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충주역 주차장 조성 공사 편입 '탁상행정' 논란
주민들 "400m 이상 돌아가야 하는 불편 초래" 주장

[충북=뉴스프리존] 조영하 기자=충주시가 충주역주차장조성사업을 빌미로 40여 년 넘게 사용해 온 마을길을 일방적으로 편입시켜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충주하방마을 주민들은 기존에 이용하던 곧은 길이 아닌 400m 이상을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을 처지에 놓였다. 마을을 진입하는 입구부터 선형이 굽어졌고 90도로 꺽는 커브가 몇 곳이나 된다.

주민들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란 비난이 나오는 이유이다.

하방마을 주민들은 1982년 충주역 철도이전으로 40년 넘게 각종 불편을 겪으면서 살아 왔다.

'불러도 대답 않는 메아리'  충주하방마을 주민들의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조길형 충주시장은 지난 20일 이들을 외면하고 독일 등 3개국으로  외유성 여행을 떠났다.(사진 조영하 기자)
'불러도 대답 않는 메아리' 충주하방마을 주민들의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조길형 충주시장은 지난 20일 이들을 외면하고 독일 등 3개국으로 외유성 여행을 떠났다.(사진 조영하 기자)

주민들에 따르면 충주시가 지난 2021년 7월 29일 주민설명회 당시 기존의 도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설명회 자리에서 주민들이 기존에 수십 년 동안 사용해 온 곧은 길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곡히 건의하자 충주시가 약속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이날 시가 주민설명회 참석을 토지주와 마을 통장 등 일부로 제한했고, 실제 참석자도 눈에 띄게 적었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공무원이 설계도면(가안)을 갖고 '마을길 편입과 ㄷ자 우회길 개설' 설명 당시 마을 주민과 채소 하우스 단지 농민들 편의 도모을 위해 현재 사용하는 길은 보존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주장했다. 

또 주민들은 "무슨 공사가 설계도와 조감도 없이 깜깜이 공사로 이뤄져 뭘 감추려고 하는지 몰랐지만 결국 주민들을 기망하기 위해 모든 걸 감춘 것이 드러났다" 면서 "몇사람 참석시킨 주민설명회가 주민 공청회로 둔갑됐고 실제 설계도와 다른 설명으로 속여 기존 도로가 편입되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충주시는 주민설명회를 통해 사업설명한 것을 주민공청회로 간주했고, 이후 주민공청회는 열지 않았다. 공청회를 통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사업에 반영하는 중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충주시는 '기존 도로가 주차장 부지에 편입되는 것을 사전 충분히 설명했다'며 '주민들이 이제와서 딴소리를 하고 있다'는 주민들의 주장과는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덧붙여 도로 선형변경은 모 건설이 설치한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시설 등이 BF인증 의무대상인 여객시설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다.

충주시와 주민들의 주장이 상반되면서 갈등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길형 충주시장은 주민들의 하소연을 뒤로한 채 지난 20일 유럽 3개국 순방을 떠났다. 주민들의 생존권을 무시하고 떠난 외유성 여행이란 논란이 불거질 듯 보인다.

충주하방마을 주민들이 40여 년 넘게 사용해 온 곧은 길을  일방적으로 충주역 주차장 조성 부지에 편입시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 조영하 기자)
충주하방마을 주민들이 40여 년 넘게 사용해 온 곧은 길을 일방적으로 충주역 주차장 조성 부지에 편입시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 조영하 기자)

이에 대해 충주시 차량민원과 관계자는 "주민설명회때 기존 사용해 온 도로가 주차장 부지로 편입되는 것을 충분히 설명했고 늦게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에 불과하다" 면서 "마을 입구 구부러진 선형은 철도부지이지만 협의하여 일직선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또 이 관계자는 "주민들이 야간 운전에 불편하지 않게 가로등을 밝게 하고 커브 구간마다 반사경을 설치하겠다" 면서 "앞으론 어르신분들이 기차역 가실려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므로 더 편리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충주시는 BF(Barrier Free) 인증제도(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의무대상인 교통약자법 제9조에 따른 대상시설임을 재차 강조했다.

마을 주민 임인묵씨는 "바로 갈길을 세번 90도로 꺽이고 ㄷ자로 돌아가는 길을 거부한다"면서 "왕복 400m 더 늘어났고 그동안 굴다리가 우범지역으로 인식돼 부녀자들이 불안 가운데 살아왔다" 고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또 그는 "충주시가 하방 주민을 무시하지 않는다면 동구밖 길을 주민과 하우스 단지 농민들을 위해 보존해 주겠다는 주민설명회때 약속을 꼭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40년 넘게 도심속 오지로 불릴 만큼 온갖 피해를 감수하면서 살아왔는데 뒤늦게 또 그들에게만 불이익을 감수하라는 형벌은 지나치다"면서 "철도를 이용하는 고객도 충주시민이지만 하방마을 주민 또한 충주시민임은 분명하다. 충주시가 무슨 명분으로 그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지 모르지만 충분한 보상을 통해 정신적 회복과 경제적인 만족의 일부를 충족시켜 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충주역주차장조성은 충주시가 2022년 10월부터 15억6천만 원을 들여 충주시 봉방동 516-2번지 일원에 추진하는 사업으로 현재 8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충주시가  충주하방마을 주민들이 40년 넘게 사용한 길을 폐쇄하고 만든 우회 도로 모습. 하지만 이 도로는 400m 더 늘었고 입구부터 선형이 굽어 불편이 예상된다.(사진 조영하 기자)
충주시가 충주하방마을 주민들이 40년 넘게 사용한 길을 폐쇄하고 만든 우회 도로 모습. 하지만 이 도로는 400m 더 늘었고 입구부터 선형이 굽어 불편이 예상된다.(사진 조영하 기자)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