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원상회복' 지시에 신동빈 동의"…롯데 "의미 없다"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93)이 최근 신동빈 롯데 회장(61)에게 1주일 내로 자신과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61)을 원래 직위로 복직시키라고 통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신동빈 회장이 이를 구두로 동의했다는 것이다. 형제간 다툼에서 시작된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이 시간이 흐를수록 부자간 대결로 치닫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설립한 한국법인 SDJ코퍼레이션은 17일 신동주 전 부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5일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 겸 거처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서 있었던 93세 생일을 맞아 3부자 사이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에 따르면, 당시 신격호 총괄회장은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신동주 전 부회장 부부가 배석한 자리에서 신동빈 회장에게 “이사회를 마음대로 움직여서 나를 그만두게 한 것이 맞느냐”고 추궁했다. 신동빈 회장은 “죄송하다. 대단히 죄송하다”고 답했다.이어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에게 일주일 기한을 주면서 자신과 신동주 전 부회장을 원위치로 돌려놓으라고 요구했다.

이에 신 회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신 전 부회장은 주장했다. 하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본인의 요구사항에 대한 확인각서를 받으려 하자 신동빈 회장은 “사인하기 싫다”고 말한 뒤 집무실을 나가버렸다는 것이다.신동주 전 부회장은 부자간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신동빈 회장에 대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분노가 워낙 크고, 본인이 이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은 입장 자료를 통해 신동주 전 부회장 측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고령의 아버지를 모시고 가족간의 대화가 어떤 환경에서 이뤄졌는지 앞뒤 맥락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사적인 대화를 공개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이어 “설사 그런 말씀을 나눴다고 해도 어른을 예의로 모시는 대화를 상법상 절차로 확대하는 것은 기업과 가족의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처사”라며 “경영상 결정은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이뤄져야하는 것으로, ‘구두동의’ 주장은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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