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프랑스 파리 테러 용의자 중 한 명이 축구장 입장을 시도했으나, 몸수색 과정에서 자살폭탄 조끼가 발견되면서 제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이 범인이 8만여 관중이 모인 축구장 안에서 자폭테러를 시도하려 했다는 프랑스 경찰의 의심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주에르'라는 이름의 축구장 보안요원과 프랑스 경찰의 설명을 인용해 이 범인이 13일 밤 프랑스-독일의 친선 축구경기가 열렸던 파리 북부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의 입장권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범인은 경기 시작 15분 후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려 했으나, 입구에서 이뤄진 몸수색에서 자살폭탄 조끼를 입은 사실이 발각됐다.

프랑스 검찰의 프랑수아 몰랭 검사에 따르면 범인은 발각된 직후 보안 검색대에서 물러나면서 자살폭탄 조끼를 스스로 폭발시켰다.

주에르 보안요원은 자신은 선수들이 지나다니는 통로를 담당하고 있었지만, 출입구 보안검색을 담당하던 팀으로부터 당시 상황을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자폭은 첫 자폭이 발생한 후 3분여 뒤 경기장 밖에서 일어났으며, 이어 인근 맥도날드 식당 근처에서 세 번째 자폭이 잇따랐다.

축구장 인근 연쇄 자폭으로 사망한 민간인은 1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에르는 첫 폭발음을 들었을 때, 폭죽 소리로 착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귀빈석 근처를 경비하면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피신하는 모습을 보고 폭죽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진술은 범인들이 바타클랑 극장에서와 같은 대규모 인명살상을 축구장 안에서도 계획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현장서 발견된 여권·지문 2건 분석

파리 테러 현장에서 발견된 여권과 지문을 분석한 결과 용의자 중 2명이 그리스에서 난민 등록 후 프랑스로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AFP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당국은 현장에서 시리아인 여권과 지문 2건을 수거해 그리스 정부와 함께 신원 확인 작업을 벌였다.

그리스의 니코스 토스카스 시민보호부 장관은 공식 성명에서 "테러 현장에서 발견된 여권 소지자가 지난달 3일 69명의 난민과 함께 그리스 레로스 섬에 들어왔다"며 "그는 유럽연합(EU) 규정에 따라 신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토스카스 장관은 또 "여권 소지자가 거쳐 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국가들이 이 여권을 점검했는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경찰은 공연장 바타클랑 극장의 테러 용의자 시신 근처에서 여권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파리 11구 볼테르 가에 있는 바타클랑 극장에서는 89명이 목숨을 잃어 연쇄 테러가 난 6곳 가운데 피해가 가장 컸다.

경찰이 극장에 진입했을 때 용의자 3명은 폭탄 벨트를 터뜨려 자살했으며, 나머지 1명은 경찰에 사살됐다.

다만, 난민들이 유럽으로 오려고 시리아 여권을 위조하는 사례가 많아 여권의 진위는 조사 중이다.

AFP통신은 그리스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다른 용의자도 올해 8월 그리스에서 난민 등록을 마치고 레로스 섬을 거쳐 간 것으로 지문 확인 결과 밝혀졌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그리스 정부가 2명의 용의자가 그리스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올해 들어 그리스를 거쳐 유럽에 입국하는 시리아 등 중동 난민이 급증한 가운데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당국자들은 터키에서 넘어오는 난민들 중 '이슬람국가'(IS) 등 지하디스트들이 위장해 잠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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