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 김덕권칼럼

부자 되는 방법

세상에 부자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저도 군 제대 후 첫 번째 한 장사가 서울 신당동 중앙시장에서 쌀장사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쌀이 귀해서 정부미를 주로 취급했었지요. 돈이 참 잘 벌렸습니다. 그때 생각한 부자 되는 방법으로 저는 적금(積金)을 택했습니다. 매일 새 적금통장을 늘려가는 것입니다. 한 달이면 30개의 적금통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경기가 오래 지속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견디다 못해 통장을 몽땅 정리해 철강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잘 되었지요. 그러나 욕심으로 구했기 때문에 흥하고 망하기를 쉬지 않아 결국 큰 부자가 되지 못했습니다.

《잡아함경(雜阿含經)》48권 <기능경(技能經)>에 부처님이 기원정사(祇園精舍)에 계실 때 어느 날 한 젊은이가 찾아와 세속에 사는 사람이 돈을 벌고 재산을 관리하는 법을 물었습니다. “부처님, 어떻게 해야 돈을 많이 벌 수 있습니까? 또 어떻게 하면 재산을 잘 관리할 수 있을까요?" 부처님은 그 청년에게 이렇게 가르쳐 주셨지요.

“우선 일을 잘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재물을 모으게 되면 그것을 넷으로 쪼개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즉 한 무더기로는 먹고 사는 데 쓰고, 두 무더기로는 사업을 위해 이윤을 얻는 일에 쓰고, 나머지 한 무더기는 곤궁할 때를 대비해 저축해 두는 것이 좋다.

생업을 위해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일에는 여러 가지 직업이 있다. 농사를 짓거나 장사를 하거나 목축업을 하거나 세를 놓아 이익을 구하거나 건축을 하거나 물건을 만드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직업에 힘을 다해 열심히 일하면 돈을 모아 안락하게 살아 갈 수 있으리라.

이렇게 재물을 구한다면 모든 물이 바다로 모이듯, 꿀벌이 꿀을 모으듯 재산이 불어날 것이다. 재산이 불어나면 자연히 사람도 많이 모여들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사람들도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성공한 삶의 그늘에 사람이 모여들면 그들을 친형제처럼 거두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들에게 이익을 골고루 나누어 주면 목숨이 다한 뒤에는 천상에 태어나 즐거움을 누리게 되리라.”

얼핏 생각하면 불가(佛家)에서는 세속의 경제생활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듯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출가자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무소유를 강조하지만 재가자들의 경제생활에 대해서는 부(富)와 이익의 창출을 위해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하는 등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첫째, 훌륭한 기술과 기능을 먼저 익혀야 할 것입니다.

농사를 짓든 장사를 하던 무엇을 하든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직업이냐가 문제가 아니라 전문가냐 비전문가냐가 중요한 것이지요.

둘째, 무슨 일을 하든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게으름은 모든 일에서 타락과 패망의 지름길이란 것이 부처님의 한결같은 가르침이십니다.

셋째, 재산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라는 것입니다.

재산이 조금 모였다고 수입을 초과하는 지출을 한다든지 낭비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넷째, 어느 정도 재물이 축적되면 이웃에게 베풀라는 것입니다.

재산을 모으는 것은 축재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 쓰기 위해서이지요. 따지고 보면 내가 재산을 모으는 과정에는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도움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에게 여러 가지 도움을 주는 것은 가진 사람들의 의무인 것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돈을 모으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열심히 일해서 차곡차곡 모아가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돈이 돈을 버는 방법입니다. 전자는 종자돈을 모을 때까지의 유일한 방법이고, 후자는 종자돈을 만든 이후 부자로 가는 방법이이지요.

돈이 돈을 부르는 것입니다. 평생 김밥장사로 모은 전 재산 50억을 충남대학교에 기부한 한 할머니의 사연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 일이 있었지요. 행상으로 고생고생하며 모은 목숨 같은 재산을 흔쾌히 기부한 결단력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했습니다. 과연 김밥장사로 50억이란 거금을 모을 수 있는가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하루 몇 만원어치 팔기도 힘들었다는 김밥을 얼마나 팔아야 할머니처럼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과연 가능한 일인가요?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9만원을 30년 동안 모으면 10억이란 재산이 형성됩니다. 물론 이자는 감안하지 않았을 경우입니다. 아마도 할머니가 30년 동안 수천만줄 아니 수 억 줄의 김밥을 만들어 팔았다면 김밥만으로도 50억 원은 만들어 지지 않았을까요?

30년 전의 1,000만원이 같은 기간 동안 보통 직장인의 월급을 고스란히 모은 액수만큼이나 불어나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50여 년 전 제가 쌀장사하던 때 들었던 적금을 지금까지 깨지 않았다면 아마 저도 큰 부자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돈 쓰는 재미보다 모으는 재미를 느끼는 것입니다. 그리고 종자돈을 모을 때는 한없이 절약해야 합니다. 저처럼 흥청망청 주색잡기에 써버리면 결코 부자는 되지 못합니다.

그런 다음 세상을 위하여 힘껏 무상의 공덕을 쌓아야 합니다. 하늘은 짓지 아니한 복을 내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원(願)은 큰 데에 두고, 공(功)은 작은 데에부터 쌓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우에는 괘념(掛念)치 말고 공덕 짓기에 힘을 쓰면, 큰 공과 큰 대우가 돌아오고 세세생생 큰 부자로 살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리석은 중생은 공것이라면 다 좋아합니다. 그러나 지혜 있는 사람은 공것을 좋아하지도 아니하려니와 공짜가 생기면 정당한 곳에 나누어써서, 재앙이 따라오기 전에 미리 액(厄)을 방비하는 것입니다. 진리는 공정합니다. 결코 쌓은 공이 무공(無功)으로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부지런히 음덕(陰德)과 무념(無念)의 덕을 쌓아 가는 것이 부자가 되는 법이 아닐 런지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3월 13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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