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우 MBC기자가 이명박 비밀금고를 밝힌 ‘MB의 재산은닉기술’을 출판했다. 지난 13일 출판된 이 책은 ‘BBK 주가 조작 연류’ ‘도곡동 땅 차명’ ‘다스 실소유주’ ‘내곡동 사저’ 등 이명박에 관한 의혹을 끈질기게 추적한 취재기이며, 이명박과 그 일가의 비리 의혹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가 담겨 있다. 이 책을 쓴 백승우 기자의 집필 원칙은 “의심하되 예단하지 말자”다. 『MB의 재산 은닉 기술』은 읽는 이로 하여금 이명박 재산 의혹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게 돕는다.

비틀린 검찰수사방식 파헤쳐

기자 백승우는 2002년 MBC에 입사했다. 검찰과 법원이 있는 서초동과 경제부처가 있는 과천에 오래 머무르며 전력을 다해 취재했고 썼다. “2012년 내곡동 특검 때였다. 수사 도중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의 전셋집이 발견됐다. 아파트 전세금만 7억 원이 넘었다.” 전세금은 청와대 공무원들이 은행에서 현금을 수표로 바꿔 집주인 계좌로 들어갔다. 정직하지 않은 돈 냄새가 났다. 이 ‘수상한 돈’의 첫 보도는 2012년 11월 14일 MBC 전파를 탔다. 그러나 기사는 특검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 걸 수사한다는 투의 ‘법외 수사’ 논란으로 비틀렸다. “MBC 당시 보도국 수뇌부들은 고개를 돌렸다. 이명박 대통령 주변의 수상한 돈을 더 취재하자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힘든 시기였다. “취재보다 MBC 내부와의 싸움이 더 힘든 때였다.” ‘공정 방송’을 외치던 많은 기자가 해고되거나 징계를 받았고, 마이크를 빼앗긴 채 이른바 유배지를 떠돌았다.” 백승우 기자는 “망가진 뉴스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목도했다.” 그는 뉴스센터에서 쌓여가는 불량품들을 지켜보았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망가진 뉴스의 공범자”가 돼 있었고, “뉴스가 끝나면 취하는 날이 많았다.”

2017년 여름 MBC의 두 번째 파업 때였다. 그는 “노트북을 꺼냈다. 취재 파일을 열었다. 누런 봉투에 넣어뒀던 취재 자료 뭉치도 찾았다. 먼지를 툴툴 털어내고 멈춘 곳에서 다시 시작했다. 쓰고, 고치고, 쓰고 고쳤다.” 그는 생각했다. “그때 제대로 했으면 많은 게 바뀌지 않았을까” 하고, 백승우 기자는 10년의 시간을 들춰냈다. “2012년 내곡동 특검에서 4년 전 BBK 특검으로 그리고 지난해부터 다시 불거지기 시작한 다스 실소유주 의혹까지” 숨차게 질주했다.

MB, 샐러리맨 신화 아닌 몰락

▲ MB의 재산은닉 기술 - 다산지식하우스간 - 284쪽

백 기자가 밝힌 4개의 열쇠는 ‘돈’, ’땅’, ‘다스’ 그리고 ‘동업자’였다. 첫번째 열쇠 ‘돈’에서는“이명박 주변의 의심스런 자금”을 살핀다.(12쪽) “이명박은 14대·15대 국회의원과 32대 서울특별시장, 17대 대통령으로 10여 년 동안 고위 공직자로 활동했다. 공직에 있을 때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해마다 《국회공보》 《서울시보》 《관보》 등을 통해 재산을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들로 이명박 재산의 얼개를 그려놓고(13쪽)” 자금의 출처와 사용처를 추적한다. 두번째 열쇠 ‘땅’은 “이명박 아들이 사들인 서울 내곡동 땅에서 의혹이 시작됐다. 수상한 돈은 여기서도 나온다. 현금 6억원이 이명박의 맏형 이상은의 자택 붙박이장에서 나왔다. 이 돈은 가방에 담겨 청와대 관저로 옮겨졌다. 이시형이 직접 운반했다. 이시형이 내곡동 땅값으로 큰아버지에게 빌렸다는 돈이다. 진술은 그렇다.”(82쪽). 세 번째 열쇠는 ‘다스’다. “이시형은 다스의 핵심 자리를 단숨에 꿰찼다. 이시형은 불과 몇 년 전만해도 평범한 회사원이었으며 재산도 없었다. 이시형의 초고속 승진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이명박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쏠렸다.”(138쪽) 네 번째 열쇠는 ‘동업자’ 는 이명박과 그 일가의 재산 의혹에 등장하는 동업자를 소개한다. “이명박은 입사 12년 만에 현대건설 사장에 올랐다. 37세였다. 이후 현대건설과 인천제철 등 현대그룹 7개 회사의 대표이사 회장을 지내며 샐러리맨 신화를 써내려갔다. 이후 정치인으로 변신한다. 1992년 민주자유당 소속 전국구 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발을 들여놓는다.”(21쪽)

4개의 MB 비밀금고를 열어

2002년 서울대학교에서 「번역의 정치」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해 MBC에 입사했다. 검찰과 법원이 있는 서초동과 경제부처가 있는 과천에 오래 머무르며 전력을 다해 취재했고 썼다. 전직 대통령의 해외 비자금을 찾겠다고 미국에 있는 어느 포도밭을 뒤지기도 했다.

이명박정부 때 폐지된 시사 프로그램 <뉴스 후>의 마지막 멤버다. 이명박의 사돈 기업 효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취재해 2009년 홍성현 언론상을 받았다.

박성호 MBC뉴스데스크 앵커는 추천사를 통해 『MB의 재산 은닉 기술』은 한 편의 탐사보도다. 치열하게 이명박과 이명박 일가를 취재한다. “다스 관련 뉴스는 전달하는 입장에서도 쉽지” 않다. “도곡동 땅, 다스, BBK로 복잡하게 얽힌 전체 그림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뉴스에 나타나는 수많은 등장인물의 역할과 범죄의 구도를 쉽고 세밀하게 짚어주는” 한 권의 “안내서다.” “끝까지 의심하되 예단하지 말자는 기자 백승우의 말이 아름답다.” 고 말했다.

그렇다. 백승우기자의 책 ‘MB의 기술’은 이명박근혜정권 9년간 지상파뉴스에서 보도하지 못한 이명박X파일이다. 마침내 이 책은 4개의 열쇠를 통해 MB의 비밀금고를 열어젖히고야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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