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2026' 북중미 FIFA월드컵을 위한 세대교체의 선수 점검과 육성 필요

온탕과 냉탕을 오간 한판 승부였다.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 남미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이 멀티골을 기록하는 '군계일학' 활약을 펼쳤지만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는 지난달 새롭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의 지난 9일 취임 기자 회견에서의 공격축구 표방으로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한국은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조규성(25.전북 현대)을 원톱으로 포진시키는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 시작과 함께 최전방에서 부터 강한 압박을 펼치며 경기를 주도했다.

이는 분명 클린스만 감독의 공격축구 구사를 위한 전술 운영이었다. 전 파울루 벤투(54.포르투갈)감독 체제의 대표팀 주 전술 플랜은 빌드업 축구를 바탕으로 양쪽 풀백의 오버랩핑에 의한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었다. 하지만 이로 인하여 나타난 취약성은 공격 속도 결여와 공격 라인 선수들의 제한된 플레이였다. 결국 이와 같은 플레이로 대표팀은 비록 2022' 카타르 FIFA월드컵에서 원정 자력 16강 진출이라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었지만, 한편으로 4년여 동안 골 결정력 부족이라는 문제점을 노출시키며 아시아권에서 경쟁력 미흡을 초래했다.

24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손흥민.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4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손흥민.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그러나 첫 선을 보인 클린스만호의 축구는 이같은 취약성이 엿보이지 않으며 공격 축구 구사를 위한 미드필더와 공격 자원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활기찬 공격력을 과시했다. 그 중 가장 돋보인 것은 공격 시 미드필더를 포함 5~6명이 공격에 참여하며 펼친 공격적인 움직임과 직진 패스 구사였다. 이는 궁극적으로 공격 축구 구사를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도 한편으로 득점을 위한 최상의 방법이다. 한국 축구의 특징은 강한 정신력에 의한 투지와 체력을 앞세운 기동력이 조합된 조직력의 화끈한 축구다. 그렇다면 벤투호의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으로 변화한 클린스만 축구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물론 첫 숟가락에 배부를 수 없다. 따라서 데뷔전을 가진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 능력 평가는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한국은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공격 축구 희망을 품게 됐고 이로 인하여 손흥민의 탈압박, 프리킥, 결정력 3박자의 극대화 된 경기력도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미드필더 황인범(27.올림피아코스)과 이재성(31.마인츠)의 질높은 패스는 물론 왕성한 활동량과 강한 승부욕 또한 클린스만호의 공격 축구를 뒷받침 하는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결여되며, 콜롬비아에 후반 초 2실점을 허용한 사실은 실로 발전을 위한 자극제와 더불어 교훈이 되기에 충분하다.

현재 한국 축구에 부여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측면 풀백 자원 육성이다. 만약 이를 성취하지 못한다면 한국 축구에 붙어있는 수비 불안 꼬리표를 떼기에는 요원하다. 결론적으로 한국이 콜롬비아에 허용한 2실점 원인도 풀백 수비력 부족에서 비롯됐다. 이에 전반 중반 김진수(31.전북 현대)의 허리 부상 교체는 풀백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도 남음이 있다. 수비의 안정성은 하루 아침에 성취될 수 없다. 그만큼 축구에서 수비력 강화는 공격력 강화 보다 배의 시간이 필요할 만큼 어렵고 힘들다.

따라서 28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갖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은 공격 축구 보다는 수비의 안정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사실 공격 축구를 구사하다 보면 수비 취약성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우선 미드필더의 중원 수비 강화를 위한 신속한 전환이 이루어 져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뒤따른다. 이점에 한국은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이를 여실히 보여주며 경기 흐름과 분위기를 콜롬비아에 넘겨줘 전반과는 상이한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이에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는 공격축구 구사에도 공·수가 안정된 전술 운영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카타르 FIFA월드컵에 이어 약 4개월만에 재대결을 펼치는 우루과이는 노장 루이스 수아레스(36.그레미우), 에딘손 카바니(36.발렌시아), 디에고 고딘(37.벨레스 사르스필드)과 부상으로 로드리고 벤탄쿠르(26.토트넘 홋스퍼)가 빠진 다윈 누녜스(24.리버플)를 주축으로 새롭게 구성된 세대교체 팀이다. 이에 전력 약화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일본 1.5군 대표팀과 1-1 무승부(24일)를 기록한 우루과이와의 재대결 승산은 높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클린스만 감독은 공격 축구도 중요하지만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교체로 투입되어 부분적인 콤비네이션 플레이를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긴, 이강인(22.레알 마요르카), 오현규(22.셀틱 FC) 동갑내기 듀오에 대한 전술, 전략적인 또 다른 공격 축구 구사도 더 많은 시간을 할애 시험해 볼 필요성이 있다. 부임 기간이 채 한 달도 안된 클린스만 감독에게 현재 상황에서는 승리가 절실할 수 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에게는 공식적으로 4년여 라는 기간이 보장되어 있다. 그래서 지금 클린스만 감독에게 부여된 임무와 책임은 당장의 평가전 승리보다 우선 선수 점검과 육성에 의한 공격 축구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이다. 이는 곧 2026년 북중미 FIFA월드컵을 앞두고 세대교체라는 필연성을 지닌 한국 축구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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