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아성' 울산서 野 당선…이준석 “PK에서 이러면 강남도 안심 못 해”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4·5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은 텃밭인 울산지역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김기현 대표의 본거지인 울산 남구의원 보궐선거에서 패한 것은 비록 소규모 선거라 할지라도 텃밭에서조차 외면당한 것은 민심이 여당으로부터 서서히 이반되고 있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3월 24일 오후 울산시 남구 수암시장 앞에서 울산 남구 나 기초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최덕종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3월 24일 오후 울산시 남구 수암시장 앞에서 울산 남구 나 기초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최덕종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울산 남구 기초의원(남구나, 옥동·신정4동) 보궐선거에서 최덕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50.6%(6450표)의 득표율을 기록해 49.39%(6297표)를 얻은 신상현 국민의힘 후보를 153표 차이로 꺾고 당선됐다. 

울산 남구는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득표율 58.43%로, 득표율 37.46%를 기록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20%p 이상 앞섰을 정도로 울산 내에서도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지역이다.

또 울산 남구는 김기현 대표의 지역구(울산 남구을)가 있는 아성(牙城)으로,  대표의 안방마저 내줬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보궐선거 투표율은 대선은 물론 총선·지방선거에 비해서도 상당히 낮아 더욱 고령층 참여가 높은데도, 이같은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이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 "아무리 기초의원 선거이지만 울산 남구에서 보수 후보가 1:1 상황에서 패했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에서 고령층 투표가 많아 보통 유리한데도 대선이나 지선 때보다 10% 가까이 득표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뭔가 심각하게 잘못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이 전 대표는 "PK(부산·경남)에서 울산보다 조금 더 당세가 낮게 잡히는 창원 성산(55.28%), 창원 진해(56.28%), 양산(53.25%), 부산 북(56.35%)-강서(53.50%), 영도(54.97%), 사하(55.97%), 기장(55.55%) 같은 곳은 물론 현역의원들의 개인기에 따라 변수가 많겠지만 초접전보다 더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나아가 "PK에서 이런 심상치 않은 상황이면 수도권에서는 강남도 안심 못한다는 이야기"라며 "대선 기준으로 울산 남구가 송파(56.76%)나 용산(56.44%), 성남 분당(55.00%) 보다 득표가 많았던 곳이다. 수도권 지역구는 말할 것도 없다"라고 경고했다. 즉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안심할만한 지역구가 몇 없다는 것이다.

천창수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가 6일 오전 울산시 남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목걸이를 걸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천창수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가 6일 오전 울산시 남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목걸이를 걸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고 노옥희 교육감의 별세로 치러진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도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 천창수 후보가 61.94%(15만3140표)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보수 성향의 김주홍 후보(38.05%, 9만4075표)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전임 노옥희 교육감이 울산 내에서 평판이 좋았고 천 신임 교육감이 그의 배우자였던 만큼, 후광을 얻은 거라고도 할 수 있으나 지난 지방선거 때 노옥희 교육감이 얻었던 득표율(55.03%)마저 뛰어넘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심이 울산 내에서 더욱 좋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로 풀이된다.

또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김경민 국민의힘 후보는 득표율 8.0%(3561표)를 기록하며 5위에 그쳤다. 지난해 대선 윤석열 대통령의 전주 득표율(약 15%)에 비해 반토막이 난 셈이다. 또 해당 지역구는 과거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했던 만큼, 시민들로부터 더욱 외면받았다고도 할 수 있다.

이처럼 소규모의 재보궐선거였음에도 정국에 의외로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울산 남구에서의 작은 파장이 전국으로도 퍼져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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