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는 쉽게 말하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이다.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차이(갭)만큼만 투자해서 집을 산다고 해서 갭투자라고 부른다.

[서울, 연합통신넷= 김대봉기자]특히 최근처럼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을 때에는 매매가와 전세가가 거의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집을 살 수 있다. 이럴 때 내 피(돈)을 들이지 않고 집을 살 수 있다고 해서 ‘무피투자’라고도 한다.

△‘갭투자’가 성행하며 올해 집값이 크게 오른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4단지 전경.
 
여기에 올해와 같이 전세난이 심하고 대출부담이 적은 저금리 상태일 때가 갭투자의 적기로 여겨진다.

문제는 이런 ‘갭투자’나 ‘무피투자’가 전세가격과 집값을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데 있다. 

실례를 들어 보자. 자본금 5억원이 있는 투자자가 전세 계약 기간이 1년 정도된 전셋값 4억 5000만원에 매맷값 5억원인 집 10채를 구입한 후 전세 재계약 시점이 됐을 때 전셋값을 3000만원씩 올린다. 그러면 오른 전셋값 덕분에 집값도 2000만~3000만원 정도 오르게 된다. 이렇게 가격이 올랐을 때 10채를 팔면 1년 새에 2억~3억원의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특정 지역에 갭투자가 몰리게 되면 전셋값과 집값이 갑자기 급등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갭투자가 횡행한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주요 아파트 매매가격이 1년 새 4500만~9000만원까지 급등했다. 길음동의 전세가율은 86.7%로 서울 전체 평균인 68.9%보다 월등하게 높고,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도 6398만원으로 비교적 적어 갭투자자들의 공략 대상이 된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야 소자본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 당연히 반가운 일이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은 만만치 않다. 

우선은 전셋값 상승의 원인이 되니 가뜩이나 전셋집 찾기 어려운 세입자들에게 더욱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이 되고, 향후 전셋값이 떨어지게 되면 전셋값과 매매가가 역전되는 이른바 ‘깡통전세’가 속출하게 돼 전세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떼이게 되는 불상사를 만들 수도 있다. 이러나 저러나 돈 없는 전세난민만 등골이 빠지는 일이 된다. 

그렇다고 이를 막을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돈 있는 사람들의 양심에만 맡겨 놔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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