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 도중 퇴장한 가수 조영남(70)이 하차 없이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김호상 KBS CP는 이날 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작진이 조영남씨를 만나 설득해 하차하지 않기로 잘 해결이 됐다”면서 “이후 스케줄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통신넷=인민숙기자] 13일 서울 서초동 엘루체컨벤션에서 열린 KBS2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에는 조영남과 김수미를 비롯해 이경규, 최민수, 박명수, 이홍기가 참석했다.가수 조영남은 이날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에서 "조영남·이경규 팀이 분당 시청률이 가장 낮다", "조영남·이경규 팀은 시청률 점유율이 낮은데도 심의도 많이 걸렸다"는 박명수와 김수미의 말에 발끈해 "이렇게 모욕적인 말은 처음이다. 오늘부로 사퇴하겠다"라며 다짜고짜 행사장을 박차고 나갔다.
 
사진=KBS 2TV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
이에 당황한 윤고운 PD와 파트너 이경규가 그를 붙잡기 위해 다급히 따라나섰고, 영문을 모르는 취재진 역시 그가 뛰쳐나간 자리만을 멍하니 응시할 수밖에 없었다. 김수미는 "노망났나 봐"라고 그의 뒷모습에 한마디를 더했다. 윤고운 PD 또한 "조영남 씨가 라디오 생방송이 있어서 중간에 나가신 것"이라고 말했으며, 다른 관계자도 "조영남 씨가 원래 돌발 행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오늘 사건은) 재치 있게 봐 달라"라며 "라디오 일정 때문에 자리를 뜬 건데 그걸 재미있게 풀려고 하신 것 같다"고 일종의 해프닝으로 수습했다.

하지만 상황이 반전됐다. 이날 늦은 오후 제작진이 조영남을 만나기 위해 찾아갔지만, 그의 프로그램 합류 혹은 하차 여부에 대해 미지수라는 반응을 전한 것. 이에 이번 일은 그간 자신의 캐릭터를 확고히 쌓아온 원로 방송인만 벌일 수 있던 '재밌는' 사건에서 모두를 무시한 '황당한' 사건으로 변모했다. '나를 돌아봐'의 한 관계자는 이날 밤 늦게 "파트너인 이경규 씨와 윤고운PD가 조영남 씨의 집으로 찾아가 그를 설득했다. 조영남 씨는 처음에는 완강하게 촬영을 거부했지만, 이경규 씨가 함께 하차하겠다고 하자 마음을 돌렸다"고 밝히며 모든 상황이 정리됐음을 알렸다.

데뷔 45년 차인 조영남은 '나를 돌아봐'를 통해 자신의 일에 대한 여전히 뜨거운 열정을 드러내며 그로 인해 함께 일하는 매니저를 의도치 않게 힘들게 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조영남의 깐깐하고 까칠하고 욱하는 성질에서는 가수이자 화가의 삶을 사는 그의 아티스틱한 모습에서 발현되는 비범함이 묻어나 시청자를 수긍하게 했던 것. 이 과정에서 그의 철두철미한 프로 의식이 저변에 깔리지 않았다면, 그가 매니저 이경규를 힘들게 하는 모습이 시청자에게 그토록 큰 웃음을 안기지 못했을 것이다. 하차 선언을 번복한 조영남이 이번 일을 계기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을 끈다.

‘나를 돌아봐’는 ‘버럭’하기로 유명한 연예인들이 자신과 비슷한 성격의 다른 연예인의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자아성찰’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이경규와 조영남, 박명수와 김수미, 최민수와 이홍기가 출연한다. 첫 방송은 24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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