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간염 환자의 혈액을 대상으로 형광 유세포 분석 기법을 적용하여 방관자 면역세포가 간 조직을 손상시키는 구체적 과정 규명

[뉴스프리존=정지호 기자]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와 박수형 교수, 중앙대학교병원 김형준 교수와 이현웅 교수 공동 연구팀이 급성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에서 방관자 면역세포가 인체 조직을 손상시키는 과정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월 면역학 분야 국제 학술지 <이뮤니티(Immunity)>에 게재됐다.

바이러스, 면역세포 통해 인체 공격해
일반적인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의 경우, 단순히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번식하는 과정을 통해 인체 세포가 손상된다. 인체는 바이러스로 인한 손상을 막기 위해 해당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바이러스를 제거하고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한다. 이때, 특정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면역세포만 활성화되고 이와 관련 없는 면역세포는 활성화되지 않는데, 이러한 메커니즘을 특이적 면역 반응이라고 한다.

어떤 바이러스들은 직접적인 방법이 아닌 간접적인 방법으로 인체 조직을 손상시킨다. 바이러스가 간접적으로 인체 조직을 손상시키는 다양한 방법 중, 감염된 바이러스에 대응하지 않는 면역세포가 활성화되며 비특이적으로 인체 조직을 손상시키는 과정을 방관자 면역세포의 활성화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방관자 면역세포 활성화 반응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형광물질로 추적한 방관자 면역세포
이번 연구는 A형 간염에 걸린 환자의 혈액을 대상으로 방관자 면역세포의 활성화 과정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면역세포를 관찰하기 위해 형광 유세포 분석 기법을 사용했다. 형광 유세포 분석 기법은 형광물질이 포함된 항체를 세포의 특정 표지*에 부착함으로써 세포의 수나 기능을 알아내는 분석 방법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혈액 안의 다양한 면역세포 중 관찰하고 싶은 면역세포 표지에 선별적으로 항체를 부착하여 세포의 표현형, 활성 정도, 기능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A형 간염 바이러스가 체내에 주입되었을 때, A형 간염 바이러스에 특이적이지 않은 방관자 면역세포들이 활성화됨과 동시에 주로 방관자 면역세포를 대상으로 자연살해 세포에서 발현되는 수용체가 늘어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수용체가 간세포를 인지하고 공격하는 면역 발병(Immunopathogenesis) 메커니즘을 관찰해 방관자 면역세포가 활성화되는 과정을 밝혀냈다.

A형 간염 감염 시 IL-15 추가 생성돼
사이토카인(Cytokine) 중 IL-15 (InterLeukin-15)는 정상인의 체내에서 면역세포의 하나인 기억 T세포**의 생존과 증식에 관여하며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A형 간염 환자의 체내에서는 이와 별도로 간에서 IL-15가 추가로 생성되어, 평소보다 체내의 IL-15 양이 많아지게 된다. 지나치게 많이 생성된 IL-15가 방관자 면역세포인 기억 T세포를 활성화시키면, 기억 T세포는 NKG2D (Natural Killer Group 2, member D)나 NKp30 (Natural Killer receptor p30) 등의 수용체를 세포막에 더 많이 발현하게 된다. 이처럼 활성화된 기억 T세포는 수용체를 통해 간세포에 표지된 리간드(Ligand)를 인지한 후, 간세포로 독성 물질을 보내 조직을 파괴한다.

이번 논문에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호영 박사 과정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방관자 면역세포가 바이러스에 의한 간접적인 조직 손상에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며, “향후 바이러스 질환 및 면역질환의 인체 조직 손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신약 개발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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