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고 선수들이 6일 오후 연습 전 모여 격려하며 파이팅을 다지고 있다. / 사진=변옥환 기자

[뉴스프리존,부산=변옥환 기자] 겨울이 지나가고 어느덧 야구 시즌이 다가왔다. 프로야구가 지난달 24일 가장 빠른 시기에 개막한 가운데 올 시즌 초, 신인 선수들의 활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T 강백호(19)는 시즌 개막전부터 데뷔 첫 타석 홈런포를 쏘며 거물급 신인의 등장을 알렸다. 또 롯데 한동희(19)도 고졸신인으로 팀의 주전 3루를 맡아 현재까지 .313의 타율로 활약하고 있다. 삼성 양창섭(19)도 지난 28일 데뷔전에서 6이닝 무실점의 깜짝 호투를 선보였다.

고졸신인선수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고등학생 신분으로 고교야구를 거쳐 프로야구 무대를 밟았다. 그들의 열정을 만들어낸 고교야구가 오는 7일 주말리그 전반기를 시작으로 2018년 시즌에 돌입한다.

시즌 직전 뉴스프리존이 만난 고교야구팀은 개성고등학교다. 개성고 야구부는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야구부로 80년이 넘는 전통을 갖고 있다. (1924년 창단) 개성고 야구부는 청룡기 2회, 황금사자기·봉황대기 각 1회 우승 경력이 있는 팀으로 김응용 전 감독과 강병철 전 감독, 윤성환(37, 삼성), 채태인(36, 롯데) 선수 등을 배출했다. 최근엔 2018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개성고 에이스로 활약한 최보성(20)이 NC 다이노스의 지명을 받았다.

 

▲ 지난 2일 새로 개장한 개성고 야구장 풍경 / 사진=변옥환 기자

6일 오후 2시 부산시 부산진구 당감동에 있는 개성고를 찾아갔다. 지난 2일 찾아갔던 모습 그대로 넓은 인조잔디가 펼쳐진 깔끔한 야구장에서 동아대학교 야구부가 훈련하고 있었다. 개성고 정원욱 감독을 만나 물어보니 다른 학교에서 가끔 야구장을 빌려 쓴다고 한다. 개성고 선수들은 30분이 지난 2시 반에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풀고 나서 훈련을 시작했다.

정원욱 감독은 새로 야구장을 개·보수한 만큼 좋은 시설에서 야구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추어 대회 기간 야구장을 빌려주는 것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지난겨울 구장 개보수로 인해 선수들의 세밀한 부분을 챙기지 못해 시즌 중 경기를 풀어가며 배우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기초체력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시켜 작년보다 선수들의 힘이 올라왔다고 자신하며 주말리그 3위 진입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은 개성고 정원욱 감독과의 일문일답.

 

▲ 6일 오후 2시 뉴스프리존이 만난 개성고등학교 야구부 정원욱 감독 / 사진=변옥환 기자

Q. 올 시즌 첫 게임인 전반기 주말리그를 앞두고 올해 임하는 각오는?

- 부산권 팀들을 봤을 때 경남고와 부산고가 전력이 좋다고 보고 있다. 아마 주말리그 3위 한 자리를 두고 네 팀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엔 7팀 중 4팀이 나갔지만 올해 6팀 중 3팀으로 줄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부담도 느끼고 있다. (지난해 제주고 포함. 올해 제주고는 경상 B조)

전력으로 봤을 땐 ‘3위권에 들 수 있다’ 자신할 수 있지만 게임은 막상 해봐야 아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약간의 부담은 있지만 선수들과 하나 돼 잘 해내겠다.

 

Q. 지난겨울 동안 선수들이 얼만큼 준비했으며 정원욱 감독이 제일 신경 쓴 것은 무엇인가?

- 일단 동계 훈련은 구장 공사 때문에 많이 하진 못했는데 지난 2월에 동계 대회 2개를(경남리그, 부산리그) 나가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체력훈련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점적으로 하다 보니 선수들이 힘은 좀 많이 붙었다. 웨이트를 통해 투수진은 볼 스피드가 좀 올라왔고 타자들은 힘이 많이 붙었으니 정교한 부분만 가다듬으면 충분히 주말리그 3위권 안에 들지 않을까 싶다.

