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피해자=돌덩이' 비유 논란에도 "곡해 말라"며 도리어 고함친 한덕수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내에서 '굴욕외교'라는 비판 여론이 높은 반면, 일본에선 긍정평가가 높은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개의치 않겠다"는 취지의 답변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한덕수 총리는 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같은 한일간의 대조적 여론에 대해 "이렇게 극명하게 차이나는 경우가 있었나"라고 질의하자 "외교나 이런 협약이나 협상이나 이런 과정이 끝나고 나면 평가는 각각 다를 수 있다"며 "우리가 한미간에 자유무역협정을 타결했을 때 대한민국에서의 지지도는 굉장히 낮았지만 결과적으로 한미FTA가 대한민국의 어려운 대내외사정을 극복하는데 큰 기여하고 있다는 것은 현재에선 명백하게 보이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덕수 총리는 국내에서 '굴욕외교'라는 비판 여론이 높은 반면, 일본에선 긍정평가가 높은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개의치 않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와도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총리는 국내에서 '굴욕외교'라는 비판 여론이 높은 반면, 일본에선 긍정평가가 높은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개의치 않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와도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총리는 지난 1965년 박정희 정권 당시 여론수렴없이 강행했던 한일협정에 대해 거론하며 "저도 시청 앞에서 데모했던 사람 중 하나지만 그 때 지지율은 어찌보면 지금보다도 더 나빴을지도 모르겠다"라며 "과거에 발목잡히지 않고 미래를 향해 더욱더 발전시킴으로써 동북아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기여하는 그런 한일관계 만들어가는데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와도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달 7일 '머니투데이'는 <"지지율 1%라도 한다"…尹의 일본 결단, 아무도 못 말렸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 국민의힘 관계자가 "윤 대통령이 한 번은 식사자리에서 '지지율 1%가 나오더라도 (나라를 위해) 할 일은 하겠다'고 하더라. 이게 윤 대통령의 진심이구나 싶더라"고 헀던 전언을 보도한 바 있어서다.

한 총리는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변제안 발표 후 이뤄진 한일 정상회담으로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표현하며,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돌덩이'에 비유한 것이 아니냐는 구설수를 자초한 데 대해서도 "의도를 자꾸 곡해하지 말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는 윤 의원이 "돌덩이를 치웠다라는 얘기는 부적절하다. 유감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하자 "제가 돌덩이라 한 것은 한일간의 관계를 극도로 악화시킨 문제를 해결하고 치우려했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에 윤 의원이 "변명할 게 아니라 솔직히 부적절한 비유라고 설명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했음에도, 한 총리는 "어려운 문제라는 차원에서 한일간의 관계를 극도로 악화시키고 있는 그러한 요인으로서의 문제를 얘기한 것"이라며 "(강제동원)피해자를 지칭한 게 아니다"라고 거듭 부인했다.

한덕수 총리는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변제안 발표 후 이뤄진 한일정상회담으로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표현하며,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돌덩이'에 비유한 것이 아니냐는 구설수를 자초한 데 대해서도 "의도를 자꾸 곡해하지 말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총리는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변제안 발표 후 이뤄진 한일정상회담으로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표현하며,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돌덩이'에 비유한 것이 아니냐는 구설수를 자초한 데 대해서도 "의도를 자꾸 곡해하지 말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 총리는 "징용 희생자를 지칭해서 돌덩이라 한 게 아니다. 한일간의 관계를 지극히 악화시켜서 과거에 발목잡히게 만드는 그 문제가 돌덩이라 얘기한 것"이라며 "곡해하지 말라, 오해하지 말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총리의 발언에 김용민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누가 그렇게 해석하나”,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 등으로 반발하자 "똑바로 얘기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똑바로 듣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맞받아쳤다.

한덕수 총리는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한 번의 회담을 통해서 모든 게 해결될 수 없다”며 “이번에는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고 이제 그러한 돌덩이를 치운 노력을 토대로 해서 이제 하나하나를 다 논의하고 해결하는 방향으로 그렇게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총리는 또 2018년 피해자들을 강제동원한 일본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대법원이 (한일 관계 악화의)주범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하나의 요인을 제공해준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돌덩이'를 충분히 강제동원 피해자 혹은 대법원의 판결로 해석할 여지를 준 셈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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