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해명과 조합원 반박

[서울=뉴스프리존]김은경 기자=일반분양은 100 성공했으나 공사비 9700억 증가 논란이 일었던 서울 강동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이번에는 '에어컨 유상옵션' 관련 조합원들의 궁금증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해 조합 측과 조합원 간 불신이 쌓이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일반분양자에 대한 에어컨 옵션가가 시중보다 상당히 비싸 이에 일부 조합원들은 이 일을 관장한 조합 측 실무자와 업체 간의 ‘리베이트'(이권)가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조합은 에어컨 옵션 결정에 대해 시공단의 추천이라고 해명했으나 정작 시공사인 현대는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사인 현대 측은 에어컨 유상 옵션 문제 논란이 지속되자 모델하우스에 직접 명확한 입장 안내문까지 걸었다.

둔촌 주공 ‘올림픽파크포레온’ 모델하우스에 (현대)시공단이 한시적으로 부착됐던 에어컨 유상 옵션에 관한 안내문 (사진=조합원 제공)
둔촌 주공 ‘올림픽파크포레온’ 모델하우스에 (현대)시공단이 한시적으로 부착됐던 에어컨 유상 옵션에 관한 안내문 (사진=조합원 제공)

안내 문구는 '에어컨 실내기 계약은 조합 주관의 계약 상품으로 시공단과는 무관합니다'라고 써 있다. 

문제는 조합의 계속되는 ‘부인’ 때문이다. 시공단에서 '무관하다'는 입장이 나온 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조합은 계속 에어컨 옵션 결정에 시공단에 의해 결정한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니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둔촌주공 조합은 지난해 5월경 시공사와의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됐다가 극적으로 6개월만에 공사가 재개됐다. 이후 조합원 분담금이 가중돼 '9700억 공사비 증가' 논란까지 일어 조합원들의 심기는 편치않다.

조합원 A씨에 따르면 ①에어컨 유상옵션 가격이 비싼 것 같아 조합에 물어보니 '묵묵부답'이었다. ②재건축조합에 전문적으로 납품하는 다른 업체에 물어보니 리베이트가 포함된 가격이라는 말을 들었다. 또다른 조합원이 시중업체에 알아보니 세대당 최소한 100만원씩 (에어컨 두 대, 각 50만원)절감된 금액으로 가능하다는 견적서를 받았다. 조합 총무이사에게 전달해 조합에서 이 가격으로 공구하거나 가격을 낮추어줄 것을 요청했다. 
③이에 조합에서는 "에어컨은 시공단에서 진행하는 사항이고, 조합에서 관여하지 않는다"면서 거절했다고 한다. ④그런데 이는 조합의 '거짓말'이라는것이다.

조합원들은 조합이 시공사에 '에어컨 공동구매하는데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시공단에게 발송한 것을 정보몽땅에서 발견했다고 한다. 이 공문을 근거로 조합에 에어컨 가격을 낮추어줄 것을 요청했으나 조합의 답은 여전히 '시공단 주관사항이라 (조합이) 관여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시공단에서는 '에어컨 공동구매는 조합 주관 사항이고, 시공단과 관련이 없으며 설치업체의 부도를 대비해 조합에서 계좌를 관리하라'는 답변의 공문을 발송했다. 

현대건설 및 시공단에서 둔촌주공 조합에 “에어컨 옵션 계약에 관련이 없다”고 분명히 밝힌 답변 공문 (사진편집=김은경기자/자료제공 조합원)
현대건설 및 시공단에서 둔촌주공 조합에 “에어컨 옵션 계약에 관련이 없다”고 분명히 밝힌 답변 공문 (사진편집=김은경기자/자료제공 조합원)

