에서 또한 거창 금귀 산에서 또 북한의 금강산에서 당시 원불교의 최고지도자이신 좌산(左山) 이광정(李廣淨) 종법 사님과 수많은 교도님들을 모시고 연이어 거행한 기도 식은 가히 하늘을 움직일 만 하였습니다.

통일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남북 간에 맺힌 원한(怨恨)을 풀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 해원하는 길은 상대적으로 강자인 우리가 먼저 주고 어루만져주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더운 물에 얼음 녹듯이, 도덕의 동남풍이 문득 불어 봄이 찾아오듯이 통일의 그날은 오는 것입니다.

방북 특사 단이 방북기간 중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 4시간 이상을 함께 보내며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와 뜻을 전달하고 남북 간 제반 대화를 폭넓게 논의했습니다. 이를 통해 남북정상이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의 발전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북한의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첫째, 남과 북은 4월말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구체적 실무협의를 진행해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둘째,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간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하였으며,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실시키로 하였습니다.

셋째,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였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하였습니다.

넷째, 북측은 비핵화 문제 협의와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하였습니다.

다섯째,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북측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하였습니다.

여섯째, 북측은 평창올림픽을 위해 조성된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남측 태권도시범단과 예술단의 평양 방문을 초청하였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번 대북특사단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의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북한과의 실무협의 등을 통해 이번에 합의된 사항들 이행해나가겠다고 했습니다. 다시 봐도 정말로 대단하며 엄청난 성과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 통일을 하기 위한 원불교 좌산 종사님의 <통일대도(統一大道)>가 여기 있습니다.

1. 대해원(大解怨)입니다.

분단 원인의 기점은 원한이다. 원한의 응어리가 풀리면 통일의 문제는 실타래 풀리듯이 풀린다. 원한을 풀기 위해서는 자주 만나야 한다. 궁할 때 도와주고 약할 때 보살피며 오직 깨우치고 달래며 가슴에 맺힌 한을 풀어 주어야 한다.

2. 대사면(大赦免)입니다.

우리는 서로 해를 끼쳤던 과거가 있다. 불행했던 과거는 서로 용서하고 없었던 일로 해야 한다. 대사면 없이 참된 만남은 없다.

3. 대화해(大和解)입니다.

우리는 가슴 가득한 동포애로 만나서 손과 손을 마주 잡고 회포를 풀어야 한다. 그리하여 뜨거운 동포애의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갈 때 통일의 길은 열린다.

4. 대수용(大受用)입니다.

국가대의에 위반되는 일이 아닌 사소한 일은 모두 받아주어야 한다. 서로서로 받아주고 들어주다보면 일치지점이 나타난다. 상대방이 어떤 요구를 해 올 때 이것이 통일의 기회임을 알아야 한다. 굶주려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이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것을 어떻게 외면한단 말인가. 5억 달러의 대북송금이 문제인가. 해마다 8조원이 넘는 음식 쓰레기를 버리면서 대북지원을 퍼주기라며 비난한다면 통일의 길은 요원한 것이다.

5. 대협력(大協力)입니다.

자리이타의 정신으로 서로 도와야 한다. 강한 편에서 약한 편을 먼저 돕고 조금 더 도와야 한다. 남측의 도움으로 북한이 잘 살게 된다면 깊은 유대가 형성된다. 상호의존적 협력관계가 형성되고 각 분야별 교류가 빈번해 진다면 통일의 대로는 열리기 마련이다.

6. 대합의(大合意)입니다.

국가 대의와 민족 전체의 운명을 책임지겠다는 어버이 마음으로 합의를 창출해 내어야 한다. 이상적인 통일국가의 설계도를 그려 합의로 결정을 하여야 한다. 대합의 창출의 과제로 통일헌법과 통일의회, 통일 행정부, 통일 사법부, 통일 군 창설, 통일경찰 창설, 지방행정자치단체, 통일연수원, 원로회의 등은 합의해야 할 과제이다.

어떻습니까? 통일은 정부나 어떤 특정한 단체가 독점해서는 안 됩니다. 온 겨레가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이지요. 원불교 좌산 종사의 <통일대도>는 통일의 고속도로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해원 ‧ 상생 ‧ 통일의 길>을 달려가는 우리 덕화만발의 가족이 많으면 많을수록 통일의 길은 빨리 다가올 것이 아닌지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3월 8일

덕 산 김 덕 권)(길호)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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