반면 그간 기술적인 부분은 많이 준비하진 못했다. 기술이 좀 따라가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약간 걱정된다. 그건 게임을 하면서 풀어나가야 할 것 같다.

 

Q. 올해 반드시 거두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 제가 2016년 시즌부터 시작해 올해로 3년 차인데 첫해에 우리가 봉황대기 8강에 한 번 들어갔다. 작년에는 16강에 들었다. 전국대회 메이저 4대 대회 가운데 8강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Q. 개성고의 올해 전력을 평가하자면, 팀의 강점과 보완할 점은?

- 저희는 경남고나 부산고에 비해 자원이 조금은 모자라지만 조직력이라든지 팀워크, 이런 부분은 두 팀에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 우리는 강점인 조직력으로 승부를 볼 것 같다.

보완돼야 할 점은 올해 투구수 제한 때문에 투수 자원이 많아야 이끌어 갈 수 있다. 투수를 많이 키운다고 키웠는데 쉽진 않았다. 우리 팀은 당장 투수로 나설 선수가 많게는 4명 정도다.

향후 시합을 통해 투수 재목이 될 선수들을 많이 가르칠 것이다. 못해도 팀에 투수가 6~7명은 있어야 전국대회에 가서도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고 본다. 서울 올라가면 경기일정이 빠듯한데 투구수 제한 때문에 더욱이 마운드에 설 투수가 많이 필요하다.

 

Q. 올해 투구수에 따른 의무휴식 제도가 생겼는데, 투수 운용을 어떻게 할 계획인지?

- 투구수 제한을 염두하는 것도 사실 복잡한 문제다. 우리 팀이 투수는 19명 정도 있는데, 최대한 투수 폭을 넓게 잡고 많이 활용할 계획이다.

원래는 항상 3학년 위주로 투수를 운용하다 보니 좀 힘들었는데 올해부터는 1, 2학년 투수도 가세해 즉시전력감을 6~7명으로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Q. 팀의 공·수 핵심 선수들 소개 부탁한다.

- 팀 주장을 맡은 포수 주성원(18)은 타선의 중심인 4번도 치고 있다. 이 선수는 1학년부터 시합을 뛰었다. 작년에는 주전 포수로 게임을 많이 나가서 경험도 많다. 또 팀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도 있어서 주장이 잘해주리라 생각한다.

또 투수진은 우완 손민규(18)하고 좌완 박지한(18)이 3학년 선배로 마운드의 주축이 된다. 야수진은 유격수 이정헌(18)이 있는데 체격은 작지만 수비가 안정적이고 컨택 능력이 좋아서 팀에 많이 보탬이 될 것 같다.

 

Q. 정원욱 감독은 개성고 선수들을 가르칠 때 어떤 방법으로 지도하나?

- 저는 야구를 못 한다고 해서 애들을 절대 혼내지 않는다. 다만 자신들이 야구를 좋아해서 시작했기 때문에 대충하는 모습을 보기 싫어한다. 아이들한테도 강조하는 건 ‘야구는 못 해도 되지만 너희가 좋아서 야구하는 만큼 최선을 다해라’고 말해주고 있다.

모든 면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만큼 얻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운도 열심히 해야 따르듯, 그런 것을 선수들에게 많이 강조하고 있다.

 

▲ 개성고 야구장 더그아웃 / 사진=변옥환 기자

Q. 시와 개성고가 협의해 초·중등야구 게임을 개성고 야구장에서 하기로 했는데 불편한 점은 없는지?

- 이렇게 시설을 잘 개·보수해주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70여 경기를 개성고 야구장에서 하지만 연단위로 따져보면 대회 기간 빌려 쓰는 시간이 30일도 안 된다. 4월 초등야구대회하고 5월 풀리그 끝나면 한참 있다 9월에 잠깐 쓰는 정도다.

약간 불편해도 특별히 이런 시설을 해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Q. 대회기간엔 개성고 선수들이 어디에서 연습하는가?

- 기장 현대차야구장이라든지 연습게임 잡으면 다른 학교를 방문한다든지 해서 한 번 씩 나가서 시합할 계획이다. 또 야구장 옆에 실내연습장도 있다.

 

▲ 개성고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사진=변옥환 기자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