이에 대해 조합원 A씨는 "이렇게 답이 나왔는데도 조합은 지금까지도 에어컨 공동구매는 시공사 주관사항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심지어 설치업체의 부도를 대비해 조합에서 계좌를 관리하라는 시공사의 경고에도 설치업체 계좌로 계약금 등을 입금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조합원들은 설치업체가 일반분양자들의 설치를 담당하고 있어 안심하고 있다. 일반분양자들은 현대건설에 계약금을 입금한 것이다. 설치업체가 도산하면 현대건설은 업체를 변경하여 에어컨을 설치하면 그만"이라며 "조합원들이 계약금 등을 입금한 곳은 (일반분양자들과 달리) 설치업체이므로 설치업체가 도산하면 돈만 날리고, 현대건설은 책임을 지지 않을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조합장을 필두로 부패한 조합이 조합원들을 위해 공사비를 깎겠다는 위선적인 모습에 시공단도 황당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듯 조합원들의 원성이 커진 데에는 지난해 10월 총회에서 선출된 총무이사 S씨의 '허위경력 기재' 논란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총무이사 S씨는 S뱅크에 재직하다가 이직을 한 이력이 있는데 그 중 한 곳에서 보안팀장을 역임했다고 이력서에 기재했다. 확인결과 '주차' 관련 업무를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승환 조합장에게 물으니 '묵묵부답'이었다고 한다. 총무이사는 시공단과 협상을 하는 실무진이다. 

조합원 B씨는 "이런 조합에 조합원들을 위해 부담금을 깎을 것을 기대할 수 있겠나? 허위기재만이 아니라 조합의 지출 내역 등에도 석연치 않은게 많다"며 "투명하지 않은 조합 운영 문제가 어디 한 두 개인가"라고 토로했다.

박승환 조합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에어컨 관련 리베이트 의혹 제기가 나오는데 해명해달라"고 하니 '허허' 웃으며 "해명할 것도 없다"면서도 질문에 차분히 응했다.

박승환 조합장과 일문일답

기자 : 에어컨 관련 리베이트가 있는가라는 말이 나온다.

조합장 : 일반 대리점 가격보다 우리 조합의 유상옵션이 조금 비싸다는 취지인데, 조합이 옵션 업체를 선정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일반분양을 먼저 했는데, 기존의 일반분양에서 먼저 선정한 업체가 있다. 시공단이 일반분양에서 선정한 업자를 우리한테 추천을 해줬다. 일반분양한 사람들이 레미안보다 비싸다면서 언론에도 제보하고 강동구청에도 연락을 하니, 그럼 우리도 일반분양 업체랑 같은 업체이니까 비쌀 거 아닌가. 그래서 (우리가 낮춰달라 해서)12만원을 깎았다. 일반분양한 업체하고 똑같이 조합도 계약을 하라해서 우리는 알선만 했고, 계약이 된거다. 90 조합원들은 계약을 다 했는데 10 계약을 못한 조합원들이 바깥 대리점에 알아보니까 그거보다 더 싸게 할 수 있더라 90만원대도 가능하더라, 그런데 실제 우리는 일반분양이 127만원인데 우리는 12만원 깎아 115만원에 계약했다. 그런데 바깥 대리점에서는 90만원도 가능한데 왜 115만원대로 계약을 했느냐면서 조합에 '받아 먹었나', 이렇게 이야기하는것. 내후년도 입주를 하려면 금년 10월부터 설치를 해야 한다. 시공사업단이 현장 안전문제 때문에 협력업체가 아닌 대리점은 일체 현장 출입을 못하게 한다. 그래서 협력업체로 등록된 업체 외에는 일체 계약을 못한다." 

기자: 시공단에서는 자기들이 관여한 게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조합장: 자기들이 관여를 할 것도 없는 거다. 왜냐면 소개만 해줬기 때문이다. 시공단은 협력업체 외에는 안 된다는 원칙만 지키고 있으니까 우리는 거기에 맞춰 (사공단이)추천하는 업체, 일반분양에서 계약한 업체와 계약한 것밖에 없다.

기자: "시공단이 소개를 한 것이다"고 설명 하셨더라면 아쉬움이 있다.

조합장: 그런말 할 것도 없는 게 같은 업체인데, 현대건설이 일반분양한 업체 그 딱 하나이고 우리도 똑같이 계약한 거다. 그러니 우린 어떻하나? 그리고 바깥에서 알아본 게 조금 싸게 할 수는 있다. 그들은 경쟁을 붙여서 하니까. 막상 그들은 설치 못한다. 왜냐하면 시공단에서는 안전문제 가지고 협력업체로 등록 안된 업체는 일을 못한다 하니까. 네이버 카페에서 공동구매한다고 하지만 일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조합만 문제라고 하는 거다.

기자: 조합원들이 질문하면 답을 해 주셨더라면 좋았을텐데 ‘묵묵부답’ …왜 말씀 안하셨는지

조합장: 전체 에어컨 진행사항은 이미 끝났다. 에어컨 설치한 지 한달 가까이 됐다. 다 설치하고 조합원들 계약은 90는 다 했고, 업체와 직접 계약하고 직접 돈을 주고 다해서 끝났다. 그런데 설치를 못한 10 남은 사람들이 공동구매하겠다는데 잘 진행이 안 되는 듯하다.

기자: 소통의 아쉬움이 있는 것 같다.

조합장: 말은 다 못했다. 조합을 운영하다 보면 일일이 설명할 수 없는 게 너무 많아서다. 이번주 내로 곧 전체적인 상황을 설명하겠다. 진행되기 전에 나와야 하는건데, 이미 종료된 사항이다. 사실 일반분양보다 12만원 깎아서 다 해피하게 된 상황이어서 (설명 공지 안하게 됐다)

기자: 총무이사 허위경력 기재 문제도 있다.

조합장: "아이고 참 허허" 총무이사 제가 임명한것도 아니다. 도정법에 따라서 선거관리위원장이 선거에 관한 권한을 다 가지고 있지 않나, 위원장이 선거공보를 내고 출마한 이사들은 학력하고 경력을 적어낸다. 학력하고 경력이 있는데 이분이 ㅇㅇ고등학교 명문고를 나왔어요. 그리고 고ㅇ대를 나왔다. S뱅크를 재직하고 일찍 퇴직을 해, 작은 업체 여러군데 있었다. S뱅크 지금 없어져서 경력을 뗄수가 없잖나. 그래서 이 양반이 10년 근무했는데, (3년)근무한 봉급내역을 제시했다. 다른 몇 군데 작은 업체 있었고, 그걸 경력 기재 잘못됐다고 말하는 분들이 일부 있긴 하다. 선관위가 최종 판단해서 문제가 있다면, 허위기재했다면 후보 자격을 박탈했을 문제다.

 
다음은 조합장의 답에 대한 조합원 A씨가 조목조목 반박한 내용  

조금 비싼 차이라는 것에 대해

시중 한 업체에 알아보니 1000대 이상 공구하면 공청형은 77만원(부가세,설치비포함), 일반형은 53만원(위와 동일)이었다. 조합은 공청형 대당 115만원, 일반형 93만원이다. 일반형 기준 대당 40만원, 공청형 대당 38만원 세대당 대부분 2대 이상 설치하니, 세대당 76만원에서 80만원, 6000세대면 48억원까지 차이가 난다. 위 내용은 보수적인 것이고, 다른 분이 받은 견적서는 더 싼 것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공단이 일반분양에 먼저 선정한 업체를 연결했다는 것에 대해

시공단은 에어컨 설치업체 선정은 시공단과 무관한 사항이라 했고, 조합에서 주관한 사항이라고 한다. 

시공단이 일반분양한 업체하고 똑같이 조합도 계약을 하라해서 우리는 알선만 했고, 그래서 계약이 된 것이라는 것에 대해

조합에서 조합원에게 보낸 공문에 의하면 조합에서 공동구매를 실시한다고 되어 있다. 알선이든 뭐든, 설치업체에게 막대한 이익을 몰아준 것은 조합집행부다. 문제는 다른 업체가 싸게 할 수 있으면 조합이 선정한 업체도 동일하게 싸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조합은 설치업체의 편에서 조합원들에게 비싼 가격을 사실상 강요한 것 아닐까?

10 설치, 계약 안한 이들이 공동구매한다는데 협력업체가 아니라 힘들거라는 것에 대해

조합에서 진행하는 공동구매를 하지 않으면, 설치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하자 발생 시 방법이 없다고 강권했다. 바깥 대리점 90만원대가 아니다. 이후 다른 대리점에서 2000세대 이상이면 더 싸게 할 수 있다는 견적서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계약 수량이 많으면 가격이 다운되는것 상식 아닐까?, 세대수 계산해 보면 작은 금액 차이라고 하지만 세대수가 많아서 큰 금액이 된다. 이 돈 다 어디로 갔나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다. 조합에 견적서를 보내주었으나, 조합에서는 현대에서 주관하는 것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했다.

내후년도 입주를 하려면 금년 10월부터 설치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건물이 제대로 올라가지도 않았고, 내부 공사도 없이 금년 10월에 설치 절대 못한다. 2025년 입주 예정이니 그 시점 설치할 것으로 생각된다. 첨부 회신서와 같이 시공단에서는 업체의 부도리스크를 대비해 입금계좌를 조합으로 할 것과 설치업체와 합의서를 체결할 것을 권고했다. 조합에서는 설치업체에게 직접 입금하도록 했고, 합의서도 없다는 입장이다. 조합이 설치업체에게 직접 입금하도록 한 것은 리베이트 때문으로 의심한다.

시공사업단이 현장 안전문제 때문에 협력업체가 아닌 대리점은 일체 현장 출입 못하게 한다, 조합에서 가격 낮춘 건데도 리베이트 의심한다라는 답에 대해

일반분양자들과의 관계에서는 현대건설에서 돈을 수령하고, 기성율에 따라 설치업체에게 돈을 지급하는 등 현대건설에서 관리한다. 일반분양자 설치분은 현대건설이 관리하므로 영업이익이 포함돼 있다. 반면, 조합원들이 설치하는 경우는 현대건설은 관리하지 않고 조합과 설치업체의 책임이다. 엄연히 다른 계약이다. 에어컨 설치는 입주 때 하는 것이다. 설치업체는 비쌀 뿐만 아니라, 건물 완공 후  설치할 제품에 대해 미리 계약금, 심지어 물품대금 전부를 5% 할인 조건으로 수령했다. 조합원은 비싼 돈을 줬고, 설치업체는 이득을 얻을 수 있기에 리베이트를 의심하는 것이다. 조합의 공동구매는 진행중에 있으며, 건물 완공 때 설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청예정자들을 모집하고 있는 단계다. 비싼 줄 모르고 공동구매에 참여한 조합원들 중 일부는 계약해지를 원했다. 업체는 일주일 이후에 계약해지의 경우 계약금을 몰수한다고 하고 있고, 조합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총무이사 허위경력 기재 답에 대해

총무이사는 본인이 S뱅크, S은행에 다니다 퇴사했다고 말했고, 조합장도 S뱅크라고 여전히 말하고 있다. 그러나 첨부와 같이 총무이사가 총회 이사 선출 때 제출한 이력서에는 S금융이라고 표기하였고, 조합원들은 S금융이 S은행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S금융은 S대부업체로 S은행과는 다른 것이다. 총무이사는 이력서에 ㅇㅇㅇ인더스트리 보안팀장으로 경력을 기재했다. 회사에 확인해 보니 주차반장으로 일햇다.  계약직이며 호텔에서 주차요원으로 근무했다고 한다. 이런 경력불명의 사람이 조합을 대표하여 1조1300억원의 부담금 협상을 하고 있다. 전문성 있는 조합원을 협상에 참여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조합은 묵살하고 있다.

선관위가 최종 판단해서 허위기재했다면 후보 자격을 박탈했을 거란 답에 대해

감사가 조합에 총무이사 S씨가 선관위에 제출한 경력증명서를 요구했다. 조합장은 개인정보사항이니 로펌의 법률자문을 받겠다고 했다. 감사는 비용을 들여가면서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조합 측은 굳이 비용을 들여 로펌의 법률자문을 받아서 제시를 거부했다. 떳떳하다면 이렇게 했을까 의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조합원은 비싼 돈을 주었고, 설치업체는 막대한 이득을 얻었기에 리베이트를 의심하는 것입니다"  

이는 박 조합장의 해명에 대한 조합원의 반박이다.

둔촌주공 조합은 이에 대한 해명과 설명을 좀 더 해서 조합원들의 합리적인 의구심을 말끔히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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